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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저렴하게 즐기는 RC

맨땅에서 레이싱 드론까지 2편 -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8

RC 헬기에서 시작한 취미가 레이싱 드론까지 이어지다



본격 RC 생활의 도전. 또 다른 좌절과 공부



좌충우돌 초보의 무선조종 RC 헬기 입문기 8 - 맨땅에서 레이싱 드론까지 2편1






 예전에 추락해서 부서진 하니비 세트를 조심스레 꺼냅니다. 다행히 하니비 세트에는 추가 블레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사만 풀고 다시 조립하면 될 정도로 조립이 쉽습니다. 찢어진 캐노피는 테이프 신공으로 보수합니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송신기를 켜보니 모두 이상이 없습니다. 아 맞다 항상 송신기 먼저 켜고, 나중에 헬기 배터리를 연결해야 하지. 이미 하니비는 나이가 들어 열 살에 가까웠고,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송수신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신기가 꺼진 상태에서 먼저 헬기에 전원이 들어가면 또다시 지랄발광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순서대로 전원을 올려주고, 조심스레 로터를 회전시켜 봅니다. 로터가 돕니다. 아직 살아 있습니다! 감격에 겨워 헬기를 들고 바로 동네 공터로 뛰어갑니다. 나도 이제 묵직한 본격 헬기를 날릴 수 있어!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지금까지 장난감들은 스로틀이 왼쪽에 있는데, 이 녀석은 오른쪽에 있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뭐 별 차이 있겠어 라고 애써 마음을 다스리지만 계속 마음 한구석이 찜찜합니다. 다시 집에 들어가기도 귀찮고, 비행을 강행합니다. 아.....지랄발광의 하니비. 나비처럼 날아올라 벌처럼 추락합니다. 



 멍 때리고 있다가 쓰로틀을 내리지도 않고 허겁지겁 뛰어갑니다. 논두렁 구석에 처박혀 있습니다. 타는 냄새도 납니다. 로터가 돌질 않는데 송신기는 계속 돌리라고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앗차 하며 쓰로틀을 내렸지만 이미 OTL. 과부하가 걸린 하니비는 탄 냄새와 함께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자신감이 사라졌습니다. 역시 내가 들어갈 수 없는 다른 세계인가. 패배감을 맛보고는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의 장난감 헬기가 채택한 동축반전



좌충우돌 초보의 무선조종 RC 헬기 입문기 8 - 맨땅에서 레이싱 드론까지 2편2




하니비는 싱글 로터랩니다. 제가 만져왔던 시마의 4채널 핼기는 동축반전이랩니다. 싱글타입은 상승을 위해 큰 로터가 하나 돌아가는데, 이때 기체의 회전을 컨트롤 하기 위해 돌아가는 반대방향으로 바람을 보내줘야 합니다. 꼬리에 달린 테일로터가 회전력을 상쇄시킵니다. 기체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끈임 없이 테일로터의 회전을 제어해 주어야 합니다. (러더라고 합니다) 



 반면 동축반전은 각각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로터가 두 개 달려 있습니다. 꼬리에 테일로터가 없습니다. (4채널에서는 있더라도 장식입니다.) 기체 상태만 완벽하다면, 별도 조작 없이 기체가 안정적으로 떠 있을 수 있습니다. 조종이 쉬운 관계로 대부분의 장난감 RC가 동축반전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제가 자신 있게 날렸던 헬기들은 비행이 쉬운 동축반전 로터였습니다. 싱글로터가 또 다른 세계라는 사실을 하니비 한대를 해먹고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모드1, 수신기 종류 마다 다른 채널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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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비를 추락시키면서 당황했던 건, 역시 좌우 배열이 바뀌어 있는 수신기였습니다. 왼쪽이 쓰로틀인 녀석과 오른쪽이 쓰로틀인 녀석이 각각 있다라. 마치 자동차에서 엑셀과 브레이크의 자리가 바뀌어 있는 것 정도로 비교될까. 놀랍기 그지 없었습니다. 스틱이 2개로 구성된 송신기에서는 4가지의 동시 동작이 가능한데, 각각 어떤 역할을 담당하느냐에 따라 모드1 부터 모드4까지 다르게 부르고 있었습니다. 모든 마트제 RC는 모드2, 하니비는 모드1으로 셋팅 되어 있던 것이었죠. 



