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 먼저인가 수익이 먼저인가
2013년을 마지막으로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주최 측인 FOM (포뮬러원 매니지먼트)와의 중계권료 협상이 주된 원인이었는데, 매년 누적되는 적자가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자잘한 세부 비용까지는 모르더라도
입장료외 의 다른 수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서킷 건설비용의 상각, 막대한 중계권료를 내기에 무리가 있었을 겁니다.
출처 : www.scmp.com
3년 계약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당연히 가격 조정을 시도 했을거지만,
FOM 입장에서는 한국이 그리 매력적인 시장이 아닙니다. 여기서 제가 짚고 싶은 부분은 F1 철수는 ‘당연한 수순’ 이었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F1 개최로 인한 수익 창출이 어려운 이유
결과적이지만 코리아 그랑프리는 내수(?)를 타겟으로 하는 지역대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유럽국가들은 EU 내에 이동이 자유로운 편이지요. 일본은 두꺼운 팬 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레이지아는 관광객을 타겟으로 F1을 유치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국내 팬들도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외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에 적당하지 않는 국가입니다.
우리나라가 관광산업이 그렇게 안 좋단 말이냐 라고 지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당장 모나코와 비교해 보아도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출처 : hindustantimes.com
출처 : f1fanatic.co.uk
출처 : f1fanatic.co.uk
해외 팬의 입국으로는 재미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고, 국내수입만으로 경기 개최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왜 대한민국만 모터 스포츠가 인기가 없을까
이를 모를리 없는 카라(KARA, 한국 자동차 경주 협회)는 대회 자체를 이슈화 시켜 관중몰이를 시도합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수도권과의 먼 거리, 영암이라는 지역적 불리함까지 더해져 국내 팬들도 접근이 쉽지 않았습니다.
첫 대회 개최를 계기로 저변을 확대하려던 의도 역시 미숙한 운영 – 자유권 배포, 숙박시설 미비 등 - 이 도마에 오르면서 실패하고 말았지요
출처 : www.telegraph.co.uk
출처 : www.telegraph.co.uk
출처 : www.telegraph.co.uk
출처 : todof1blog.com
의미없는 시도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모터스포츠는 단기간에 팬을 확보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오히려 진입장벽이 높아 접근이 까다롭기로 유명하죠. 다른 구기종목처럼 직접 즐기기에는 비용이 많이 듭니다.
당장 레져카트를 타려고 해도 10분에 2만원 정도 되는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한 시간만 타더라도 10여만원이 훌쩍 넘어가죠. 만약 차량을 직접 구매 해서 즐기기라도 한다면, 비용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가있을 겁니다.
출처 : mamaschellsays.blogspot.com
출처 : wilmingtonautomotivenews.com
그렇다고 TV로 쉽게 즐길 수 있느냐.
일부 매니아층들은 해외 위성TV 혹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시청하고 있습니다만, 국내에서 쉽게 TV로 즐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야구조차 MLB 중계료로 인해 제한적인 시청이 가능한데
하물며 모터 스포츠는, 광고수입 손익을 따지면 절대 쉽게 송출할 수 있는 컨텐츠가 아닙니다. 결국 '돈' 문제인거죠.
출처 : coffeepoweredracing.wordpress.com
출처 : www.thisisbandit.com
모터스포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각종 지식으로 단련된 매니아층과 달리 일반 대중은 방대한 자료를 '공부' 해야 하는데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타이어는 왜 교체하는지, 왜 단 3일에 걸쳐 대회가 열리는지, 출발 순서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등등.
기본적인 규칙은 기본이거니와 머신에 대한 기본적인 메카니즘은 단순 습득을 넘어 학습을 통한 이해가 동반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변화구 구질의 차이를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야구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1-grandprix.com
출처 : engtechmag.wordpress.com
출처 : www.germancarforum.com
즉 모터스포츠는 잠재 구매력이 높은 선진국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된 스포츠입니다. 돈, 시간, 지식이 충분치 않으면 접근이 까다로운 분야입니다.
튜닝에 대한 인식이 이제 막 바뀌어 가는 선진국 길목에 있는 대한민국에서 당장 모터 스포츠를 감내하기란 쉽지 않은거지요.
출처 : www.germancarforum.com
출처 : en.espnf1.com
출처 : formula1.ferrari.com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 같은 슈퍼스타가 탄생하기 어려운 것이 모터 스포츠인지라,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저변을 넓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출처 : www.salon.com
일각에서는 국가단위의 선투자가 이루어져야지만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의 부흥이 일어날 거란 주장을 하는데.
글쎄요. 저는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모터스포츠의 팬중 한명으로 대한민국이 이 분야 시장이 커지길 바라가는 매한가지 입니다만,
아직 길목에 있는 우리나라야 말로 선진국이 되기 위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쪽입니다.
출처 : blog.livedoor.jp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기 보다는 발목을 잡지 않는 쪽 특히 법령만 잘 정비한다면 나중에라도 이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차근차근 형성되지 않을까요?
당장 앞을 큰 결과를 보기 보다는 천천히 하나씩 먼 미래를 보는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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