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의 가능성을 태동시킨 양자역학이란 무엇일까
타임머신과 관련된 영화들을 보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몇 가지 내용이 있습니다. 상대성이론, 블랙홀, 그리고 양자역학입니다.
한 줄로 요약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과학 이론들이지만, 대단한 과학자들이 이 이론을 한 줄로 요약해버리는 업적을 달성 했지요.
상대성 이론은 ‘시간은 물체에게 상대적으로 작용한다’
블랙홀은 ‘빛조차 빨아들이는 분석할 수 없는 미지의 공간
양자역학은 ‘미시의 세계에서 물체의 위치를 확률적으로만 특정할 수 있다’
www.thetimes.co.uk
블랙홀은 이미 아래와 같이 포스팅한 바 있고, 상대성 이론은 날을 잡아 한번 천천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fightinginthewarroom.com
그러고 보니 상대성 이론은 블랙홀 관련 글에 살짝 섞여있긴 하네요....
이번 포스팅은 도무지 머리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우리는 물질의 최소단위가 원자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지요. 물론 원자핵 역시 양성자와 중성자 두 개의 기본 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www.askamathematician.com
그러면 간단하쿤뇨! 물질을 이루는 가장 최소 단위는 전자, 양성자, 그리고 중성자이겠네요!
허나 과학자의 지적 호기심은 끝이 없는 법. 양성자와 중성자는 도대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지금까지만 해도 충분히 머리가 아픈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더 파고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물질의 최소단위인 쿼크의 발견/ atom-ecology.russgeorge.net
더 정확히는 양성자와 중성자란 놈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되겠지요. 이놈들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게, 자석도 아니면서 둘이 찰싹 붙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자가 어떻게 붙어있는지, 어떻게 분자를 이루는지는 이미 밝혀져 있습니다. 전자는 – 전하를, 원자핵은 + 전하를 띄고 있어서입니다.
education.jlab.org
원자 자체는 전자와 원자핵의 극성차에 의해 서로 붙어있을 수 있고, 원자가 어떻게 전하를 주고 받느냐에 따라 다양한 분자 구조로 탄생하게 됩니다.
산소원자 두 개가 붙어 산소분자가 되기도 하고 산소원자 하나와 수소분자 두 개가 붙어 물 분자가 되기도 합니다.
물분자의 화학식 / openi.nlm.nih.gov
그런데 원자핵의 두 친구 양성자와 극성이 없는 중성자는 도대체 어떻게 붙어있는 걸까요? 게다가 전자는 원자핵에 달라 붙지 않고 빙글빙글 돈다고 하는데 그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도 주기적으로 궤도를 높여주지 않으면 언젠가 지구로 떨어지는데 전자는 왜 원자핵으로 떨어지지 않을까요?
러시아 미르 우주정거장 / openwalls.com
양자역학에서는 전자가 입자이면서 파동의 형태를 띄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자가 파동형태로 궤도를 돌기 위해서는 정상파 형태를 띄어야 하는데 궤도에 갖혀 있는 조건에서는 파장이 늘지도 줄지도 못하므로 영원히 원자핵 근처를 돌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지요.
수소전자의 궤도 / hyperphysics.phy-astr.gsu.edu
일부 물리학자들이 이 말도 안되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여 학계가 발칵 뒤집혔고 (슈뢰딩거 방정식), 이를 직접 실험으로 증명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유명한 전자의 이중 슬릿 실험이 그것입니다.
두 개의 구멍으로 전자를 쏘아 봤는데, 각각의 전자가 구멍 뒤의 한 점에서 검출된 것은 물론이요. 구멍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물결의 파장 형식으로) 검출된 실험입니다.
이중슬릿실험 / www.perimeterinstitute.ca
이중슬릿실험 / www.livescience.com
구멍을 통과한 여러 개의 총알이 휘어져 여러 개의 막대기 형태로 관측된다니요. 말이 안 되는데 그것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멘붕에 빠졌고, 고전역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미시세계에서 말이 안 되는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학문이 바로 양자역학 입니다.
양자역학의 태동 / www.salon.com
양자역학은 ‘미시의 세계에서 물체의 위치를 확률적으로만 특정할 수 있다’ 라고 서두에 언급한 바 있지요?
이중슬릿 실험에서 전자가 (양립할 수 없는) 두 특성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 이유는 바로 ‘관측’이라는 상호 작용 때문입니다.
원래는 확률적으로 입자였을 수도 파동이었을 수도 있는 존재 입니다만, 관측하는 순간 ‘관측’이라는 상호작용 덕분에 두 성질을 동시에 가지게 됩니다.
전자의 구름 / en.wikipedia.org
말장난 같지요? 보는 순간 상태가 공존하는 쪽으로 바뀐다니요. 그럼 안보면 되겠네요? 근데 볼 수도 없는데다가 뭐였는지 계산으로 확인 할 수도 없잖아요. 왜냐하면 ‘확률’로만 존재 하니까요.
여기서부터 물리학자들이 깊은 빡침을 느끼게 됩니다. 계산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니, 어떻게 물질의 상태를 감히 확률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이런 빡침의 산물이라고 해야 겠지요.
슈뢰딩거의 고양이 / https://www.youtube.com/watch?v=hHwgSfJtByk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고양이에 묘사해서 표현합니다. 볼 수 없는 상자 안에 고양이를 넣어놓습니다. 그리고 고양이의 남은 수명은 대략 한시간 정도입니다. 한 시간이 지난 후에 상자 안의 고양이는 과연 죽었을까요. 살았을까요.
고전역학에서는 죽었던지 살았던지 둘 중 한 상태만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다르게 판단하지요. 상자를 열기 전까지 알 수가 없다. 살았을 수도, 죽었을 수도 있다. 고로 두 가지 상태가 공존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 nautil.us
어떠세요? 여러분도 빡침이 느껴지지요? 무슨 최신 학문이라는게 이따 굽니까.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지 공존이라니요?
그런데 이중 슬릿 실험 보셨죠?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이 멘붕이 올 수 밖에요. 게다가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증명까지 되었으니. 말 다한거죠. 이론도 실험도 완벽하게 들어맞는 주사위 놀음입니다.
미지의 세계 / https://www.youtube.com/watch?v=CBrsWPCp_rs
하지만 이 말도 안되는 학문 덕분에 점점 미시세계를 보는 눈이 정교해졌습니다. 양성자와 중성자 안에 쿼크라는 더 작은 녀석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세가지 쿼크는 보손이라는 에너지 전달 물질에 의해 엮여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신의 입자라고 불리우는 힉스보손 역시 이런 양자역학이 없었으면 발견하지 못했겠지요.
입자가속기에서 힉스보손을 발견하다 / guardianlv.com
다음 포스팅에서는 양자역학으로 인해 발전한 물리학과 신의 입자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서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p.s. 타임머신에서 나오는 교차 우주에 대한 발상역시 양자역학의 이중성에 기반을 둔 유사과학 분야입니다. 아직 정리는 못했지만 11차원 초끈이론과 같이 살펴봐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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