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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기타 재미난 이야기들

고속단정 사건으로 인해 극단으로 치닫는 대 중국 여론들


북한으로 인해 대놓고 변해 가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



서해에서 중국 어선이 해경의 고속단정을 고의로 침몰 시키면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해 연일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asiasociety.org



댓글을 보면, 인도네시아처럼 폭파 침몰 시키라고 하는 등의 과격한 여론을 볼 수 있지요. 주권을 다시 세우고 공권력을 확립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뭔가 외교적 전환점을 이끌어 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잠깐, 그전에 짚어볼 점이 있습니다.





phi.wikitree.us




2011년에 이미 더 심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단속 중에 해경대원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그 때도 난리였습니다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보도되고 문제점이 알려지고,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도로 이슈화 되었었죠. 



이전의 해경대원 사망사건에서 난리가 나서 나라가 한 번 시끄러웠어야 정상인데, 심한 사건에서 조용했던 여론이 이제야 더 시끄럽다니요. 뭔가 앞 뒤가 바뀐 느낌입니다. 왜 그럴까요.



Wikimedia Commons




(조금 논리의 비약이 있습니다만) 이번 일련의 분위기에서의 제 느낌은, 정부의 친중 정책이 어느 선에서 정리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한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국을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중국 역시 한반도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과는 거리를 두고, 한국과의 거리를 계속 가깝게 두어 왔습니다. 



때문에 국내의 수많은 중국 문제들을, 예를 들어 중국인의 불법 체류 및 관련 치안 악화, 에 대해 축소하거나 애써 무시하는 자세를 보여 왔지요. (이는 국내 인구 정책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cyberspaceandtime.com




언론의 보도를 보면, 국내 체류 중국인의 강력범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단신으로 짦막하게 전하기를 반복했었지요. 해상에서 주권을 수호하고 공권력을 집행하는 해경대원의 사망사고도 크게 이슈화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차이나 머니를 더 끌어와야 한다는 방향으로 중국 관광객 유커에 대해 집중 보도가 되기도 했죠. 중국에 대한 국내 여론을 꾸준히 그렇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게 유지해 왔습니다.



The New York Times




그러던 것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전후로 분위기가 전환되었습니다. 6자회담 등 다자간 외교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막을 내렸고, 미국을 위시한 자유진영과 중국을 위시한 공산진영이 한국에게 확실히 편을 가르기를 요구해 왔습니다. 



한국은 미국 편에 섬을 분명히 했지요. 아니 누차 말씀 드리지만 편가르기를 강요당했다고 말하는 편이 맞겠지만요. 



Wikipedia



여기에 시기까지 적절하게, 제주도의 무비자 입국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식당 주인의 폭행사건, 성당 내에서의 민간인 살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끌었습니다. 



제주도 해군기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도 동시에 싹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친중을 호소했던 세력이 한 순간에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The Straits Times




물론 제 이야기는 정황에 따른 추정입니다. 외교는 칼로 무 자르듯 단칼에 정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고속단정 사건에서 정부가 중국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모습을 보면, 최소한 대 중국 외교 전략이 수정되었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략 수정은 북핵 문제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Times


만약 상황의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면, 중국은 한국을 달래기 위해 서해의 불법조업에 성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야겠지요. 



그러나 우리를 속국쯤으로 보는 중국이 그럴리는 만무하고, 주중 대사 항의건은 이를 모를리 없는 한국정부의 일종의 외교 카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희가 이렇게 나쁘게 하니 우리는 너희 편에 설 수 없어! 란 시그널일지도…) 



공교롭게도 한, 미 양국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김정은 제거에 무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는데, 어찌되었던 한반도를 둘러싼 극단의 정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섯부른 도발을 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