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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기술

자동차 업계의 전략 - 디젤 하이브리드가 잘 없는 이유


디젤 하이브리드와 폭스바겐 사건의 의미



 얼마 전 발행된 포스팅에 왜 디젤 하이브리드가 '잘' 없는지 궁금하다는 문의가 달렸습니다. (디젤 하이브리드가 없진 않습니다. 잘 없을 뿐이지요.)


 자동차에 박식한 지식을 가진 분의 질문이라 단순한 이유만을 물어보신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디젤 하이브리드가 없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논리에 의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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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젤엔진은 연료의 특상상 효율이 매우 좋습니다. 단순히 휘발유 보다 에너지원인 탄소가 더 많이 들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다가 압축착화방식을 사용하기 위해 높은 압축비가 필요한데, 덕분에 경유차량의 연비는 휘발유 차량보다 20% 정도 높게 나오는 편입니다. 반면 많은 탄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인 초 미세먼지와 탄소, 질소화합물의 배출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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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젤엔진이 비싼 이유가 바로 이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달리는 ‘추가’ 부품’ 덕분입니다. DPF, EGR, SCR이 모두 배기가스 정화를 위해 부가적으로 붙는 장비입니다. 없어도 엔진은 잘 돌아가지만, 달려있지 않다면 예전처럼 검은 오염물질을 뱉어 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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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디젤엔진은 연비도 좋은데다가 가격까지 비싸서 굳이 하이브리드로 개발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되면서 가격이 필연적으로 올라가는데 이미 비싼 디젤에 하이브리드를 장착하면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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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디젤 하이브리드의 연비 차이가 몸에 와 닿지 않는 정도인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조금이라도 싼 차량을 선택할 수 밖에 없거든요. 더욱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가격이 비쌉니다. 유지비도 높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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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로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어가는 시점. 바로 유로5가 적용되는 시점부터 각 국가별 메이커의 대응이 달라졌습니다. 


 폭스바겐, 벤츠, BMW를 주축으로 한 독일 진영은 디젤엔진에 막강한 경쟁력을 가졌었는데요. 하이브리드를 장착하는 대신 동력계의 손실을 줄이고, 연소효율을 높여가며 디젤의 연비를 극한으로 끌어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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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토요타를 필두로한 일본 진영, 그리고 조금 뒤늦게 뛰어 들은 미국 진영은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적극적으로 밀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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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2 총량에 기준이 맞춰줘 있는 배기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 우선은 기존의 내연기관의 연비를 높일 수 밖에 없었거든요. 궁극적으로 전기차 (혹은 수소차)가 대세라 하더라도 시장의 요구성능과 정부 규제를 비교해 보면 아직은 기술이 따라가지 못하는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시는대로 이번에 폭스바겐 구라를 치다가 폭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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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6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부가 장치들이 필요함에도 이들을 달지 않거나 달더라도 ‘폼’으로만 달아 당국의 규제를 피해갔습니다. 실제로는 더 많은 오염물질을 뱉고, 덜 효율적인 디젤엔진을 개발해 왔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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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이 희대의 사건이 이유가 독일 자동차 진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단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독일 메이커가 의외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부실하고, 대신 전기차의 등장까지 전략적으로 디젤을 밀어왔습니다. 


 그런 디젤이 풍파를 겪게되서 독일 자동차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기업의 신뢰는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당분간 독일 브랜드들은 가시적인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주도권이 독일에서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기도 합니다. 미국이 독일을 손본다는 음모론도 여기에 기인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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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가 잠시 샌 것 같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디젤 하이브리드가 거의 양산되지 않은 이유는 단순한 경제적 논리 외에, 시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업체간의 엇갈린 전략이 있었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전략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셈이네요. 디젤 하이브리드를 개발할 수 도 없었지만 만약 개발되었다면 폭스바겐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저드아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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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폭스바겐 이슈는 너무나 큰 사안이라 국가간 막후 협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대부분의 유럽 자동차들은 정부가 지분을 갖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고, 리먼 사태때만 해도 고용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시키기도 했습니다. 벌금으로 인해 회사가 휘청되는 상황을 결고 좌시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민간에서의 소송으로 당분간 쉽게 봉합되지는 않아 보이네요. 그래서 총 배상금액이 어떻게 책정될지 귀추가 더더욱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