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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자동차 회사들이 새로 시도하는 대중과의 소통


온라인에서 시장의 반응을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다




자동차 회사들이 대중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시장의 목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아무리 1등 기업이라도 망하게 마련. 자사 제품의 시장 반응은, 기업 운영에서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최대의 관심사라.... 최순실 사건만 하려나요. -_-)




en.wikipedia.org




예전에는 신문이나 TV를 통해서만 시장의 반응을 알 수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기업이 직접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별도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이 주를 이루지요. 



1세대는 기업 블로그 입니다. 국내 자동차 5사가 모두 현재, 각자 브랜드를 내세운 개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공식블로그 - blog.hyundai.com


기아자동차 플레이기아 - play.kia.com


한국지엠 톡 BLOG - blog.gm-korea.co.kr


르노삼성자동차 공식 기업 블로그 - blog.renaultsamsungm.com


쌍용자동차 오토매니저 공식 블로그 - blog.smotor.com



특이하게 현대자동차는 그룹 블로그를 가지고 있네요. (https://blog.hyundai.co.kr)



blog.gm-korea.co.kr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한국지엠 입니다. 초창기 기업 블로그의 새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대중과의 소통, 유용한 자동차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개설 후 단기간에 많은 방문자를 기록했었지요. 그 수가 왠만한 파워 블로거 못지 않았습니다. 




blog.hyundai.com




한국지엠 사례 벤치마킹 하여 곧이어 현대, 기아도 기업 블로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점차 다른 산업으로 까지 확대되었지요.) 신제품 정보, 생활과 관련한 유익한 정보전달은 물론, 댓글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꽤나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블로그가 개설된 지 5년 이상이 되어갑니다. 안정적으로 장기간 운영되면 틀이 정형화되어 갑니다. 참신한 느낌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확대된 분야가 SNS 입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의 접촉이 시작되었죠. 



새로운 포멧이고 새로운 트랜드 였습니다. 블로그 보다 빠른 정보의 생산이 가능했고, 컨텐츠의 빠른 소비가 이뤄졌습니다.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뤄졌습니다.



administracionbeta.blogspot.com




결론만 말씀 드리면 SNS 케이스는 성공적이지 않았습니다. 너무 개방적이었습니다.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해도, 기업 블로그는 미디어에 가까웠고, 홍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면 SNS는 네트워트 였습니다. 넓은 개방성은 기업 홍보에 결코 득이 되질 않았습니다. 



forbes.com



계정 운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한데 관리가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었습니다. 욕설이나 풍자와 같은 정제되지 않은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선플보다는 악플이 더 많이 달렸지요. 건강한 악플이 아닌, ‘싫으니 망해라’ 식의 악플이 더 많았습니다. 



(부산경찰 트위터 계정같이, 역발상으로 성공한 케이스들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최근 대중과의 소통을 다른 방법으로 전환하려는 두 사례가 있었습니다.




현대의 H-옴부즈맨



현대의 경우는 업계 선두주자 답게 악플의 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대부분이 위에서 언급했듯 ‘그냥 망해라’ 식의 악플입니다. (‘자국민을 등쳐 먹는 현대는 각성하라’ 가 대표적입니다.) 



globalpr.hyundai.com



차량의 문제점을, 기업의 문제점을 구조적으로 분석한 건강한 악플은 일반 악플에 쉽게 묻혀 버렸습니다. 리플의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현대는 온라인의 목소리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시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개별 이슈에 산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전 접수를 통해 일반인들을 초대하고, 관련 연구소 핵심 인력과 만나게 하는 오프라인 대화 채널을 구성하였지요. 



그리고 해가 거듭할수록 대응이 점점 세련되어져 갔습니다. 기업 이미지 개선에 꽤나 효과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최근에는 아얘 대규모 오프라인 모임을 구성하여 장장 5개월 동안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blog.hyundai.com/2394




H-옴부즈맨 공지 – 현대블로그



대형 프로젝트 이므로, 비용이 많이 들어갔을 겁니다. 



공이 많이 들어갔단 소리입니다. 돈이 많이 들어가면 내부에서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오너에게까지 직접 보고가 들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중간 매개체 없이 시장과 경영진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한국지엠의 마당



또 다른 사례는 한국지엠에서 나왔습니다. SNS의 자유도를 높이되 관리가 가능한 쪽으로 선회한 케이스도 있지요. 자유도가 높은 웹사이트를 ‘직접’ 구축하고, 고객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입니다. 



gmcarsouthkorea.com/home/gm-korea-media-center






쉐보레의 경우는 일찌감치 블로그를 통해 기업홍보의 맛을 본 전례가 있습니다. 현대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언론 마케팅을, 기업 블로그를 통해 단시간에 극복한 경험이 있지요. 



하지만 쉐보레의  경우 쉐슬람이라는 충성스러운 고객들이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홍보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단점도 존재하지요. 



쉐보레의 경우 현대와 달리 악플의 절대 수량 자체가 적습니다. 쉐슬람의 선플(?)에 시장의 목소리가 왜곡되기 쉽습니다. 리플의 전체 수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리플이 곧 시장의 반응이라고 100% 신뢰할 수 없습니다.



gmcarsouthkorea.com/home/gm-korea-media-center




댓글의 양을 늘리고, 가공되지 않은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동시에 관리도 필요했고요. 그래서 나온 결과가 바로 한국지엠 마당입니다. 



직접 방분해본 느낌으로는, 익명에 가입이 자유롭고 쉽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개설한 느낌입니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보이는 현대의 H-옴부즈맨과 달리 온라인 전용이고, 개설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떤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로군요.



www.nima.nl




이 같은 기업의 진화는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예전과 달리 ‘미디어’라는 중간 매체가 사라져서, 시장의 반응을 가감 없이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반응의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이 더해졌습니다. 



자사의 제품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반응을 얻는지 훨씬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별 채널을 통해 정리된 시장의 반응이 CEO, 혹은 오너에게 전해질 때, 가공되는 일이 적어지겠지요. 그냥 추려서 결론만 내면 되거든요.



automobilemag.com




두 기업의 사례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는 모릅니다.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도, 혹은 활용을 못해 도태되는 일도 일어날 수 있겠죠. 



확실한 것은, 점점 시장과의 대화 채널이 단순해지고, 과감해 진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기업이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 어떤 형태의 대화 창구를 열어갈 지, 어떤 방향으로 진화 해 갈지, 사뭇 궁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