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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대형 수송기가 항공모함에서 뜨고 내린다고요?


항공모함에 실렸던 특이한 비행기들



 항공모함에는 10개에서 11개의 비행대대가 실립니다. 공격의 주역인 F/A-18 전투비행대대가 4개, 총 50기가 탑재되고, EA-18G 그라울러나 E-2C 호크아이 같은 지원기를 포함해서 약 90여대의 항공기가 실려 있습니다. 



 왠만한 중소국가의 항공력을 무력화 시킬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www.rt.com




이렇게 많은 수의 항공기를 운영하다 보니 항모의 비행갑판은 300m가 넘는 길이를 자랑하는데요. 긴 활주로 덕분에 덩치가 큰 의외의 함재기가 운용되기도 하였습니다.




A-3 Skywarrior



 A-3 스카이워리어는 미 해군이 운용했던 몇 안 되는 전략 폭격기입니다. 



 어래 전략폭격기는 B-52 처럼 미공군이 운용하는 것 아니었나요? 



 네, 지금은 모두 미 공군에서 운용 중입니다만, 냉전시기에는 해군에서도 운용했습니다. 



 핵공격을 당했을 때 보복 핵공격을 할 수단으로 사용되었지요. 지금의 전략핵잠수함 SSBN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면 됩니다.





wp.scn.ru





A-3는 폭격기 답게 두 가지 타이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무거운 함재기라는 타이틀 하나와 다른 하나는 가장 오랫동안 운영된 함재기라는 타이들입니다. 



 저 알흠다운 덩치좀 보세요. 엔진이 상용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장착되어 있어 흡사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를 보는 느낌이에요. 



 이륙을 위해 두 대의 A-3가 대기중인 사진만 봐도 갑판이 꽉 차는 걸 알 수 있습니다.




www.aircraftinformation.info



 게다가 이 녀석은 첫 비행이 1952년 입니다. 마지막 비행은 1991년이었지요. 자그마치 40년 동안이나 운용된 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전쟁에서 걸프전쟁까지 굵직한 세 번의 전쟁기간을 거친 역전 노장입니다. (참고로, 실전배치는 1956년 입니다) 




www.cybermodeler.com



ICBM의 등장으로 퇴역이 검토되었으나, 큰 덩치와 긴 작전거리를 버리기가 아까운 미 해군. A-3을 전자전기, 혹은 정찰기로 전환됩니다. (다음에 소개될 A-5 비질란테도 같은 길을 걷습니다) 



 장기간 운용된 B-52도 그렇고, 주로 폭격기들이 노인학대의 주역이로군요.




www.cybermodeler.com



A-4 스카이레이더가 애기같이 보이는군요. 공중급유중인 A-3 스카이워리어.



www.aircraftinformation.info



 이쯤되면 소형 비지니스 제트기와 맞먹는다고 봐도 되겠죠?



www.cybermodeler.com




A-5 Vigilante



 덩치로는 전혀 꿀리지 않는 A-5 비질란트입니다. A-3와 마찬가지로 장거리 전략폭격기로 개발된 기체입니다. A-3의 후속기로 탄생합니다. 



 A-3가 5톤의 폭탄을 싣고 유유히 날아가는 장거리 폭격기라면, A-5는 비교적 가벼운 2톤의 폭탄을 싣고 재빨리 날아가 타격하는 장거리 폭격기입니다. 



 덩치가 크기도 한데 미끈하기까지 합니다. 잇-_-힝




www.aeroflight.co.uk




 최대 속도는 마하2로 동시대에 등장한 센츄리 시리즈 전투기와 맞먹는 속도를 가졌습니다. 덕분에 최대 이륙중량 조건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이륙해서 공격대에 합류하는, 미칠듯한 가속성능을 자랑했다고 하는군요. 



 외부 파일런을 사용하지 않은 덕분에 항력이 적어 가능했었지요. 초음속 비행을 위해 신기술인 가변공기흡입구 (variable-area inlet duct (VAID) 적용되었고 이는 이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전투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폭탄 장착 방식이 다소 괴이한데, 하부 무장창이 아닌 후면 무장창을 가진 특징을 가집니다. 



ysflight.in.coocan.jp



 설명이 어렵네요. 위 사진을 보시면 한번에 이해가 가실 겁니다. 



 리니어식이라고 해서 엔진 노즐사이에 위치한 캐니스터에서 폭탄을 배출(?) 하는 방식입니다. 나무위키에서는 ‘핵응가’라는 표현을 사용했네요. ㅋ




www.militaryfactory.com




A-3와 마찬가지로 비질란트도 1961년부터 불과 단 3년간 운용됩니다. SLBM의 등장으로 더 이상 효용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A-5는 정찰사양인 RA-5로 개수되고, 때마침 닥친 베트남전에서 고속 정찰기로 톡톡히 한몫을 하게 됩니다. 



