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똑같은 부품 회사 다른 완성차 성능


같은 부품 회사에서 나온 다른 엔진들



 어느 날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동차 부품 회사들의 실력은 비슷비슷 한데, 완성차의 성능은 다르게 나오지?

 



출처 : www.rmit.edu.au




 자동차 부품은 크게 블랙 박스, 화이트 박스로 구분됩니다


 블랙박스는 설계 전체 권한이 부품 업체에 있는 경우를 말하고, 화이트 박스는 설계 권한이 완성차 업체에 있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안의 구성품은 모르겠고, 이러이러한 요구 성능만 맞춰 오세요. 하면 블랙박스, 설계도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모양 그대로만 만들어 오세요 하면 화이트 박스가 되는 거지요. (중간 형태의 그레이 박스도 있습니다.)




출처 : www.cdcza.co.za


 

 주로 첨단 제어장치들은 블랙박스, 일반 전자장치들은 그레이박스, 원자재를 직접 가공하는 샤시나 엔진 블록 등은 화이트 박스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일본계, 독일계 부품회사들은 블랙박스 부품들을 담당합니다업체 고유의 기술로 개발 되었기 때문에 요구 성능만 만족시키면 어떤 기술이 들어가든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그레이 혹은 화이트 박스를 담당하고 있고요.

 



출처 : www.imanagementbrazil.com.br




 부품 업체들의 담당 포션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거의 비슷한 추세입니다


 한국의 현대 기아, 북미의 GM이, 유럽의 폭스바겐이든 간에 블랙박스는 기술력 있는 보쉬나 콘티넨탈, 덴소등의 대형 글로벌 업체가 담당하고, 화이트 박스는 자국의 일반 부품 업체들이 담당합니다. 우리나라 부품 업체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한들 ,이런 추세는 국내 생산차량, 수입차량 모두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입니다.


 부품업체의 실력이 다르지 않다면 각 회사의 성능차이는 어디서 나는 걸까요.

 



출처 : www.hondasacuras.com



 바로 사양요구서 혹은 설계요구서라 불리 우는 축척 된 노하우에서 발생합니다.부품을 개발할 때 기준이 되는 바이블 같은 문서입니다


 부품의 형상은 어떻고, 소재는 어떻고, 어떤 성능을 가져야 하고, 테스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차량 개발을 해오면서 장기간 축척 된 데이터가 담겨 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요구서가 나오기 까지 그런 스팩을 가져야 되는지에 수 년간의 연구 결과가 축척 되어야 하거든요




출처 : www.toyota-motorsport.com



 중국 업체들이 이 문서를 입수하여 데드 카피를 만들 곤 합니다만, 그 이상의 진전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뒷 받침 되는 연구 결과들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단순 부품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인근 부품과 연계, 시스템 전체가 고려된 요구서 이기 때문에 1-2년 안에 만들어 질 수 없지요


 작게는 수십장 크게는 수 백장 정도의 방대한 양입니다. 한번 인쇄를 해 보았는데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두툼한 책 한 권이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이를 받아 개발하는 부품 업체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복잡한 사양서를 이해하기 위해서 꾸준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요 때로는 이를 뛰어 넘어 자체 개발한 기술이 요구서에 반영되도록 완성차 업체에 제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구 개발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습니다. 모두 1~2년 안에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성과입니다.




출처 : www.presseportal.de


 

 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 순위를 살펴보면 1위 콘티넨탈, 2위 보쉬, 3위 마그나, 4위 덴소, 그리고 5위에 모비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연인지 모기업인 현대 자동차 역시 업계 5위에 자리하고 있네요...


  기술 축척에 따라 꾸준히 개발되는 요구 사양서를 들여다 보면, 우리나라 업체들의 선전의 뒤에는 활발한 R&D가 숨어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자금과 기술들이 다른 협력업체까지 이어져야 진정한 선순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출처 : statista.com


 


 

 

 내용이 약간 중구난방으로 섞인 것 같은데 오늘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최근 완성차가 손잡은 부품 업체의 기술력은 (해당 분야에서) 거의 비슷비슷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 차이가 나는 이유는 설계 요구 사양서 덕분이다.


사양서는 기술 축척의 정수로 만들기 위해서도 이해 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덧글.


 ‘현대가 몰아주니 모비스가 크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나 만약 수익의 상당 부분을 R&D로 돌리지 않았으면 글로벌 부품업체로 성장 하지 못했을 겁니다. 상당한 연구 개발의 성과가 있기에 5위까지 성장이 가능했겠지요.


 모비스나 델파이, 그리고 덴소 처럼 완성차를 등에 업고 성장한 부품기업들에 대한 글은 별도로 다루었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