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공학/비행기

U-2 드레곤 레이디의 퇴역과 SR-71 블랙버드


가장 높은 곳을 가장 빨리 날다 : SR-71와 U-2



당분간 미 공군의 유인 정찰기는 보기 어려워 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천문학적인 부채를 삭감하기 위해 테이퍼링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미군도 자유로울 수 없거든요. 



결국 2015년, 산소호흡기를 달고 연명하던 마지막 유인 정찰기 U-2의 퇴역이 결정되었습니다.



The 50-year-old U-2 is being retired in favor of the unmanned Global Hawk system. (원문보기) 



출처 : www.operatorchan.org



앞으로는 당분간 무인인 UAV 글로벌 호크가 미군의 유일한 항공정찰 자산으로 남게 될 예정이지요. 



U-2는 이미 운용한지 50년이 되어 퇴역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요. 



조금 더 덧붙이자면, 원래 2012년 퇴역이 예정이었으나,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의 안보환경 덕분에 2025년 까지 연장하여 운용하는 것이 검토되었습니다. 



출처 : nosint.blogspot.com



U-2는 미 공군에서도 B-52 다음으로 긴 운용기간의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렴한 유지비용과 시대에 뒤떨어 지지 않는 꾸준한 개보수 덕택입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건 미군이라고 다를 바 없는듯 합니다.)  



출처 : www.habu.org


출처 : roadrunnersinternationale.com



또 다른 유인 정찰기 SR-71은 높은 유지비 탓에 1990년 퇴역하고 말았는데. 같은 정찰기 임에도 운용 컨셉이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25km 상공을 마하 3의 고속으로 비행하기 위해서 고가의 소재와 기술들이 적용 되어야 했고, 결국 높은 유지비로 이어져 조기(?) 퇴역이 이뤄졌지요.




출처 : www.picstopin.com


출처 : b.johnwurth.com



마하3의 고속은 기체 외부에 공기 마찰열을 불러 왔고, 약 300도씨 이상의 고온을 견디기 위해 외피는 티타늄 합금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착륙 후 캐노피가 너무 뜨거워 바로 열지 못했다고 합니다.) 



고온에서의 팽창, 실온에서의 수축을 반복하는 탓에 기체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았고, 



결정적으로 열팽창을 감안한 패널간 공차가 너무 커서 지상 계류중 유압계통의 부담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작동유가 줄줄 흘렀다고 하죠)



출처 : www.dequalized.com



또한 상온에서 고체로 존재하는 JP-7 항공유를 별도 개발해야 했으며, 연료관을 기체 전체로 돌려 냉각하는 복잡한 설계를 가져야만 했습니다. 



고온에서 성질이 유지되는 특수 스텔스 도료를 사용했음에도 매번 비행시 마다 점검 해야 할 정도로 기체 피로가 상당했다고 합니다. 



외부 온도가 100% 단열되지 못해 기체 안이 120도씨 까지 치솟았다고 하니 굳이 고고도 산소 문제가 아니더라도 여압복은 파일럿에게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었습니다. 



덕분에 적국의 상공을 정찰하면서도 단 한차례의 격추도 없었던 놀라운 기록을 가지게 되었지만요.



출처 : airmgf.blogspot.com



반면에 U-2는 속도보다는 높은 고도에 초점을 맞춘 정찰기로 SR-71 보다 약간 더 높은 고도 운용되고 있습니다. (27km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상세 스팩은 여전히 1급 기밀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기체는 F-104를 베이스로 재설계 되었고, 단발 터보팬의 저렴한 유지비용 덕택에 현재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 fighteraircraftpics.blogspot.com


출처 : www.picstopin.com



여담이지만 높은 작전고도 덕분에 파일럿은 여압복을 입어야 하고, 



극단적으로 긴 주날개 덕분에 엔진이 꺼지고도 한시간 가량을 활공 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출처 : acesflyinghigh.wordpress.com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긴 주날개를 끝에는 작은 랜딩기어가 달립니다. 보조바퀴라 이륙 직후 자동적으로 떨어져 나가지요. 



착륙은 조막만한 외바퀴 하나, 보조바퀴 하나, 단 두개의 바퀴에 의지해야 합니다.



극악의 캐노피 시인성까지 더해져, 



전담 차량이 추격(?) 하며 기체 상태를 모니터링 해주지 않으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는 군요.



출처 : www.afcent.af.mil


출처 : www.afcent.af.mil


출처 : en.wikipedia.org



냉전시대때 기체가 여러번 격추되어 정치적인 이슈화된 경우도 많았는데요. 



유명한 소련의 U-2 격추사건은 동서 냉전을 한층 격화시킨 매개체가 되기도 했습니다.



고고도 때문에 격추시킬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소련이, 



비행 루트 파악하곤 산 정상에 SA-2를 매복 시켰다가, 수십발을 발사해서 격추시키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벼르고 별렀다 잡아낸 거죠.




출처 : www.flankers-site.co.uk





U-2도 불운했던게, 엔진이 꺼지면서 고도가 27km에서 20km로 낮아진 상태였거던요. 조종사가 탈출했지만 소련에 생포당했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출처 : 사진내 기재


출처 : 사진내 기재





U-2를 격추하기 위해 자국의 Mig-21을 팀킬하는 손해까지 입은 소련. 그럼에도 격추에 혈안이 되었던건 자존심 때문이었습니다.



자국 영공을 마음대로 휘젓는 적국 기체라니요. 공개적으로 비난할 수도 없으니 얼마나 이를 갈았겠습니까 (북한 영공을 들락날락 하는 스텔스기를 떠올려 보세요;;;;)




출처 : roadrunnersinternationale.com



화려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U-2의 퇴역은 많은 매니아들을 아쉽게 만들었습니다만. 



미사일을 미사일로 격추하는 기술, 인공위성을 미사일로 격추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퇴역은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합니다. 



출처 : www.afrid-fransisco.com


출처 : www.imgday.com



록히드 마틴에서 후속기인 SR-72의 떡밥(포스팅 클릭)을 흘렸으니, 전혀 다른 첨단 기술의 차세대기를 만날 날을 기다려 봅니다.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