 생산된 156대 중 대부분인 90여대가 A-5가 아닌 RA-5로 생산되었으니, 비질란트는 폭격기라기 보다 정찰기라고 보는 편이 더 맞을 수도 있겠네요.




www.forumdefesa.com



뒷쪽이 A-3 스카이워리어, 앞쪽이 A-5 비질란트 입니다.



greyhandgang.com



미해군의 양대 핵폭격기의 위엄.



www.adf-messageboard.com.au



지금봐도 결코 빠지지 않는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commons.wikimedia.org



 

A-3와 A-5는 모두 과거의 함재기입니다. 그럼, 현재 운용되는 가장 큰 함재기는 어떤 기체일까요?




C-2 Greyhound



 C-2 그레이하운드입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길이가 가장 긴 기체라고 해야겠군요. 이니셜에서 볼 수 있듯, C-2는 캐리어, 즉 수송기입니다. 





 항공모함은 워낙 대형이다 보니 처리해야 할 화물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보급선을 활용하지만, 긴급을 요하는 화물이나 승객은 보급선으로 처리하기가 애매하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E-2를 베이스로 개발된 수송기가 바로 C-2 입니다. 



 1965년에 첫 비행을 시작으로 총 58대가 생산되어 활약 중입니다.



commons.wikimedia.org



airportjournals.com



foxtrotalpha.jalopnik.com


www.chochotte.org




E-2가 베이스라고 하니 두 기체가 비슷하네요? 그래도 C-2가 더 큰 건가요? 



 사실 날개의 폭은 C-2가 길고, 기체 길이는 E-2E가 더 깁니다. 가장 큰 함재기에 C-2를 갖다 놓기는 무리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C-2를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다음 기체 때문입니다. 바로 C-130 입니다.



C-130 허큘리스



commons.wikimedia.org



 C-2가 개발되기 전 1960년대 초. 미해군은 항모용 중형 수송기로 어떤 기체가 적합할지, 다양한 검토를 하는데요. 후보 기체로 무려 C-130도 포함 되어 있었습니다. 두둥. 



airheadsfly.com



 C-130은 한국 공군에서도 사용중인 유명한 전술 수송기이지요. 도저히 항모에서 운용할 수 없어 보이는 크기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똘기와 자신감이 충만했던 당시 미해군은 C-130의 항모 이착함 시험을 하기로 결정하고, 결과는… 대성공. 



 덕분에 C-130은 항모에서 이착함한 가장 큰 기체로 등극했습니다.




www.fliegerrevuex.aero




 보이는대로, C-130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갑판을 싹 비워야 하는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운용 중 사고가 나면 항모를 원샷원킬 할 수 있는 위험도 있었지요. 



 상식적으로 항모에서 운용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었습니다. C-130의 수송기 전용 검토는 그대로 백지화 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실제 실행에 옮긴, 미국이란 나라가 새삼 대단해 보입니다.



www.fliegerrevuex.aero






 이대로 끝내기가 아쉽죠? 마지막으로 엉뚱한 기체 하나를 더 살펴 보시죠. 뜬금없는 U-2 입니다. 



U-2 드래곤레이디



www.beale.af.mil



 1963년 CIA의 제안으로 고공 정찰기인 U-2가 아주 잠시 항모에서 운용된 적이 있습니다. 



www.af.mil



 당시만 해도 정찰 인공위성이 없던 시대라 정찰을 위해서는 무조건 정찰기를 사용했어야 했는데요. 지구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정찰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게, U-2를 항모에서 띄우고 내리자는 계획이었습니다.



lorrab.wordpress.com



 U-2가 상당히 불안정한 기체입니다만, 이착륙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항모에서의 비행자체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C-130과 달리 U-2 전용으로 항모를 운영하려는 시도였으니, 다른 함재기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지요. 어레스팅 훅과, 랜딩기어를 개수하여 운용을 시도합니다. 



 결국 1964년 남태평양 뮈뤼로아의 프랑스 핵실험을 감시에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첫 임무를 완수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SR-71 블랙버드가 등장했고, 항모 한대를 U-2를 위해 운용하는데도 부담이 되었던 탓에 프로그램은 페기되었습니다. 






거대한 정찰기가 항모에서 뜨고 내렸다니, 사진으로 봐도 신기하기만 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