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컨셉카가 양산되면 디자인이 이상해 진다?

컨셉카가 양산 되면 모양이 이상해 지는 이유

닛산 인피니티 Q60 / 출처 : abcnews.go.com

 굵고 짧게 가겠습니다.

 

 멋진 컨셉카가 양산단계에 와서 망가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돈 때문입니다. (요새는 나아졌습니다만...)  

 컨셉카의 내장을 보면 휘향찬란 화려하기 그지 없습니다. 번쩍번쩍 LED 클러스터 에 SF에서만 보던 디자인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LED 클러스터는 단가가 매우 비쌉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F 015 / 출처 : www.carxmotor.com

메르세데스 벤츠 F 015 / 출처 : www.pcworld.com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는데, 풀HD LED TV 가격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게다가 디자인이 복잡할수록 대량생산에 불리합니다. 복잡한 생산 프로세스가 필요하므로 하나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역시 가격과 연결되지요.

 

출처 : www.ritholtz.com

대량생산을 해서 가격을 낮추어야 하는데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니 가격이 높아지겠네요.

가격이 높으니 많이 팔 수 없고, 많이 못파니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악순환의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논란과 비슷합니다.)

 

부가티 atlantique / 출처 : gearheads.org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타협이 필요합니다. 개발에 착수하면서 복잡한 구조의 디자인은 조금 단순하게, 고가의 편의장치는 다소 저렴한 편의장치로 바꾸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가격은 타협이 됩니다. 가격이 타협되니 생산량도 타협 할 수 있지요. 

출처 : indianautosblog.com

 문제는 디자인입니다.

 

 디자인은 타협이 안됩니다. 가격이 비싸다고 디자인을 수정하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집니다. 머리를 정리하는 상황과도 비슷합니다. 앞머리가 너무 이상해 살짝 정리하면 뒷머리가 이상해지고, 뒷머리를 정리하면 전체적으로 짧아져서 이상해 질 수 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짧게 자르는 편이 낫습니다. 마찬가지로 가격 타협을 위해 디자인을 수정할 바에 차라리 양산에 적합하게 처음부터 디자인 하는 편이 낫습니다.

 

현대 산타크루즈 / 출처 : www.autobytel.com

 하지만 자동차는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 안타깝게도 여기 저기 손대다 보면 분명 모양은 비슷한데, 처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자동차가 탄생하게 됩니다. 디자이너들이 양산된 컨셉카를 보면서 한숨을 쉰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있습니다.

 

피아트 멀티플라 / 출처 : www.autoblog.nl

간단히 마무리 하는 오늘의 한줄결론. 결국 비용 때문에 밋밋한 양산차가 탄생한다.

 

일종의 덧글

 

 논점의 일탈을 피하고자 본문에서는 다루지 않았습니다만, 돈 이외의 기술적인 문제도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헤드라이트의 경우 예전에는 날렵한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가 없었습니다. 일정 광량을 확보하라는 법규 조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큐라 RLX / 출처 : www.motortrend.com

 익스테리어의 오묘한 곡선도 마찬가지로군요. 차량의 형상 탓에 도저히 페인트 작업 공간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제가 ME (Manufacturing Engineering, 생산기술) 에서 일할 때만 하더라도 로봇 페인팅이 불가능 해서 사람이 직접 마무리 지어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요. 비용을 아무리 들이더라도 기술의 한계로 인해 해결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셈입니다.

 

출처 : paultan.org

(사실 본문보다는 덧글의 내용이 더 쓰고 싶었습니다 ^^;;;)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