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자동차도 금수조치에 해당 된다고요?

자동차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하여

 얼마 전 재미난 내용의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IS는 토요타를 좋아해'…美, 토요타에 수사 협조 요청

 

 미 재무부가 IS의 테크니컬로 애용되는 토요타의 픽업트럭 입수경로를 확인 중인데, 토요타에 협조를 요청 했다고 하는 내용 이었습니다. 협조요청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 되어 있지만, 토요타가 수사를 받는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미국은 Export Compliance라는 강력한 수출통제 정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수출통제 정책은 적대국가에 핵심 기술이 넘어가는걸 방지하기 위한 법령으로, 위반 시에 기업과 관련 당사자에게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게 됩니다.

 

 이 기사가 제 관심을 끌었던 건, 당연히 자동차 관련 내용이어서 였지만, 제가 직접 연관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사실 IS가 중동에서 난리를 친다고, 한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습니다. 유럽과 달리 난민 유입도 없고, 학생 한명이 IS에 가입했다 실종 되었다는 사건 정도였을까요. 

www.northcountrypublicradio.org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미 미국을 본사로 둔 다양한 다국적 기업이 들어와있고, 해당 기업의 담당자가 멋모르고 제 3 세계로 물품을 수출했다가, 토요타와 같은 사례에 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arontherocks.com

 

 아니 굳이 북미계열 다국적기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스마트 크루즈 기술을 떠올려 보세요. 거리측정용 레이더(?)가 장착 되어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만약 포터에 저렴하게 장착된 뒤 IS에 대량으로 유입 된다면? 그리고 만약 그 부품이 북미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만들어 졌다면? 

www.kia.com

 수출입 제한이 걸리는 건 물론이고, 통상마찰이 발생해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레이더로 뭔가 무기를 만들었을 때 이야기이죠. 이해를 돕기 위한 과한 과장입니다 -_-)

 

 실제 민수용으로 판매되었던 휴즈 500이 독일을 거쳐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아연실색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으니....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thekievtimes.ua

 독일의 민간 항공업체가 매각한 헬기가 제 3국을 거쳐 북한에 수출되었습니다. 몇 년전 인가 열병식에 등장하여 우려 섞인 논평들이 쏟아져 나왔었지요. 우리나라가 농업용으로 지원한 트랙터도 마찬가지로 무기로 전용 되었음을 확인했고요.

 

2eyeswatching.com

 토요타의 픽업트럭이 워낙 많이 보여 조사대상에 포함되었지만, 우리나라의 포터와 봉고, 심지어는 대형트럭인 노부스역시 중동의 벌판을 종횡무진 질주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수량이 작아서 신기하게 보이지만, 신기하지 만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_-;;;;

www.vosizneias.com

 

중동의 전장을 휘젓고 다니는 국산 1톤트럭의 위용(?)

 더욱이 자동차가 무인화 되어가는 추세인지라. 앞으로 첨단 정밀 장치들이 더 달렸으면 더 달렸지 덜 달리진 않게 됩니다. 그나마 덜 첨단화된 픽업트럭도 관리 대상이니, 앞으로 개발되는 무인 자동차들은 거의 규제대상에 포함된다고 봐야겠지요. 

wheelside.com

 이들 차량의 핵심 부품들은 대부분 독일 및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공급되고 있고, 중동이나 구 소련연방으로 수출되는 차량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질 겁니다.

www.thinglink.com

 

 우리나라 10가구 중 한 가구가 자동차와 관련된 기업에서 일을 한다고 하지요. 저 역시 미국계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중동의 테러단체가 남의 일이 아니라 저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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