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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도입 예정인 글로벌 호크가 보유한 사기에 가까운 정찰능력


한국군의 정찰능력을 대폭 향상시켜 줄 고고도 무인정찰기




www.northropgrumman.com




RQ-4 글로벌 호크를 모르시는 분을 없을 겁니다. 대한민국 정찰자산의 핵심이 될 무인 고고도 정찰기 (HALE - High-Altitude Long Endurance) 입니다. 



미국에서는 유인으로 운용되는 고고도정찰기 U-2를 대체할 기체로 이미 낙점된 상태 입니다. 



www.edwards.af.mil



고성능 정찰기인 관계로 미국이 극도로 판매를 꺼리는 민감한 군사장비로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 이외의 운용국은 독일이 유일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3월 구매가 확정되었습니다.



(얼마 전 기사로는 미국이 한국에게 꾸준히 구매를 요청해 왔다고 밝혀졌죠… 꺼려 왔다더니 뭥미?)



스케줄 대로라면 기체는 2015년 2월 노스롭 그루먼에서 생산이 시작, 2018년쯤 한국 공군에 정식 인도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diydrones.com




워낙 유명한 정찰기라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구입한 일본보다 싸니 비싸니, 다운그레이드 형이니 말이 많지요. 



무엇이 맞는 소리인지, 우리나라가 도입하는 글로벌 호크의 사양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의문이 들만한 내용의 정리해 보았습니다.



foxtrotalpha.jalopnik.com




글로벌 호크의 버전은 블록 10, 블록 20, 블록 30, 블록 40이 있습니다. 우리가 도입할 버전은 블록 30이고, 뒤이어 도입하는 일본의 버전은 블록 40입니다.



보통 블록의 숫자가 클수록 신상입니다. 신상 블록 40과 블록 30의 차이는 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의 존재 유무인데요. 



두 버전 모두 기본적으로 합성개구레이더 SAR (Synthetic aperture radar)가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 40에는 30에 없던 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가 추가되었고, 이로 인해 MTI (Moving target indication)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었지요.


www.aselsan.com.tr




이게 뭔 외계어인가 싶은데, 우선 SAR은 지상 탐색용 레이더입니다. 멀리서 레이더파를 쏘아 지형 패턴을 읽어내는 장비이지요. 지형 뿐만 아니라 지상군 장비도 추적이 가능한데요. 정찰기에서 적 동태를 감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www.northropgrumman.com




그럼 AESA은 무어냐… 최신예 전투기에 장착되는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입니다.



F-16이나 F-15와 같은 4세대 전투기에는 아날로그식 레이더가 달려 있었는데, 이게 5세대인 라팔이나 F-22로 넘어오면서 디지털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그리고 블록 40에 탑재된 레이더가 바로 디지털 버전인 AESA입니다. (AN/ZPY-2 MP-RTIP)




diydrones.com




즉 위의 외계어를 정리하면, 이때까지 필카(SAR) 를 달고 다니던 블록 30 정찰기가 40으로 넘어오면서 DSLR (SAR + AESA)로 땅을 훑고 다니게 되었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SAR과 AESA의 조합이 대단한 이유는, 지상의 적 병력을 손바닥 들여보듯이 감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matome.naver.jp



EISS (Enhanced Integrated Sensor Suite)라 불리는 정찰센서와 연동되는데요. 시속 7km로 이동하는 물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면서 동시에 차량인지 비행기인지 미사일인지 식별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20km 의 고고도 상공에서 말이지요.



foxtrotalpha.jalopnik.com



원래 이 역할은 대형기에 다수의 오퍼레이터가 탑승한 E-8C JSTARS, 그리고 U-2가 나누어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글로벌 호크 블록 40에 이르러서 모두 통합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defense-update.com



블록 30에서는 적의 장갑차량 댓수와 속도, 이동방향을 트래킹 했다면, 40에서는 이걸 3차원 맵에 구현시켜서 보여주는 사기캐가 된 것이지요. 마치 스타크래프트에서 전장의 안개를 걷어내는 치트키와 같은 존재 입니다.



그런데 일본도 구입한 블록 40을 왜 한국은 살 수 없나요 동맹의 급이 딸려서 그런건가요. 제길슨.



한국은 단독운용을 전재로 4대 패키지를 구입했습니다. 때문에 SIGINT(Signal Intelligence)라 불리우는 신호수집 장비가 빠졌습니다. 



www.airwar.ru



SIGINT는 도청장치라고 보면 됩니다. 역시 사기 스킬인데, LOL할 때 상대편의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도청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잘못 제공했다가는 오히려 자국 안보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겠지요. SIGINT는 블록 30의 핵심 장비 임에도 한국공군 단독 운영의 조건 때문에 판매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독일에 판매된 유로호크도 SIGINT는 자국 장비로 대체 되었습니다.)



spendergast.blogspot.com




한국의 블록 30은 SAR + EISS 이고 일본의 블록 40은 여기에 SIGINT, AESA이 추가된 달린 최신형입니다. 한국의 호크가 훨씬 더 성능이 떨어지는 군요. 같은 기종이라도 수집 정보의 질이 확 차이 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좀 살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일본의 블록 40 구입 대수는 3대입니다. 글로벌호크를 운영하기 위한 풀패키지는 기본이 4대로 구성됩니다. 한 대가 비다보니 제대로 된 운영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족분 한 대는 주일미군이 조달해서 운영한다고 합니다. 



www.murdoconline.net




뭔가 특이하지요? 미국과 일본이 공동구매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고등학생이 두 명이 돈을 반반 내어서 오토바이 한 대를 산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블록40 패키지가 100% 일본의 장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정찰에서 얻어진 정보가 100% 일본에 의해 분석된다고 볼 수 없겠군요. 즉 일본의 한국과 달리 미군과의 공동운영을 전제로 한 도입 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www.gandul.info




블록 40은 HISAR이라고 해서 SAR 이미지 스캐닝을 첩보위성의 SAR 데이터와 함께 공유하는 분석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블록 40을 손에 넣는다는 건, 미국의 첩보위성 접근 권한도 가진다는 소리인데…이런 민감한 고순도(?)의 정찰 인프라를 통째로 타국에게 넘겨줄 이유는 없겠지요. 



www.govtech.com




우리가 블록 40을 구매했다면 일본과 동일한 공동운영 조건이 포함되었을 겁니다. (블록40을 선택했다가는 여론의 뭇매를…. 아 아닙니다)




여튼 한국은 단독운영을 전제로 조금 낮은 버전을, 일본은 공동운영을 전제로 최신 버전을 구입한 셈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정보의 퀄리티와 독자 활용의 갈림길에서 한국은 조금 질이 떨어지더라도 스스로 운영하겠다는 선택을 했음을 알 수 있지요.



www.copybook.com



현재 한국공군의 글로벌 호크는 노스롭 그루먼에서 열심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거의 1조 가까운 도입 비용에 연간 운용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가격이 비싸고 다소 퀄이 떨어지더라도 한국군 최초의 고고도 정찰기입니다. 



드디어 전장의 치트 키를 손에 넣었으니 전쟁억지력 측면에서도 한국군에게는 상당한 전력강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늘의 한 줄 결론



한국도 2018년부터 막강한 대북 사기캐를 손에 넣게 될 예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