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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시승,방문기,리뷰

자동차 시장에서 보이는 수입의 국산화 전략


국산과 외산 사이에 서 있었던 차종들을 살펴보다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QM3하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국산브랜드의 수입차? 수입브랜드의 국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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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대로 이들은 본사에서 개발된 차종을 국내로 들여와 생산된 차종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국내 생산된 해외차종이라고 해야 겠군요. 도입차량이지만, 차체를 포함한 부품의 국산화율이 높고, 부품을 업체에서 직접 조달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한국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한국 브랜드를 달고 한국 시장에 맞게 사양도 변경되어 있어 느낌으로도 외산 보다는 국산쪽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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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해 보이지만, 사실 예전 한국 자동차 산업에서는 매우 보편적이었습니다. 스스로 차량을 개발할 능력이 없었던 관계로, 해외 모델을 들여와 생산해야 했습니다. CKD Complete Knock Down 이라 불리우는 생산 방식입니다. 



일종의 라이센스 생산 방식으로 모든 부품을 도입사에서 들여와 한국 공장에서는 조립만 했던 거지요. 1970-80년대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코티나를 예를 든다면, 포드의 코티나를 그대로 들여온 CKD 차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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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음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차에 붙은 엠블렘 조차 변경없이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보닛 전면부에 ‘FORD’가 달려있는 상태로 판매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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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종도 마찬가지여서 새한(대우자동차) 레코드는 오펠의 마크를, 기아의 푸조 604, 피아트 132는 이름과 브랜드 로고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빈약한 자사 이미지를 유명 해외 브랜드로 보완하는 전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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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랜드는 1980년대 전후 부터 없어지기 시작합니다. 첫 국산차 포니를 기점으로 대우는 맵시, 쌍용은 코란도 차량부터 자사 브랜드의 사용이 시작됩니다. 



차량개발이 가능해 졌고, 굳이 해외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자사 브랜드의 적극적인 채용은 불과 10년만에 대부분의 차종으로 확대 안착되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국내 차량에서 포드나 오펠, 푸조등의 앰블램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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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동 시대에 이런 추세를 거스르는 차종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기아의 세이블과 타운카 입니다. 모두 자사의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았었고, CKD 방식이 아닌 완전 수입방식을 선택한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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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종이라는 공통점도 있는데요. 당장 플래그 쉽을 개발할 여력이 없는 메이커가 풀라인업 구축을 위해 직도입한 모델들입니다. 마치 삼성전자가 맥북에어를 병행수입 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세이블과 타운카는 모두 포드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세이블은 머큐리의 타운카는 링컨의 모델이었는데 모두 포드 산하에 있던 브랜드였지요. 기아가 포드와 1986년 기슐제휴를 하면서 도입이 가능했습니다. 




일종의 완제품 수입이었기 때문에 앰블램을 기아로 변경하지 않고, 머큐리와 링컨의 브랜드를 그대도 사용하게 됩니다. (실적도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로 집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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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블의 경우 연간 1,000여대가 팔리며 중박을 쳤습니다. 1세대와 2세대 세이블을 포함 10년간 한국 수입차시장의 50%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었지요. 




수입차 치고는 저렴한 가격에 큰 이질감이 없는 외관이 성공의 비결이었습니다. 지금의 강남 쏘나타로 불리우는 BMW 520과 비슷한 인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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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타운카는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는데, 너무나 미국스러운 외관에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같은 전략, 같은 방식으로 판매된 수입차가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롭습니다.




세이블과 타운카 이후 경쟁사의 차량을 수입 판매하는 방식은 사라졌습니다. 풀라인업을 갖출 능력이 생겼습니다. 굳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환율 등의 가격 변동 리스크도 생각보다 작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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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산차 시장에서는 CKD, 병행수입 형태의 차량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현재는 지엠대우 - 한국지엠만의 기함들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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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싼 가격, 여기에 한국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되지 못한 상품성 때문에 팔리지 못한 스테이츠맨.  저렴한 가격, 한국시장 전용 옵션사양이 장착되면서 선선한 돌풍을 일으킨 임팔라를 보면, 상황에 따라 수입의 국산화 전략이 '적절'할 수도 '부적절'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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