 모드1은 곡예비행에 최적화 되었고, 모드2는 직관적인 배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모드1, 유럽과 미국은 주로 모드2를 선호한다는 내용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번 손에 익으면 왠만해서는 모드를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경-_-축 모드2에 익숙해 모드1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드2 전용 기체를 찾아 다녀야 합니다.



드론의 붐이 일고, 저가형 드론을 접하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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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부터인가 갑자기 드론이라는 RC가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자그마치 로터가 네 개나 있고, 덕분에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드론 구입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마트에서 쏟아지는 유사제품들, 온라인 마켓에서 팔리는 수많은 모델들. 급기야 국민드론이라 불리 우는 모델들도 탄생했습니다. 시마의 X5, X8 시리즈였지요. 장난감에서 발전해서 슬슬 전문 RC 영역으로 진입하는 듯 했습니다. 



 값도 나쁘지 않습니다. 시간은 10여년이나 흘렀는데, 하니비보다 더 쌉니다. 단돈 십 만원에 풀세트가 구입 가능합니다. 송신기도 포함되고 모두 모드2입니다. 올레! 온라인 마켓을 뒤져 11만원에 시마 X8C를 구입했습니다. 박스 까고 충전 하고 날리러 나갑니다. 아 감동 입니다.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합니다. 열심히 연습하기만 하면 됩니다.



조금 난이도가 높은 4면 호버링과 필루엣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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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실력은 여전히 잠시 공중에 띄울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4채널 장난감으로 연습했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큰 덩치에 위압감이 느껴졌습니다. 호버링이라… 1m 반경에서 제자리에 1분 이상 서 있을 수 있어야 한다는군요. 하루에 배터리 2개를 써가며 맹 연습합니다. 기체를 뒤에서 보면서 제자리 비행이 가능해집니다. 



 후면 호버링이 완성되었습니다. 자신감이 붙습니다. 이제는 정면에서 바라보고도 호버링을 연습합니다. 전후 좌우가 반대로 됩니다. 왼쪽으로 가려면 스틱은 오른쪽으로, 뒤로 가려면 스틱은 앞으로 조종해야 합니다. 머리가 하얘집니다. 재미있게 날리면 되지 이걸 왜해 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더 잼있는 RC 생활을 위해서는 이걸 마스터 해야 한댑니다.



 빡세지만 꾸준히 연습합니다. 하루가 흐르고 이틀이 지나고, 한 1주 정도 지나니 조금 감이 옵니다. 뭔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2주 지나니 슬슬 자리를 잡아갑니다. 묘한 쾌감이 느껴집니다. 이제는 좌우측 호버링도 도전합니다. 조금씩 호버링이 완성되어 가니 쏠쏠히 재미가 느껴집니다. 어느새 제자리에서 서서 기체를 한바퀴 회전시킬 수준까지 다다랐습니다. 알고보니 이걸 필루엣이라고 부른댑니다.



기체에 대한 한계, 새로운 기체에 대한 갈증



 필루엣이 자리를 잡으니 진짜 헬기 같은 비행이 가능해졌습니다. 바람을 가르는 헬기의 모습에 쾌감이 느껴집니다. 덩치가 작지 않아서인지 지나갈 때 진짜 헬기와 같은 소리도 납니다. 어설프지만 8자를 그리는 비행도 가능해지고, 낮은 고도에서도 공격적인 비행도 가능해졌습니다. 과감한 비행을 하다가 몇 번 추락도 했지만, 어짜피 비어있는 공터에서의 비행. 위험할 것도 없고, 무식하게 튼튼한 기체 덕분에 견적도 나질 않습니다. 



