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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기술

자동차 경량화의 또 다른 첨병,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무척 매력적인, 그러나 적용에는 조금 조심스러운 신소재 CFRP


 

 지난 포스팅에서 ‘자동차의 경량화에 알루미늄 합금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음’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자동차의 연비가 차량 중량과 워낙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알루미늄 부품의 사용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내마모성이 다소 떨어지고 열에 취약하지만, 다른 금속과 섞여 합금으로 파워 변-_-신 해서 잘 쓰이고 있다는 내용으로 글을 올렸지요.

 


 이번에는 양대 산맥중 또 다른 신소재인 CFRP,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에 대해 간략히 짚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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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FRP는 탄소섬유의 뭉치에 플라스틱을 흘려넣은 강화 플라스틱의 일종입니다. 



 뼈대가 되는 탄소섬유가 원체 가볍고 질기다 보니 예전에 보지 못했던 수준의 튼튼한 플라스틱이 탄생된 것이죠. 가볍고 튼튼하고 질긴데다가 잘 휘어지기까지 해서 다양한 분야에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합금과 마찬가지로 처음 활용된 곳은 우주/항공분야였습니다. 



 이쪽은 무게가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 가격이 얼마가 되었던 닥치고 경량!을 외치는 분야입니다. 1970년대 우주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탄소섬유의 개발도 가속화 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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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위성이나, 탐사선에 주로 쓰였고, 이후 GFRP 에 들어간 유리섬유를 밀어내고 탄소섬유가  사용하되기에 이릅니다. 유리섬유는 튼튼하지만 좀 무거운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름도 Glass의 G대신 Carbon의 CFRP로 바뀌었고요.



일본 항공자위대의 F-2가 CFRP를 처음 쓰면서 유명해졌는데, 



지금은 보잉의 B787이 동체와 주익 대부분에 CFRP를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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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 섬유의 존재 자체는 19세기 말부터 알려져 왔지만, 이를 양산에 성공하여 본격적으로 산업에 활용한 것이 1959년 미국 AMOCO 였습니다



발견부터 활용까지 거의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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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섬유는 약 5~10 마이크로 미터의 매우 가는 굵기를 가지고 있지만 대단히 가볍고, 높은 인장강도를 가지며, 열팽창에도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화 플라스틱의 베이스로는 최적의 재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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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FRP의 물적특성은 매우 우수한데, 너무 비싼게 흠이었습니다. 양산 초창기만 해도 가격이 kg당 약 10만원에 육박했거든요



 알루미늄이 비싸다 비싸다 해도 kg 1.5 달러 우리돈으로 2,000원을 넘지 않습니다



항공기에 쓰이는 두랄루민 합급도 비싸야 kg 5달러이니 비싸도 너무 비싼 소재였습니다. 슈퍼카에나 사용될까, 일반 자동차에 쓰이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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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자체도 그렇지만, 가공 방법 역시 까다로웠습니다. 틀을 만들고 그 위에 말랑말랑한 CFRP를 여러 겹 덧대어 오븐에 구워내야 했거든요. (오토 클레이브



다이캐스팅 자동화가 잘 되어있는 금속 소재에 비해,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 내기가 매우 복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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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매번 제가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공돌이를 갈아내면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뀝니다. 공밀레공밀레.

 


CFRP의 가격이 10%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Kg 1만 조금 넘는 가격까지 내려갔지요. 탄소섬유의 가격 차체가 매우 저렴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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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탄소섬유는 리아크릴로니트릴(PAN)이라 불리우는 합성 고분자 물질을 가공하여 만들어 졌습니다



PAN을 산화 안정화, 탄화를 거쳐 튼튼한 탄소섬유로 만들어 내게 되는데요



두 과정 모두 높은 고온에 장시간 PAN을 노출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산화 안정화에는 약 300도씨, 탄화에는 최대 3000도씨의 고온 설비들이 필요합니다. 전기세가 막막 올라가는게 눈에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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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PAN의 절반가량이 가스가 되어 날아갑니다



열명이 먹을 빵을 오븐에 넣어 구웠는데 5인분만 남았다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야만 탄소섬유가 탄생되게 되는데 어쩌겠습니까. 눈물을 머금고 비싸게 팔 수 밖에 없지요.

 


그런데 최근 공돌이들이 PAN이 아니라 Pitch라는 소재로 탄소섬유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피치라니 뭔가 그럴 듯 해 보이는데, 아스팔트와 같은 원유 지꺼기 입니다. 원유를 정제해 가솔린, 디젤 등을 뽑아내고 남은 일종의 잔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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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가 잔여물이라..... 가격이 싸질 수 밖에 없겠네요



게다가 이 피치를 사용하면서 수율이 50%에서 70%로 좋아졌습니다. 다섯 개 없어지던 빵이 이제는 세 개만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올레!

 


 CFRP의 재사용도 가능해 졌습니다. 원래는 한번 성형되면 쓸 수 없었습니다만, 지금은 녹인 후 탄소 섬유만 별도로 분류해 낸 후 채를 썰어 재가공 할 수 있게 되었지요.

 


가격이 10%대로 떨어지면서, 연비에 목메는 자동차 회사들이 적극 도입을 시작합니다



특히 최근 패러다임이 하이브리드를 거쳐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 가히 폭팔적으로 시장이 팽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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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서는 1회 충전후 이동 거리가 매우 짧은 편인데, 배터리 개발만으로는 아직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거든요. (유식한 말로 에너지 스토리지라고 하지요



철에 비해 인장강도가 10배인 반면 비 중량이 1/4 정도이니 쓰기 싫어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최근 출시된 BMWi3, i8만 해도 메인 프레임이 모두 CFRP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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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무슨 CFRP 전도사도 아니고 주구장창 장점만 늘어 놓았군요. 이 녀석들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다는건 계속 언급하고 있고, 인장강도가 높지만 압축강도와 충격강도가 금속에 비해 낮습니다



무슨 말이고 하니 가볍고 질기긴 되게 질긴데, 충격에 약하다는 소리입니다. 자동차 사고를 떠올려 보시면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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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동차는 철판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접촉사고가 나면 충격부위가 움푹 들어갑니다. 가벼운 경우라면 들어간 부위만 잡아당겨 펴주면 되지요



하지만 강화 플라스틱은 사고가 나면 움푹 들어가지 않고 깨져 버립니다. (찢어진다는 표현이 맞을런지도...) 



소재가 개발된 초창기만 해도 성형이 불가능하여 부품 전체를 갈아주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겼지요. (지금은 덧대어 부분 성형이 가능하긴 합니다. 다만 공임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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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부품 제작 과정에서 미세한 기포가 들어갈 수 있는데, 이곳에 수분이 침투하여 얼었다 녹았다는 반복하면 어느날 갑자기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녹이 슬면서 나 문제있어요. 라고 알려주는 금속에 비해 균열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요



추가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소재이기 때문에 번개를 맞았을 때 별도의 피뢰침 라인을 만들어야 하는 소소한 문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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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의 사용은 점점 확대 되어가는 추세인데요



CFRP를 적극 활용할 경우 차량의 중량이 최대 30%가 줄어든다고 하니, 매우 매력적인 소재 임은 분명합니다.

 


P.S. 논점을 일탈을 막기위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BMW가 적극적으로 CFRP를 도입하는 이유가 가족이 경영하는 계열사를 위해서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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