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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시승,방문기,리뷰

현재 진행형인 현대자동차의 폭망 흑역사 시리즈


어정쩡한 상품성으로 선택 받지 못한 비운의 현대의 차종들



 현대자동차 그룹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IMF이후 기아를 인수하면서 시장을 과점하는 원톱의 자리에 올랐지요. 



www.mccarthyolathehyundai.com



 1등이 되기까지 정치권과의 관계를 지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괜찮은 품질의 괜찮은 차량을 적당한 가격으로 절묘하게 셋팅 하는 능력, 여기에 한국인 입맛에 맞게 홍보하는 능력은 인정 받을 만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 능력에 슬슬 균열이 가는 느낌이네요. 현대의 헛발질은 그리 잦은 편은 아닙니다만, 대표적인 예닐곱 번의 헛발질 중 세 번이 현재 진행형이거든요. 



1001carreviews.com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덜컥 현대의 기함이 된 아슬란과 미니버스 주제에 제네시스와 맞먹는 가격으로 나온 솔라티 가 현대의 흑역사로 남을 조짐입니다.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 낀 i40도 마찬가지이군요.



 현대라면 믿고 사는 충성스런 고객들 조차 눈을 돌리게 한 차량들입니다.



아슬란의 할아버지인 마르샤



automobilio.info




 지금 시대에 아슬란이 있다면 20년전에는 마르샤가 있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똑 같은 과정을 밟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슬란이 그랜저와의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조기단종 움직임도 보이는데, 1995년에 등장한 마르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쏘나타2를 고급화하여 당시 기함이었던 그랜저와 쏘나타 사이를 메워줄 차량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양산 뒤 딱3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요. 



only-carz.com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에어 서스가 달리기도 했고, 엔진도 그랜저의 V6 2.5L 엔진이 장착되었습니다. 나름 차별화에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임팩트가 없는 차량 디자인, 쏘나타와 같은 크기의 내부공간 덕분에, 시장에서는 값비싼 쏘나타 정도로 인식되었지요.



cardano.ru




 사이를 메워줄 차가 애매하게 사이에 끼어 조기강판 되어 버렸습니다. 프로그램 매니저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아마 실패의 책임을 톡톡히 져야 했을 겁니다.



어정쩡했던 아반떼 투어링



www.wheel-size.com




 아반떼 자체는 밀리언 셀러이지만, 왜건 방식의 아반떼 투어링은 흑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이상하게 당시에 3사가 모두 동시에 삽질을 하는 병크를 터트렸는데, 현대는 아반떼 투어링, 대우는 누비라 스패건, 그리고 기아는 크레도스 파크타운을 출시하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en.wheelsage.org




 아시는대로 내수시장은 전통적으로 왜건이 외면 받는 시장입니다. 인기없는 왜건이 희한한 디자인을 달고 나오니 폭망할 수 밖에요. 웨건이 고려되지 않은 샤시가 사용되었고, 트렁크 위에 이상한 혹이 달린 듯한 디자인이 패착에 한몫을 했습니다.



 차가 출시된 뒤 직접 접한 건 10번 미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시장 테스트의 성격이 짙은 차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만 천대받았던 라비타



www.autodata1.com


 라비타를 망작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지금 봐도 다소 생소한 디자인이지만, 공간 활용을 중시하는 유럽 스타일에는 딱 맞는 차량이거든요.



 차량 디자인도 페라리를 디자인한 이탈리아의 피닌파리나에서 했었고, 수출 시장에서는 꽤나 호평이었습니다. 터키 공장까지 가동해야 할 정도로 중박을 쳤습니다. 반면 내수시장에서는 2001년 출시 첫해에도 월 천대가 안됐었습니다.



avto-russia.ru



 그럼에도 이 차종을 흑역사로 언급하는 이유는, 자동차 시장이 얼마나 보수적인지, 덕분에 신규 세그먼트의 진입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en.wikipedia.org



 5인승 MPV 세그먼트는 유럽에서는 흔한 차종이지만, 한국에서는….지금 제가 봐도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약간 뚱뚱한 듯한 뒷태는, 토종 한국인인 저에게 쉽게 익숙해 지기 힘들어요.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라도 마켓의 트랜드를 잘못 잡으면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요. 



나름 매니아층을 형성했던 클릭



www.roadsmile.com




 클릭은 현대의 유럽 전략차종 2탄입니다. 소형 해치백 시장이 발달한 유럽시장을 위해 개발된 차량이지요. 사실 클릭의 한국시장 실패는 지금까지 제게 의문입니다. 오래전에 나왔던 같은 성격의 기아 프라이드는 꽤나 성공했었거든요. 



 상위 세그먼트인 엑센트와 엔진 사이즈가 겹쳤고, 가격도 그렇게 싸지 않았던 탓에 엑센트에게 팀킬을 당한 비운의 차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글쎄요. 개인적으로 두 차종의 색은 확연히 달라서 크게 겹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www.motorstown.com




 이건 제 생각일 뿐.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 들였냐가 중요하겠지요. 시장에서는 어짜피 해치백을 선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엑센트와의 가격 차별성도 보이지 않아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차량 포지셔닝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나무위키 / 그란투리스모




 사족입니다만. 나름 현대에서는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반전을 꾀하기도 했었습니다.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는 실패했고, 매니아층을 형성하는데 그치고 말았었지요. (국내 최초 원메이크 레이스의 주인공이 바로 클릭이었습니다.) 







 간단히 현대자동차의 흑역사 차량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현대차 그룹 전체가 잘 나가기 때문에 이들 차량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는데요. 



 반면 최근에 등장한 i40, 아슬란, 솔라티의 실적 부진은 조금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시대에 망작 세 차종이 나오는 건 드문 일이거든요. 현대의 내수점유율 하락 추세와 맞물려 있는지, 아니면 별도의 사안으로 봐야 할지 시간이 지나면 알 게 되겠지요.



 부디 시간이 지나, 이들 역시 재미 삼아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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