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87 의 또 다른 별명 - 나이트 메어 라이더
지난편 B777 (포스팅 클릭)에 이은 B787 이야기 입니다.
보잉 787 은 연비 효율 끝판왕 3 대장 중 막내에 해당하는 중형 광동체기입니다.
개발도 가장 마지막에 마무리 되었고 (2011년), 각종 혁신적인 공법들이 가장 많이 시도된 최첨단 민항기이기도 합니다.
출처 : insidebswardrobe.blogspot.com
개발이 지연되어 취역도 상당히 미루어진 데다, 첫 인도후 각종 사고에 시달리면서 FAA (미연방항공청) 비행정지 처분까지 받은 불명예도 가지고 있지요.
인터넷을 중심을로 드림 라이너가 아닌 나이트메어 라이더 (혹은 악몽 라이너)로 놀림받기도 했습니다.
출처 : www.aspireaviation.com
하지만 뛰어난 경제성, 형님인 B777를 팀킬할 수준의 장거리 수송능력을 가졌기도 합니다.
최단기간 가장 많은 주문을 받은 광동체기로 등극하면서 보잉의 캐쉬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B787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설계 덕분인데요. 득이자 독이 될수도 있는 설계 이슈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상태입니다.
보잉 787만의 독득한 설계사상
B787의 특이한 점은 크게 두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전체 골격의 대부분을 금속이 아닌 CFRP (carbon-fiber-reinforced polymer) 라 불리우는 탄소섬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군용기에서의 사용은 있어왔으나, 민간 항공기에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쓰인 적은 없었죠.
틸트로터기로 유명한 오스프리 V-22가 주익과 기골에 약 50% 정도의 비율로 CFRP를 사용하고 있고, 삽질로 유명한 일본의 F-2의 주익이 CFRP로 되어있습니다.
출처 : airpigz.com
여담입니다만 처음 일본에서 주익을 오븐으로 구워내자, 이 기술을 배우기 위해 록히드마틴에서 협조를 요청해오기도 했습니다.
개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최첨단에, 곡선이 많은 주익 형상에 대응 하기쉽지 않은, 가공조차 어려운 소재였었습니다.
출처 : en.m.wikipedia.org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적이기까지 보이는 B787에서의 시도는 바로 경량화 때문이었습니다.
2001년 911 테러후 항공업계는 불황에 시달려야 했고, 모든 항공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효율적인 항공기를 운영해야 했습니다.
연비도 좋고 더 많은 승객을 싣는 여객기가 요구되는 상황이었지요.
출처 : www.bbc.co.uk
보잉은 천음속 여객기 프로잭트인 수퍼소닉 트랜스포트 프로그램을 페지하고 7E7 (당시 787의 최초 코드명)에 올인하게 됩니다.
선행 프로젝트에서 연구된 탄소섬유가 적극 활용되게 된거죠.
군용 첨단 기술이 민수용 기체에서 전투적으로 시행되게 된 데에는, 시기가 적절히 맞아 떨어지게 된 탓이 큽니다.
출처 : airpigz.com
'전투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CFRP 주익이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불러올거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어서 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외피는 알루미늄계의 두랄류민입니다. 큰 온도차에도 잘 견디어 내는 특성이 있지요.
강화탄소검유는 가공시 내부에 미세한 기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분이 침투해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피로파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요.
출처 : Boeing
출처 : publications.lib.chalmers.se
실제 출시 초기에 연료탱크 누출 사고로 경미한 화재가 발행한 적도 있고요.
출처 : calleam.com
이슈의 정점에 서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787에서 처음 시도된건 CFRP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기존의 항공기와 달리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채용이 되었는데요.
단위밀도당 높은 용량을 가지고 있어, 높은 온도에 장기간 노출 되면 화재나 폭팔이 일어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배터리이기도 합니다.
출처 : www.ibtimes.com
최근 GM의 볼트나 테슬러가 배터리 화재로 인해 구설수로 오르기도 했는데....
두둥. 아니나 다를까 787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도 화재가 나고야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스트를 다 통과한 배터리가 양산에 이르러서야 문제가 생겼다는 점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의아한 상황입니다.
항공기 제조사의 테스트 프로시져는 가혹하기 이를데 없는데다가, 스팩 자체도 꽤나 하드해서 도저히 열이 날 수 없는 안전장치들이 마련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www.ntsb.gov
ANA과 JAL의 배터리 화재사고 이후 FAA에서 더욱 강화된 배터리 탑재를 요구하여 개선이 된 줄 알았는데,
뒤이어 유나이티드, 에디오피아, LOT 까지 줄줄이 유사한 사고들이 일어났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될 수 밖에요.
출처 : avioners.net
출처 : www.airsafenews.com
여기에 787의 전기 시스템은 기존의 그것과 달리 허브를 중심으로 퍼져있는 분산식 설계로 되어있습니다.
메인 커넥터 일부의 단선으로, 기체 전체의 시스템이 다운될 수 있는 구조라는 소리에요.
세컨더리 배터리를 백업으로 가지고 있긴 하지만, 와이어링 손상시 기존 기체보다 더욱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단점을 가지고 있는거지요.
787의 화재가 치명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작은 화재가 항공기 전체를 먹통으로 만들 수 도 있습니다.
출처 : bloga350.blogspot.com
결국 787은 나이트메어 라이너라는 별명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조롱받기까지 합니다.
일본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발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787의 수주실적은 탑클래스입니다.
현기증이 날 수준인데요. B787 일본이 전체 설계의 약 35%를 담당한 글로벌 프로젝트입니다. 일본이 최대 판매자이자 최대 구매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출처 : www.dailytech.com
미쓰비시, 후지 중공업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항공기 제작 업체가 787의 핵심 부품 공급 업체입니다.
이들은 일본 정부로 부터 약 2억불 정도의 금융지원도 받았으니, 명실상부한 보잉의 최대 조력자의 위치라고 봐도 되겠군요.
특히 도레이의 경우 탄소섬유의 주요 공급업체로, 일본 항공사의 대량 발주는 도레이사에게 안정적인 물량 확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본격 땅짚고 헤엄치기 -_-;;;
출처 : seattletimes.com
전일본공수 ANA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787를 50대 이상 대량 발주를 하여, 보잉의 핵심 고객으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은 ANA JAL 두 항공사를 합쳐 총 110여대의 787기를 운영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는 전체 수주의 약 10%를 차지하는 엄청난 물량입니다.
787 전체로도 2013년 현재 첫 취역 2년만에 1,000대 수주를 돌파했으며 이런 추세라면 곧 777의 1,500대 수주물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출처 : Boeing.com
중형항공기에서 거의 탑클래스인 항속거리, 매력적인 경제성에 저렴한 기체 가격까지. 787이 777과 함께 업계를 평정할 기세인데요.
CFRP에 대한 우려와 배터리 문제가 말끔이 해결된다면, 당분간 A380을 제외한 중형 항공기 시장에서 보잉의 독주를 막을 수 없어 보입니다.
불쌍한 큰형님 보잉 747-8..... ㅜ_ㅜ
(물론 에어버스에서 대항마로 A350을 개발 중입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으로.......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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