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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기술

스털링 엔진, 외연기관 엔진이 자동차에 달린 적이 있다고요?


스털링엔진, 내연기관 열효율,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



 외연기관과 잠수함의 AIP 관련 글을 쓰면서 두어 번 스털링(Stirling) 엔진에 대해 가볍게 다룬 적이 있습니다. 40%의 열효율을 가지며, 외연기관의 특성상 모든 종류의 연료를 이용할 수 있다고 정리하였었지요. 



 특히 폐회로 사이클을 가지는 관계로 잠수함의 AIP (Air independent Propulsion, 공기불요추진)에서 사용되는 중입니다. 





스털링 엔진, 외연기관 엔진이 자동차에 달린 적이 있다고요?1wikipedia




 오, 효율도 좋고 잠수함에서 쓰는 엔진이라고요? 뭔가 대단한 기관인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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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스털링 엔진 자체는 개발된 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전 1816년 스코틀랜드의 목사 로버트 스털링에 의해 첫 선을 보였습니다. 1800년대 초반은 조선에서는 막 카톨릭이 전파되어 죽이니 살리니 하고 있을 시절인데요. 서양에서는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엔진의 컨셉을 당시에 만들어 내고 있었던 거죠.



 원리는 간단합니다. 실린더 내부의 공기를 가열합니다. 공기가 팽창하면서 피스톤을 밀고 피스톤은 크랭크와 연결되어 축을 회전 시킵니다. 일을 한 공기는 냉각되면서 수축하고, 피스톤을 잡아당겨 다시 축이 회전됩니다. 



 대표적인 스털링 기관은 크게 세가지, 알파, 베타, 감마로 나뉘는데요.  (감마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 중 두 가지인 알파와 베타의 작동 원리를 위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스털링 엔진, 외연기관 엔진이 자동차에 달린 적이 있다고요?3알파 스털링 - en.wikipedia.org/wiki/Stirling_engine




스털링 엔진, 외연기관 엔진이 자동차에 달린 적이 있다고요?4베타 스털링 - en.wikipedia.org/wiki/Stirling_engine




 장점으로는 공기를 가열하는데 연료의 제약이 없습니다. 목재, 석탄, 심지어는 지열, 태양열과 같은 청정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온도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고열의 에너지원이 필요 하지도 않습니다. 소형 스털링 엔진의 경우 심지어 손바닥 위의 체온으로도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론상 2도씨의 온도차만 있어도 작동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6eEvU5piQg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의 냉각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어짜피 그냥 날라갈 열을 냉각기의 구동에 사용하는 것이지요. 폐열을 재활용 할 수 있습니다. 연소를 위한 폭발이 필요 없기 때문에 소음이 적습니다.



 엔진소음은 대부분 폭발음과 주요 부품의 구동음이 차지하는데, 스털링 기관은 구동음만 차단하면 소음을 상당한 레벨로 낮출 수 있습니다. 정숙성이 중요한 현재 스웨덴 고틀란드급, 일본의 소류급의 AIP 기관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럼 이렇게 좋은 기관을 왜 여태껏 이용하지 않았나요?



 왜냐하면 일정 크기를 넘어가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스털링 엔진의 원리는 실린더의 온도차이고, 효율은 온도차가 클수록 좋아집니다.. 팽창부는 엄청 뜨겁게, 수축부는 엄청 차가워야 한다는 소리와도 같습니다. 




스털링 엔진, 외연기관 엔진이 자동차에 달린 적이 있다고요?5www.belen-nm.gov




 열교환기쪽의 소재가 고온에 견디어 내야 하고, 동시에 열 전달을 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수축쪽 열교환기는 빠른 냉각이 필요하고, 덕분에 복잡한 라이에이터 시스템을 가져야 합니다. 



 열충격을 견디기 위해 스테인레스 스틸, 세라믹까지도 소재로 활용됩니다. 이론적으로는 간단하나 구현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기술과 비싼 소재가 모두 필요했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었고,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이 사용이 시도되어 왔습니다. 자동차에 적극적으로 도입이 시도되었는데, 1970년대 후반 나사의 주도로 포드에서 차량용 스털링엔진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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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나사의 경우는 Mod1과 Mod2 두 단계로 나누어 시험을 했고, AMC에서 이 엔진을 장착한 2도어 쿠페 스피릿이 개발됩니다. 실용외연기관으로는 자동차에 달린 첫 번째 사례이지요. 5만마일의 시험기간을 가졌는데, 12km/L의 당시로는 상당히 높은 고연비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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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 구조를 보면 원리는 외연기관이지만, 기술적으로는 내연기관과의 중간쯤 되는 물건입니다. 얼핏 보면 피스톤에 크랭크축도 유사하고, 흡배기 밸브가 있는 점도 일반 엔진과 비슷한데, 대신 연소실이 엔진 내부가 아니라 열교환기 형태로 엔진 외부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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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털링의 열효율이 워낙 좋은지라 높은 연비를 기록했지만, 엔진 시동을 위한 웜업 시간이 길었고, 가속, 감속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1986년 Mod2를 끝으로 더 이상 개발이 중단되었습니다만, Mod1에서는 AMC Spirit, Concord, Lama가 Mod2에서는 Chevrolet Celebrity이 스털링 엔진을 달고 등장했었지요. 만약 연구가 더 진행되었다면, 단점이 극복되어 외연기관의 끝판왕을 만날 수 있을 뻔 했지 않나 싶습니다.



* 참고로 기존에는 자동차용 스털링엔진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만, 민박쥔장님께서 공유주신 블로그 자료를 보고 나서 글의 논조를 바꾸었습니다. 스털링 엔진의 가속 및 속도제어에 대해 논문 정리가 되어있는 포스팅이 있으니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간단히 정리하면, 스털링 엔진을 개발 하는데 에는 여전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나, 가속 감속제어 및 출력 향상을 위한 방법은 이미 확립된 상태라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가감속 응답성 향상은 작동기체를 넣거나 빼는 등의 평균압력 제어로 달성이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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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하게 GM에서는 전기차에 하이브리드엔진으로 스털링 엔진을 장착하는 연구를 했었는데, 배기관의 뜨거운 온도를 이용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전기차 관련 기술 부족으로 상용화 되지는 못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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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운송분야에서 활약중인 스털링은 잠수함의 AIP기관이 유일합니다. 디젤연료와 액화산소를 싣고 다니면서 스털링 엔진을 돌리고, 스털링 엔진은 발전기와 연결되어 축전지를 충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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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추진기관이 모터인데,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스털링 엔진 자체도 정숙해서 현재 스코틀랜드의 고틀랜드, 일본의 소류급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Mk3라 불리는 이 기관은 70Kw의 출력에 3,000시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3,000시간이 아니라 18,000 시간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무기의 스팩은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가 아닙니다. 다만, 잠수함의 작전시간을 고려할 때 18,000 시간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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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스털링 기관은 대부분이 소형 가전에 사용 중입니다. CPU의 폐열을 이용해 쿨러를 돌리기도 하고 (Polo-Tech사의 CPU cooler), 난방용 보일러에서 나온 열을 이용해 전기 발전용으로 스털링 엔진을 사용한 예도 있습니다. (경동나비엔의 하이브리젠 SE), 



 신재생 에너지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분야에서 스털링 엔진의 사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요. 자동차, 선박은 아니더라도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제품에 속속 파고들어가, 앞으로 자주 만나 볼 수 있지 않나 합니다.





* 낙랑청허님, 소재제보 감사합니다!
민박쥔장님, 오류수정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