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된 자동차 디자인의 트랜드 리더
후발주자가 선두주자의 컨셉을 따라하는 건 신규 개발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중에 하나 입니다. 2등의 1등 따라하기는 기술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시장전략, 디자인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로, 중국의 경우는 차량 설계도 전체를 어둠의(?) 경로로 입수하여 거의 판박이급의 제품을 찍어내기도 했지요. 현대의 싼타페, 기아의 쏘렌토, 옛 대우의 마티즈는 너무나 유명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런 완전 동일 형상이 아닌 이상 유사 디자인은 표절이냐 트랜드냐를 놓고 논란이 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보기에 비슷해 보일 뿐 수치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기아의 오피러스는 재규어 S의 디자인 표절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동그란 듀얼 헤드램프와 라이에이터 그릴의 배열이 유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헤드램프는 이미 벤츠에서 따라하고 있었지요. 프리미엄 세단에 진입한 기아 입장에서는 확인된 트랜드를 따라가는게 보다 안정적인 전략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기아의 K7 테일렘프는 아우디 Q7를 도용했다는 비난이 있었고, K9는 BMW 5시리즈와 7시리즈를 교묘하게 섞었다는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스포티지가 포르쉐의 SUV 라인업의 디자인을 따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길 뿐 디자인 도용이라고 말 할 수준은 아닙니다. (차량 디자이너분들이 이 글을 읽고 어떤 반박을 하실지 모르겠네요 -_-;;;)
우리가 2등이라 1등을 따라한다고요? 글쎄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현대의 제네시스가 북미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리자 불과 몇 년 뒤 혼다에서 신형 어코드를 출시했는데..... 디자인을 한번 보세요. 특히 리어콤비 램프가 같은 형상은 아니지만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포드 이스케이프도 한번 보세요. 이전에 출시된 현대의 산타페와 투산을 벤치마킹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만약 아니라고 해도, 현대가 트랜드 리더가 된 점만은 분명해 보이는군요. 실제 북미에서 싼타페의 판매량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10위권 입니다. (2014년 소형 SUV)
자동차 디자인이라는게 괜춘한 디자인이 나오면 트랜드로 굳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결국 돌고 돌게 되는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의 디자인을 따라하는 브랜드가 생긴 걸 보면 현대기아가 시장에서 확실히 인정을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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