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이 나서서 논란을 종식 시켜야 할 급발진 차량사고
자동차 급발진은 잊을 만 하면 한번씩 신문 지상에 보도되는, 꽤나 오래된 이슈 중에 하나 입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아직까지 명쾌한 답이 내려져 있지 않은 이슈이기도 하죠.
왜 일어났는지도 확실하지도 않을 뿐더러 재현 자체가 매우 어려운데요. 현상은 단순하나 원인이 단순하지 않은 특이한 케이스인 셈입니다. ‘차가 저절로 튀어 나가요 그런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forums.pelicanparts.com
이번에 또다시 급발진 이슈가 붉어졌는데, 이번에는 경차였습니다. 경차에 까지 급발진 이슈가 붉어지는 것도 놀랍지만, 꽤나 충격적이었던 건 고스란히 기록된 블랙박스의 영상이었지요.
제어가 불가능한 상황이 그대로 영상으로 확인 되면서, ‘나도 겪을 수 있다’ 라는 불안감이 커지게 된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Z1uCL3D98g
급발진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고 한들, 일단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차량 부품의 전자화입니다.
차량의 엔진 부품들이 물리적인 제어가 아닌 전자적인 제어를 받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악셀이라고 불리우는 쓰로틀 페달의 경우, 예전에는 케이블을 이용하는 미캐니컬 타입을 썼습니다.
케이블이 어디에 걸리지 않는 한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회전수가 바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scaredshiftless.com
하지만 지금의 쓰로틀 페달은 밟으면 밟은 양을 전자 신호로 전환해서 엔진에 전해줍니다. 직접연결이 되어 있지 않으므로, 전자신호에 문제가 생기면 충분히 오작동의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단 0.0001%가 있다고 해도 0% 아닌 이상 없다고 할 순 없습니다. 알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소리이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9hD4qSdXnOc
현상은 확인 되었으나 정말 원인을 모를 수도, 원인까지 밝혀냈으나 차마 공개하지 못한 걸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후자인 ‘은폐’설은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만,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규제 은폐 사건이 터지면서 점차 제 생각도 바뀌고 있는 중 입니다.
폭스바겐 사건도 내부의 고위급 직원 몇몇만 알고 있을 정도로 철저히 보안이 유지 되었었거든요. 말단 직원인 제가 모를 정도의 경영진 수준의 조직적인 '비밀'이 있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습니다.
www.usatoday.com
가정을 하나 해 보지요.
최신 차량들은 브레이크 페달에도 가속 페달과 마찬가지로 전자신호가 발생 되는데요. 엔진제어 모듈에는 두 시그널의 입력 이력이 항상 남게 됩니다.
급발진 사고가 나면 제조사는 엔진제어 모듈을 뜯어서 분석할 텐데요. 헐, 가속 신호와 브레이크 신호가 동시에 기록되어 있네?
https://www.youtube.com/watch?v=9iCMXLAYVN4
이상신호가 감지되면 무조건 엔진 회전수를 낮춘다 던지,
가속과 제동 신호가 동시에 들어오면, 무조건 제동 신호를 우선 한다 던지,
통신채널을 2중으로 관리하여 오작동에 대비 한다 던지 ,
하는 대비책이 과연 그냥 나왔을까요? 메이커도 충분히 급발진 사례를 직시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www.burnpavement.com
하지만, 급발진 이슈가 붉어질 때 마다, 교통안전공단의 조사는 소비자가 아닌 기업 입장에서 이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EDR의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사고 있으며, 사고 조사는 매번 원인 불명으로 마무리되곤 합니다.
왜 원인 불명인지, 원인 불명에 대해 어떻게 밝혀내고 대책을 세워 나갈지는 뒷전으로 미룬 채 말이지요.
car.donga.com
물론, 급발진의 사례들 중에는 조작미스가 원인인 경우가 상당히 있습니다.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서 잘못 밟은 경우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솔직히 고백 하건데 운전경력이 15년이나 되는 저 역시 딱 한번 쓰로틀을 브레이크인 줄 알고 잘못 밟은 적이 있습니다.
운전경력이 오래된 택시 기사도,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운전자도 순간 착각으로 페달을 잘못 밟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아니면 이슈에 편승해서 무작정 우기고 보는 경우도 있겠지요.
연합뉴스 TV
하지만, 불량률에 대한 이런 명언이 있는데요. '불량률이 0.0001%로 낮다고 한들 구매자 입장에서 제품이 고장나면 불량률은 100% 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급발진 확률이 0에 가깝다고 한들, 급발진의 피해자 입장에서는 100%로 사고를 당한 셈입니다.
급발진 사고들 중 분명 정말 제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분명 있었을 겁니다. 이미 북미에서는 소프트 웨어 결함으로 급발진이 있었다고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도요타 급발진은 SW 결함이 원인" 도요타 조사 보고서 파장 (전자신문 2014.11)
원인이 밝혀졌건, 밝혀지지 않았던 관련기관이 앞장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기업이 아닌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해 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www.focusst.org
마지막으로, 제 집사람도 급발진 사고를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혼 전 일이라 제가 정확히 내용은 모르지만, 중요한 건 급발진은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사고란 점입니다.
만약 급발진을 겪게 되면 기어는 중립에, 사이드 브레이크로 감속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으니 숙지하고 한번씩 연습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최악의 경우 시동을 끄고 가드 레일쪽으로 차를 돌린 후, 인위적으로 부딛쳐 가며 속도를 줄이는 방법도 익힌다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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