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thers/단신종합

기사 뒤집어 읽기 - '현대의 기함 EQ900 사전계약 1만대 달성'


행간에서 찾은, 현대의 신차 제네시스 EQ900 관련 재미난 내용



 재미있는 기사가 났습니다. 현대의 제네시스 브랜드의 기함 EQ900이 사전예약물량을 거의 만대 정도나 확보했다는 내용입니다. 




blog.hyundai.co.kr







 대충 대당 5천만원만 잡아도 5천억원의 매출이 예정되어 있네요. 헐… 역시 현대의 시장 장악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생산량을 볼 때 지금 계약하더라도 약 5개월 뒤에나 인도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만, 의외로 이 바닥의 고객들은 보수적이고 충성도가 높아서 이탈 수요가 많을 것 같진 않습니다. 현대를 대표하는 차이므로 퀄리티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www.digitaltrends.com




 그런데 기사를 읽다가 몇 가지 특이한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최고급`세단인 만큼 품질을 중시해야 해 당장 생산라인을 확대하기도 힘들다. 라고 언급이 되어 있는데요. 이 구절을 보고 풋 웃었습니다. 


 기업이 어떤 조직인데요. 돈이 보이면 사람이 아니라 원숭이라도 채용할 조직인데요. 품질을 중요시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생산라인 확대 = 품질 저하의 공식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실제로 생산량이 늘었다고 품질이 떨어졌다는 소리는 들어보지도 못했고요. 


 (통상 생산을 늘리면 그에 맞는 품질확보 대책을 세웁니다) 




www.musclecarszone.com



 기사에 생산량이 5공장 생산량이 최대 30만대 수준이라고 나와있지요. 두 라인이므로 에쿠스, 제네시스의 라인은 연간 15만대라고 단순 계산이 가능합니다. 



 다른 제네시스 기사를 보면 해외에 월 3,500대 정도 수출 중이라고 합니다. 내수에서도 월 3,000대 정도 팔고 있습니다. 내수까지 합치면 월 7천대 안팎, 년으로 계산하면 8만대 선입니다. 





 대충 계산해도 지금 5공장의 에쿠스 라인은 설계 생산능력의 절반 조금 넘게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www.bloomberg.com





 만약 제 계산이 틀려 실제 생산능력이 안 된다 치더라도, 그렇다면 돈 더 들여서 개보수 하면 될 뿐입니다. 투자비용 문제가 아닙니다.  5천억원의 매출이 보이는데, 일부 수리가 어려울까요… 



 지금의 대기수요는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투자를 주저할 수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에쿠스와 제네시스는 꽤 잘나가는 모델이었기에 제네시스 신모델들의 판매량이 줄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현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신속히 투자를 하는 쪽이기도 했고요. 




financialtribune.com




  글의 속내를 보면, 생산을 늘리고 싶어도 늘리기 힘든 이유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드는 생각은 가동률 조정 및 인원 배치를 위한 노조와의 협의가 아닌가 하는군요. 항상 그래왔지 않습니까. 공장 운영관련 내용은 노사간 협의가 있어야 합니다. 미디어를 통해 여러 차례 알려져 와서 딱히 새로울 것도 없지요. 



 아니면 지적하는 ‘내장재 등 선택사항도 60가지를 넘어’ 내용대로 부품수급이 여의치 않아서 일수도 있지요. (글에서는 단순히 조립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만 언급했습니다.) 





www.chapmanhyundai.com





 또 다른 내용, ‘생산물량이 밀리는 데 대해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도 흥미로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밀려있는 것만 5천억입니다. 한 달에 7천대씩 일년에 8만대, 돈으로 4조원의 고정 매출이 발생하는 차종입니다. 



 조금만 더 생산하면, 덤으로 5천억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무리가 없다 라니요? 







 훗. 모르긴 몰라도 부품수급을 위한 구매 담당자, 물류 담당자, 공장에서 인원배치를 하는 생관 담당자는 아마 하루하루 피 말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겁니다. 



 ‘5천대의 대기물량이 있는데 더 안 만들고 뭐하는거야!’의 오더에 관련 부서들은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있을 겁니다. 



 생산을 늘리는 게 품질 때문이라고 언급한 글의 내용, 주문이 밀리는데 무리가 없다는 내용이 정말 몰라서 쓴 것 같진 않고… 



 아마 보도자료를 활용했거나, 아니면 현대에 우호적인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이리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www.autoevolution.com





 기사에서 사족을 보고 의아한 부분들을 짚어내어 보았는데요. 그럼에도 현대의 기함은 한국에서 정말 사랑 받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습니다.  저도 돈 벌어서 에쿠스 같은 고급차 타고 다니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