 프로펠러가 휘는 사고가 있었는데, 손으로 펴고 다시 꼽으니 잘 날라 댕깁니다. 나무에 부딪혀 모터에서 갈리는 소리가 났지만, 간단한 수리로 복귀도 가능했습니다. 마치 내가 하늘을 나는 느낌에 최고의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가형 4채널 드론에서의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6채널 헬기와 레이싱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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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채널의 한계는 명백합니다. 상승은 쉽지만 하강이 어렵습니다. 스로틀을 그냥 올리기만 하면 주욱 올라갑니다만, 스로틀을 내린다고 그냥 내려오질 않습니다. 스로틀을 갑자기 내리면 모터의 회전이 약해지기 때문에 하강이 아니라 추락하게 됩니다. 모터가 힘이 없으므로 방향 조종도 어렵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기라도 하면 바람에 떠내려가 버립니다. 지금이야 어떻게든 착륙시키기는 하지만, 강한 바람에 당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공터 너머 논두렁 상공까지 흘러간 녀석을 불러오느라 여러 번 애태웠습니다. 



 문제는 명확했습니다. 헬기 자체의 추력이 부족하다! 바람에 맞서는 추력을 자랑하는 기체가 필요했습니다. 길은 두 가지였지요. 힘이 무진장 좋은 레이싱 드론을 선택하거나, 바람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6채널 싱글로터를 선택하는 길이었습니다. 레이싱 드론은 네 개의 브러쉬리스 모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출력으로 바람을 이기면서 비행할 수 있습니다. 6채널 헬기는 프로펠러의 각도를 바꾸는 피치 조정이 가능해서 모터의 출력과 상관없이 바람을 이기면서 비행할 수 있습니다. 어짜피 시작한 RC 생활. 하나씩 모두 시도해 보자!



 생에 첫 직구를 해가면서 까지 저렴한 기체 획득에 성공합니다. 레이싱 드론으로는 웰케라의 러너 250을 불과 99불에 업어왔습니다. 6채널 입문 헬기로는 터니지 FBL 100을 70불에 직구했습니다. 시차를 두고 하나씩 들여왔는데, 일단 지금까지는 두 기체 모두 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FBL은 이미 포스팅한 대로 원인불명의 기체 결함으로 대기 중이며, 얼마 전 들여온 러너 250은 날씨가 추워 날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리가 끝나는 대로, 날씨가 풀리는 대로 곧 날리러 나가겠지요.



쏟아지는 레이싱 드론에의 조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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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케라 러너 250의 개봉기를 올리고 나서, 감사하게도 레이싱 드론 입문에 대한 조언들을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힘이 좋아서 조심하라는 조언과, 되도록이면 조립식으로 발을 들이는 게 좋다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레이싱이라는 장르가 고도의 실력을 요구하지만, 운에 따라서는 추락에 따른 파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연 열심히 유튜브를 뒤져보니 그게 무슨 말인지 딱 알 수 있는 영상이 있더군요. 









 비행 수준이 익스트림 스포츠를 넘어 흡사 F1과 같은 느낌까지 납니다. 특성상 필연적으로 견적이 날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이왕이면 더 저렴하게 보수 할 수 있어야 겠지요. 이제 앞으로의 다음 목표가 정해졌습니다. 저렴하게 드론을 조립해 보자! 



 조립기도 찾아보고, 드론 부품도 여기저기 찾아보는 중인데요. FPV 버전이 아닌 이상 모터 네 개, 컨트롤러(ESC) 네게, 메인 컨트롤러(FC) 하나에, 프레임, 이들에게 명령을 전해줄 송수신기 한 세트, 배터리가 있으면 조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몇 번 해 보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전과 규정준수, 그리고 무견적 RC 생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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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간 레이싱 드론을 구매하고 조립하는 과정들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하고는 싶으나 정보부족에 허덕이는, 저 같은 입문자들이 잘 알 수 있게 여러가지 정리해 볼 요량인데요. 제 글이 도움이 되어, 저렴하게 그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드론 취미가 확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듭니다. (초보의 희망사항 입니다 ^^;;;)



 물론 그 전에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겠지요. 저번 포스팅을 통해 드론 비행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모두 정리했는데요. 이를 마음속에 새기면서, 앞으로 명랑 드론 생활을 이어 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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