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럭셔리 브랜드를 보면서 부러운 점들

마세라티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바라 보는 자동차 회사 직원의 시선

 요새 수입차의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직장인들도 조금 무리하면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어릴 때 지나가는 BMW를 보고 와 하던 시절에 비하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입니다. 이제는 프리미엄을 넘어 수십억의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까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요. 

 길거리에서 이들 차량을 만나면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특이한 부러움이 섞입니다. 자동차 회사 직원의 입장에서 드는 부러움이지요. ‘실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 좋겠다’

 

출처 : www.bowkermotorgroup.co.uk

 일반 브랜드의 자동차를 평가하는 기준은 매우 간단합니다. 성능과 가격 그리고 판매량만 보면 됩니다. 

 많이 팔린 차들은 대개 준수한 성능 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간판 세단 쏘나타만 봐도 괜춘한 성능에 (수입차를 포함한) 적당한 가격으로 넘사벽 1위의 국민 세단으로 자리잡았었지요. 

 뭐 슬슬 그 아성이 무너지는 조짐이 보입니다만, 어쨌던 여전히 국내 판매 차량의 3위 안에 포함됩니다.

 

출처 : www.caranddriver.com

 그런데 럭셔리 브랜드의 차들은 가격 저항이 매우 낮습니다. 비싸서 더 팔리는 이해 가지 않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가격이 매우 비싸다 보니 판매량 자체에 일희일비 하지 않습니다. 꾸준한 성능 개선만 이루어 진다면 충성스러운 고객들은 계속 차를 사 줍니다. 브랜드 이미지도 계속 유지 됩니다.

 

출처 : www.eliteautoreport.com

 자동차의 가격이 판매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 이는 자동차 회사를 다니는 제 입장에서는 부러움을 넘어 동경의 대상입니다. 가격이 비싸다고 성능이 좋진 않겠지만, 성능이 좋은 차들은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거든요. 

 고성능 차량을 만들기 위해서는 ‘쩐’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그 쩐은 모두 차량 판매 가격에서 나오게 되죠. 때문에 차량 개발에서 각 부품의 목표 가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출처 : reneherse.blogspot.com

 예를 들어, 소형차의 시장 판매 목표가격이 천만원이라면, 각종 비용들을 제외한 순수 재료비를 5백만원으로 셋팅 해야 하고, 이 재료비를 다시 엔진, 샤시등 구성 요소들로 배분에 각각 100만원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목표가가 책정이 됩니다.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가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부품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매번 요구되는 목표 성능은 이를 초과 하지요.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목표 성능을 미리 책정 하고 거기에 맞게 가격이 따라갑니다. 성능을 위해 엔지니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 무궁무진 합니다. 가격은 잠시 미뤄두고, 최고의 성능을 내도록 개발만 하면 될 뿐입니다.

 

출처 : speedblur.wordpress.com

사실 실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다소 극단적인 예를 들었는데요. 정말 럭셔리 브랜드들이 비용을 생각 하지 않았다면 자체적으로 다 살아 남았었어야지요. 

 부가티, 람보르기니, 포르쉐의 럭셔리 브랜드가 일반 브랜드인 폭스바겐 그룹에 들어 갔을 일이 없었어야 합니다. 

 흠… 그러고 보니 페라리는 거대 M&A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용케 살아 남아 있네요.

출처 : auto.ferrari.com

 

 말씀 드렸듯 돈이 많다고 고성능 차량을 만들 수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술이 갖추어진 브랜드들이라면 투자된 비용만큼 성능을 뽑아 낼 수 있습니다. 

 몇 십원 단위로 고통(?) 받는 개발자들 입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는 소비자 만큼이나 부러워 하는 동경의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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