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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선박

치명적인 심해 다이빙, 바이포드 돌핀 감압사고


순간 적인 실수로 벌어진 바이포드 돌핀 감압사고에 대하여




 심해 잠수정 내용을 다룬 지난 포스팅에서, 2,000 미터의 심해에서 약 200기압의 수압이 작용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내용을 찾아보다가 ‘바이포드 돌핀 감압사고’를 접했는데요. 9기압 하에 놓여있던 다이버들이 1기압에 노출되면서, 총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치명적인 사고였습니다.



 높은 기압으로 유지되던 감압실의 문이 갑자기 열리게 된 것이 원인이었죠. 감압실 내부에 있던 다이버 4명은 사체 수습이 어려울 정도 였다고 하는데, 9기압이 얼마나 큰 압력인지 짐작케 해 주는 사고였습니다.





바이포드 돌핀 / fredolsen-energy.com




 바이포드 돌핀은 노르웨이의 ‘올센 에너지’가 보유한 해양 시추선의 이름입니다. 현재도 북해유전에서 활동 중에 있으며 100여명의 작업자가 상주하는 대형 시추선입니다.



 수심이 약 400m 안팎인 대륙붕에서 작업하며, 최대 6,100m 까지 굴착이 가능한 스팩을 가지고 있지요.



 세계 5대 석유회사인 BP (British Petroleum)와 계약을 맺어 원유를 생산 하기도 했었습니다.




시추선 (offshore oil rig) 의 이동 / www.seattletimes.com




 사실 바이포드 돌핀은 크게 세 번의 인명사고가 있었습니다. 



 진수 된지 2년만에 좌초로 인해 6명의 사망사고가 있었고, 1983년 그 유명한 감압사고로 5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02년에도 작업자 한 명이 장비에 머리가 협착되어 목숨을 잃었지요. 



 희생자 수로만 보면 첫 번째 인명사고가 더 크게 조명되어야 합니다. 좌초로 인해 작업자 모두가 대피해야 했으니, 당연히 세간에 오르내렸어야 했습니다.




잠수용 감압챔버 / https://www.flickr.com/photos/wsdot/8242124281




그럼에도 1983년의 감압사고는, 전대 미문의 사고라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습니다. 



 신체가 8기압이나 되는 압력차에 노출된 사건이었고, 1초도 안되는 찰나에 희생자들의 신체가 ‘분해’에 가깝게 폭발해 버려서, 수습 현장이 무척 충격적이었지요.



 (극혐입니다. 굳이 보시고 싶으면 구글에서 Byford Dolphin Accident로 검색해 보세요.) 



 해양 시추는 대부분 자동화 장비로 진행됩니다만, 직접 심해잠수부가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리 ROV와 같은 무인 잠수장비가 발달했다 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직접 보고 처리해야 하는 문제는 항상 생기게 마련입니다. 




작업 중인 다이버 / divezone.net




 문제는 심해는 수압이 높아 다이버에게 특별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점.



 심해 잠수를 위해서는 사람의 신체 압력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몸 내부의 압력을 높여서 높은 수압과의 압력차를 줄여줍니다. 



 다이버들은 특수 챔버 안에서 수시간에 걸쳐 대기압을 높이는 과정을 거치지요.




감압챔버 내부 / www.londonhyperbaric.com





 1983년 11월 사고 당시를 살펴본다면,



 두 명의 다이버가 작업을 마치고 다이빙 벨에서 챔버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챔버 내에는 작업을 마친 다른 두 명의 다이버가 감압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다이빙벨은 심해와 챔버를 연결하는 일종의 엘레베이터 입니다.)



 다이빙벨과 챔버 모두 심해의 조건인 9기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감압챔버의 도식도 예시 / commons.wikimedia.org




 브릿지라고 챔버와 다이빙 벨의 연결 통로가 있는데,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1기압 상태였습니다. 챔버와 다이빙 벨의 연결을 위해, 9기압으로 가압시키는 절차를 거쳐야 했지요.



여기서 실수가 발생합니다. 



 다이버 텐더라고 연결, 분리작업을 도와주는 보조 요원이 있는데, 감압이 되지 않은 트렁크의 해치를 열어 버린 것이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작업자 실수인지, 장비 불량인지 다소 논란이 있습니다.)




en.wikipedia.org




 몸이 9기압에 맞춰져 있던 다이버들은 낮아진 외부 압력에 의해 폭사했고, 압력에 의해 떨어져 나간 다이빙 벨로 외부의 다이브 텐더가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사체는 챔버 여기저기에 흩어져 흔적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일부 척추 부분이 10m 떨어진 챔버 반대쪽에서 발견되기도 했다는 군요.



 다이버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도 전에 사망했을 겁니다.




다이빙벨의 해치 / https://www.flickr.com/photos/divemasterking2000/3326987401




 다이버 텐더가 왜 갑자기 해치를 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조사 위원회의 보고자료는 다이버와 텐더간의 연락 채널이 소형 스피커 하나 였다는 점이 지적되었는데, 바다속 소음과 잡음으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했을거란 예상입니다.



 추가로 안전 장비들의 문제가 지적되었고, 



 내부 압력을 외부에서 확인 할 수 있는 압력계의 부재, 그리고 내부외부에서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해치 잠금장치 ( Interlocking mechanism) 의 부재가 사고를 불렀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수에 대비해 이를 막을 안전 장비들의 부재로 이 사고가 인재임을 밝혀냈지요.




건설 중인 석유시추선 / cached.newslookup.com




 어떤 이유로 해치가 열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사고를 계기로 노르웨이에서는 감압실의 안전장치 의무화법이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잠수라는 작업 자체가 얼마나 위험하고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지, 그리고 심해의 압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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