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공학/저렴하게 즐기는 RC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 -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조종불능에 빠진 위험천만한 드론 덕분에 상급 조종기를 공부하다






 아아 멘붕입니다. 글로만 접하던 노콘 이었습니다. 설마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러너250으로 아크로 흉내 낸다고 연습 중이었지요.




 모드는 간단했습니다. 후면 호버링, 엘리베이터 급전진, 급상승 후 좌회전, 8자비행이었습니다. 공중에 띄운 후 앞으로 무지막지하게 달려가는 연습이었습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1

 




 그런데, 헐. 급상승 후 갑자기 러더가 듣지 않았습니다. 기체가 상승을 멈추고 선회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냥 계속 올라가더라고요.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지요. 바로 조작을 중지하고 출력을 줄였습니다.




 그런데 웬걸 쓰로틀을 0까지 낮추었음에도 드론이 계속 상승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노콘 (노콘트롤, 조종불능) 이 왔다!




 스틱을 잡고 미친 듯이 풍차돌리기를 시전했습니다. 아얘 조종기를 꺼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드론은 계속 상승합니다. 계속 올라가더니 결국 작은 점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파트 공사단지 넘어로 날라간 드론. 결국 저 멀리서 속절없이 추락하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2





 떨어진 곳을 눈 여겨 두고 허둥지둥 뛰어갔습니다. 아파트 공사현장이라 출입이 불가했지만, 입구에서 사정했지요. 아저씨 드론이 떨어졌어요 찾으러 가게 해 주세요. ㅜ_ㅜ. 손에 들고 있는 송신기와 절박한 표정 때문일까요.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더니, 사연을 듣고는 들여보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넓은 공사 현장을 어떻게 다 뒤지겠습니까. 길은 없지요. 진흙은 철퍽거리지요. 공사자재로 바닥은 엉망이지요. 러너 250의 잔해라도 건졌으면 했으나 OTL... 한 시간 정도 다섯 동을 뒤지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3






 정말 멘붕이라는 단어 말고는 딱히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나름 거금을 투입한 첫 드론인데요. 그냥 훨훨 날라가 버리다니요. 아깝고 속상하고, 어떻게 다시 사나 고민도 되었습니다. 게다가 추가 비용을 들여 또 조립한다 해도 노콘이 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접한 다양한 사연들, 기백의 인스파이어를 바다로 날려 보냈다는 등등의 경험들이 얼마나 큰 멘붕을 불러왔을까 격하게 공감이 됐습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4






 그래도 어떻게 시작한 드론인데, 이렇게 좌절할 수 많은 없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드론으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없다는데 감사하게 생각하자. 비싼 비용을 들여 좋은 공부를 했다. 아직도 내 손에는 노콘의 위험에 놓인 드론 한 대가 더 있다. 왜 그랬는지 원인을 찾아보자.




 우선 제 송신기(조종기)는 웰케라 데보7입니다. 가성비가 좋아 입문용으로 많이 추천되는 저가형 송신기입니다. 프로그램 믹싱 기능을 지원하며, 7개의 채널을 DSSS 방식으로 통신합니다. DSSS라고요? 그게 뭐지요?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5www.365webicon.com





 찾아보니 DSSS는 Direct-Sequence Spread Spectrum의 약자입니다. 여러 개의 주파수에서 간섭이 없는 한 개 만을 붙잡고 무선통신을 하는 방식입니다. 최근의 RC들은 대개 2.4GHz의 주파수를 사용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 수치는 대표 주파수를 일컬을 뿐, 실제로는 2.3999 GHz, 2.4001 GHz 등의 다양한 대역을 사용합니다. 처음에 드론과 송신기에 전원을 인가하면, DSSS 의 경우 여기서 한 개의 주파수만 고정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6www.snapdeal.com






 고정된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전력으로도 운용이 가능하고, 기기를 소형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파수를 하나에 집중하기 때문에 코딩된 데이터를 더 복잡하게 사용할 수 있고, 덕분에 해킹에 강한 높은 보안을 자랑합니다. (디지털 의사잡음코드 / PN Code:Pseudo Noise Code) 그런데 문제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한 개의 고정 주파수’ 입니다. 재밍이나, 다른 무선장비로 인해 주파수가 혼선되는 순간. 축 사-_-망이 되겠습니다. 그냥 노콘 나는 거에요.




