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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내수 점유율을 올려야만 하는 한국지엠, 르노삼성 그리고 쌍용


공통점이 보이는, 내수 점유율을 위한 후위그룹의 전략




 국내 자동차 시장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산차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생산차량의 단가가 꾸준히 오르고, 해외 수입차의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게 되면서 수입차량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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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수출 환경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수출 증가세가 꺾였습니다. 유가 하락으로 이머징 마켓의 수요가 줄었고, 특히 중국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출환경은 무척 악화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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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시장 1,2위를 차지하는 현대기아는 대응이 조금 수월한 편입니다. 




 내수에서는 정상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면 됩니다. 고객 충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지금까지 잘 꾸려온 기업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 합니다. (이게 무너지고 있어서 문제이긴 하죠) 최악의 경우 단가 인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됩니다. 최근 발표된 아이오닉과 니로의 가격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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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FE(Cororate Average Fuel Economy)를 위해 생각보다 전략적인 가격으로 책정 되었습니다. 한 두 차종 정도의 수익 쯤이야 반납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저가정책이라기 보다 차종별 수익률 조정 정책이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쓸 수 있는 수단이 많습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갖춰져 있으므로, 대형차를 중점 공략으로 수출물량 감소에 맞설 수도 있습니다. 이머징 마켓에서의 소형차 수량 급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탄탄한 북미 시장을 제네시스로 공략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 제네시스의 조합으로 CAFE도 맞추고 수익도 올리고… 다양한 차종을 직접 개발하는 메이커만의 고급스킬 시전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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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3,4,5위에 자리한 한국지엠, 쌍용, 르노삼성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지요.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차량의 한계가 명확합니다. 본사에서 물량이 배정되지 않으면 수출을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이들 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 취해야 하는 스탠드는 명확합니다. 내수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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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완성차 업계의 한 개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약 20만대의 물량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3사중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한국지엠이 2015년 16만여대를 판매하였지요. (민교아빠님 자료 인용, 2015 12월 누계) 그렇다면 나머지 쌍용과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만약 수출이 더 힘들어 진다면, 이들 업체의 입지는 오로지 내수시장 판매량에 달리게 됩니다.





 여기서 쓸 수 있는 전략은 딱 세 가지 뿐입니다. 첫째는 틈새시장 공략입니다. 타 업체가 아직 들여오지 않은 신규 세그먼트의 차량을 판매하는 방법이지요. 처음 판매하므로 가격결정에 조금 유리합니다. 세간의 관심도 받을 수 있습니다. 견제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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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볼리, 트랙스, QM3의 소형 SUV가 딱 이 시장입니다. 트랙스가 처음 포문을 열었을 때는 경쟁자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QM3, 티볼리가 등장했지요. 현대기아에게는 그렇게 유의미한 수량이 아니지만, 이미 각 3사는 쏠쏠한 판매량을 올리고 있습니다.




 둘째는 가격 인하입니다. 분명 차종별, 브랜드별 장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동차의 품질은 상향평준화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차량 가격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비슷비슷한 차라면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좋은 옵션에 더 저렴한 차를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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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가정책은 현 차종에 후발 주자가 입소문을 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입니다. SM6, 임팔라가 이런 전략을 취했었죠.




 마지막으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들 수 있겠네요. 기업 이미지,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방법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아직까지 현대기아 하면 넓은 실내, 가벼운 주행감, 쉐보레 하면 튼튼하지만 낮은 연비, 쌍용하면 시끄럽고 튼튼한 SUV, 르노삼성하면…. 삼성의 이미지를 무의식적으로 떠올리지 않으신가요? 의외로 이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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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간동안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꽤나 까다로운 수단입니다. 르노삼성이 쉽게 ‘삼성’이라는 이름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제가 아는 방법인데, 왜 다들 시도하지 못하느냐고요? 다 돈 때문입니다. 위의 전략을 하나로 묶어 보세요. 틈새시장을 공략할 신선한 차량을, 값싸게 팔면서, 천문학적인 홍보 비용을 쏱아야 합니다. 본사에서 절대 밑지는 장사 하지 않아요. 지원을 위해 차를 절 때 싸게 내어주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비싸게 사와서 역마진을 붙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쥐고 있는 돈이 많이 없는데, 홍보에 돈을 쉽게 부을 수 없죠. 세 가지 전략 모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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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국내 3사의 최근 행보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쌍용은 본의 아니게 내부 비용을 이미 절감한 상태입니다. 공장 폐쇄까지 가는 힘든 기간이 있었지만 거의 한방에 정리되었습니다. 마힌드라쪽으로 부터의 투자 이야기도 있었고 (실제 이행 여부는 불문명합니다) 결국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로 출시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티볼리의 경우 경쟁차량보다 거의 2백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소형 SUV 시장을 거의 평정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르노삼성도 비슷합니다. 옥쇄투쟁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량감원으로 한차례 회사가 출렁거렸습니다. 사무직, 현장직을 가리지 않고 몇 년간 대규모 명예 퇴직이 있었습니다.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비싼 부품 단가들은 상당히 높은 비율로 국산화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실탄을 많이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실행에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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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M3 도입하였습니다. 시장 예상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였습니다. 연식을 바꾸면서 가격이 상승하였지만 어쨌던 초반 이슈를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는 SM6에서도 똑같이 진행 중입니다. 사전계약이 2만대를 넘었습니다. (국민 중형차 쏘나타의 연간 판매량이 만대 정도 됩니다.) 저가 정책은 대 성공이었습니다.




 쌍용과 르노삼성에 비해 그나마 여력이 있는 쉐보레도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두 업체에 비해 인원감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꾸준히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저가 정책의 기조는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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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임팔라 가격을 봤을 때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직구를 많이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수입차의 경우 운임비, 관세, 국내 인증, AS 보증까지 꽤나 높은 수준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했었지요. 이슈몰이에 성공했습니다. 수입차 고급차 치고는 꽤나 순항 중입니다.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기업 마케팅을 제외하면, 세 업체 모두 비슷한 길을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싸게 팔면서 틈새차량을 공략하는 중입니다. 




3사의 CEO가 모두 내수 점유율 상승, 순위 상승을 천명했습니다. 어짜피 후위 주자라 잃을 것도 없습니다. 살거나 망하거나 둘 중 하나만 남았습니다. 이게 마지막을 불태우는 불꽃이 될 지, 앞으로의 성장을 자축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될 지 3사의 경쟁은 한동안 지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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