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출시된 쉐보레 트랙스 디젤을 시승해 보았습니다.
트랙스가 최근 디젤 1.6L 사양을 출시하면서 소형 SUV 시장이 가솔린 중심에서 디젤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가솔린 터보라고 해도 출력보다는 토크를 중요시하는 SUV의 선호도를 생각한다면, 디젤의 출시가 늦은 감 마저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약 2일간에 걸쳐 출퇴근으로 트랙스 디젤을 시승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성능을 중심으로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 내 외관은 크게 변경된 부분이 없습니다.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가 궁금하시면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아무래도 디젤하면, 다소 높은 수준의 소음과 진동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용영역의 토크가 좋고, 연비가 뛰어난 편인데요. 덕분에 차를 구매하실 분들이라면 한번쯤 디젤과 가솔린 사이에서 고민을 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메이커 역시 이런 시장의 기호를 읽고 있기 때문에, 엔진을 개발할 때, 진동과 소음은 억제하고, 연비, 출력 및 토크는 가능한 한 가장 좋게 만드려고 합니다. 디젤엔진이 해가 거듭할수록 조용해지면서 성능이 좋아지고 있는데요. 트랙스 디젤 역시 이런 트랜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었습니다.
유로4 시절의 디젤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소음이 줄었고, 유로5 보다 저 정숙한 수준의 소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솔린 승용차를 타고 있는 지인에게 동승을 요청했는데, 예상보다 많이 조용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엔진 자체의 소음과 진동이 줄기도 했지만, 후드, 엔진룸 내부 여러 곳에 패드를 붙여 소음을 잡았음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트랙스의 토크는 32.8 kgf.m 입니다. 티볼리는 30.6 kgf.m 이고, QM3는 22.4 kgf.m 이지요.
QM3는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QM3는 연비를 위한 차량이지 성능을 위해 타는 차가 아닙니다. 따라서 QM3와의 비교는 무의미하고…. 티볼리 와의 차이는 2 kgf.m 정도 만 납니다만, 두 차량의 공차중량이 각각 1,415 / 1,395 kg 이므로 실제 토크차이 자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 합니다.
다만 트랙스의 출력이 우위에 있으므로, 전반적인 엔진 성능은 약간 더 트랙스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원래 실제 가속성능을 위해서는 바퀴로 전달되는 최종 휠토크는 직접 측정해 봐야 하지요. 천만원을 호가하는 휠토크 장비를 살 수도 없고.... 데이터 비교는 어렵네요 ;;;;
대신 측정된 제로백 (0 to 100 KPH)는 9.7 초를 약간 상회합니다. 트랙스의 클러스터는 RPM은 아날로그, 속도는 디지털로 되어 있는데요. 디지털의 경우 계기수치가 실제 속도를 약간 늦게 따라오기 때문에, 9.7초의 측정치 보다 약간 더 높은 제로백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로백이 10초 안쪽이 되면 가속할 때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들 이야기 하지요. 최근의 터보차량들은 어짜피 최대토크가 낮은 rpm에서 나오니, 제로백으로 일반적인 가속감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만요.
엔진 성능이 준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면, 변속기는 괄목할만한 성장이 있다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여건상 쉐보레의 6단 자동 변속기를 1세대, 2세대, 3세대 모두 타 볼 수 있는데요. 2세대 변속기는 1세대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준이었다면, 트랙스 디젤의 3세대에는 지금껏 지적되어 왔던 문제점들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변속 딜레이가 매우 짧아졌고 덕분에 팁트로닉으로도 양호한 쉬프트 업다운이 구현됩니다. 딜레이가 짧아지면, 변속 충격 (범프)가 커지기 마련인데, 이전 두 세대에 비하면 변속충격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디젤엔진의 토크가 크다는 점을 상기하면, 상당한 수준의 발전이 있다고 봐야겠지요. (전반적으로 약 30%의 성능개선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리더군요.)
저는 실연비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습니다만, 실연비가 궁금하신 분들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약 2일동안 130km 정도를 탔는데 약 16km/L의 연비가 측정되었습니다.
고속도로 50%에 시내주행 50% 정도였고, 복합 인증연비인 14.7km/L 보다 좋게 나왔습니다. 일부러 약간 와일드하게 운전했는데도 괜춘한 수준의 연비가 기록되었습니다.
처음 차를 받고 5만원 정도 주유했는데, 거의 가득 찼었으니. 연료 무게를 감안해도 꽤 준수한 성적이었습니다.
전체 시승기간 동안 정체가 많은 시내도로, 고속도로, 언덕길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해 보았습니다. 기존의 트랙스 가솔린에 비해 여유로운 출력, 시원한 가속감으로 인해 부담없이 달릴 수 있었는데요. SUV중에서 작으면서도 뛰어난 주행성능을 원하시는 분들께 적당한 차량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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