 이를 위해 데보7을 포함, 중저가의 DSSS 방식은 모두 두 가지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픽스 아이디이고 다른 하나는 페일 세이프 모드 입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7





 ‘픽스 아이디’는, 리시버와 조종기를 바로 연결해 주는 모드입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조종기는 여러 개의 수신기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리시버의 브랜드만 같다면, 한 개의 데보7으로 여러 드론을 조작할 수 있지요. (동시에는 아닙니다만 잘못하면 동시에도 된다고 합니다;;;;




 처음에 전원을 넣게 되면 송신기는 수 초간 수신기의 ID를 찾아 연결해 주는 작업을 하는데요. 픽스아이디를 적용하게 되면, 리시버의 ID가 송신기에 등록되면서 별도 검색이 필요 없이 바로 연결됩니다. 노콘이 발생되었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 딜레이가 없으므로 보다 빨리 기체를 조종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8





 두 번째는 ‘페일 세이프’입니다. 노콘이 발생했을 때, 기체가 명령 없이 스스로 수행할 모드를 설정하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이 없을 때는 ‘홀딩’ 즉, 제일 마지막에 수신했던 명령을 고정하여 작동하게 되는데, 제 드론이 바로 이 경우였습니다.




 쓰로틀을 올린 상태에서 노콘이 발생했고, 기체는 명령이 들어오지 않으니 홀딩으로 전환하여 마지막 명령인 상승을 충실히 수행했던 것이었습니다. 페일 세이프는 세팅을 통해 변경이 가능하고, 보통은 모든 조작값은 0, 쓰로틀만 50%로 맞추어 놓는다고 하는군요. 기기에 따라 표시 방식이 다르지만, 데보에서는 Throttle. L 50% 정도로 셋팅하면 됩니다.




 만약 제가 이 두 가지를 셋팅 해 놓았다면, 노콘에 대처가 조금 더 용이했을 수 있습니다. 쓰로틀을 낮추었으니, 훨훨 날라가진 않았겠지요. 껐다가 다시 켰다면, 노콘이 회복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9troca-se.pt





 하지만 확실한 건 어떻게 했더라도 노콘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공사장 근처이니 생각보다 많은 무선기기가 있었겠지요. 타워크레인과 연락을 위한 무전기, 현장사무소의 무전기, 작업자들의 핸드폰 등등. 주파수가 중접될 확률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DSSS가 보안에 강할 뿐 통신기기간 연결에는 무척 취약합니다. 전화야 다시 걸면 되지만, 드론은 끊어지면 추락입니다. 최소 제가 데보7을 계속 사용하는 한, 노콘의 쓰라림을 더 겪어야 한단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상급 기종들은 여기에 대비책이 있겠죠.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10flyduino.net



 상급 조종기중 가장 저렴한 FrSky의 타라니스 x9d, 하이텍의 오로라9을 찾아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FHSS라는 다른 주파수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FHSS Frequency-hopping Spread Spectrum의 약자로 주파수 도약방식을 일컫습니다.




 하나의 주파수로 통신했다가 먹통이 되면 곤란하니, 주파수를 여러 개 확보해서 왔다갔다 하는 기술이 적용되어 있었던 거죠. 다만 DSSS보다 먼저 개발된 통신 방식이라, 데이터의 대역폭이 좁고, 덕분에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보안 코드를 사용하게 되면, 다른 데이터 통신을 포기해야 됩니다.) 주파수를 점프(호핑)해야 하니 전력도 많이 필요하고, 덩치가 크다는 단점도 있다는 군요.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11






 벗뜨. 노콘에 강합니다. 여러 개를 물고 있으니 하나가 죽어도 상관 없습니다. 점프하는 주파수가 하나 줄어들 뿐입니다. FrSky X9D 타라니스의 경우 16개의 채널을 확보하고 호핑 한다고 합니다. 한 두 개쯤 채널이 죽는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노콘이 일어나기 힘듭니다. (그래도 간혹 있다고는 합니다. 확률의 문제겠지요.) 




 DSSS과 FHSS를 결합한 방식도 등장했습니다. 주파수의 개수를 줄이고, 데이터 통신 양을 늘이는 방식입니다. 다양하게 불리는 모양인데, AFHSS, FASST, DMSS의 약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안에도 강하고, 재밍에도 강한 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12fpv.tv





 노콘, 안 나는 본 사람은 모릅니다. 이건 겪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처음에는 왜 다들 비싼 조종기를 권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요? 노콘을 겪어 봤습니다. 기체 손실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자칫 잘못해서 사고도 날 뻔 했습니다..좋은 송신기는 값을 합니다. 견적도 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타라니스를 손에 넣기 위해 직구 싸이트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좌충우돌 초보의 RC 헬기 입문기 18 - 노콘의 첫 경험, 상급 조종기의 필요성13oldwww.helibatics.com






 아무리 저렴해도 200달러, 관세까지 포함하면 거의 30만원선입니다. 하지만 30만원이 결코 큰 돈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드론을 날리는 한 조만간 타라니스를 입양할 듯 합니다.





P.S. 데보7은 초기형 후기형에 따라 출력이 다르다고 합니다. 버전 확인에서 A사양과 B사양이 각각 10mW / 100mW 을 가진다는 군요. 저는 A사양이라 꼼짝없이 타라니스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FHSS : Frequency-hopping spread spectrum / 주파수도약방식

DSSS : Direct-sequence spread spectrum / 직접확산방식



PPM : Pulse Position Modulation

PCM : Pulse Code Modulation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