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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지구를 지탱하는 인공 광합성의 재현에 도전하다


생각보다 무척이나 중요한 식물의 광합성 그리고 재현의 시도



식물의 광합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단순하게 빛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정도로 알고 있을 뿐입니다. 



http://www.huffingtonpost.com/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 광합성이 엄청난 프로세스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거의 모든 에너지는 바로 이 광합성에서 출발하더군요. 



rspb.org.uk




식물은 태양의 빛 에너지를 이용해 대기의 이산화탄소와 질소를 당으로 변환시켜줍니다. 이를 초식동물이 먹고, 초식동물을 육식동물이 먹고, 결국 사람이 먹는 먹이사슬을 거칩니다. 광합성이 없으면 우리가 먹을 음식이 없어집니다. 



unuudur.com




화석연료의 에너지도 마찬가지이지요. 석탄, 석유가 결국 유기체의 화석으로부터 나온 연료입니다. 먼 옛날옛적 썩어 없어질 나무가 없었다면, 즉, 광합성을 하는 식물이 없었다면 화석연료 역시 생기지도 않았을 에너지원입니다. 



Wikipedia




친환경 에너지인 풍력, 조력, 태양광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에너지를 얻기 위한 장비들은 결국 모두 화석연료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광합성이 없었다면 인류 문명, 아니 인류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광합성은 지구 에너지 순환의 핵심 프로세스입니다.



그러다 문득 질문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대단하고 중요한 메커니즘인데, 인공적으로 재현할 수 있진 않을까?



www.ucsusa.org




만약 되기만 한다면, 지천에 널린 물과 이산화탄소, 질소 그리고 햇빛만으로 무한히 많은 에너지 원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부산불이 산소이므로 환경오염의 걱정도 떨칠 수 있고요. 



평범한 제가 떠올릴 질문인데, 저보다 훨씬 똑똑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진작에 시도해 왔겠지요. 역시나 찾아보니 이미 인공 광합성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공 광합성의 재현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Wikipedia




자연이 준 선물, 인공광합성 - 카이스트의 과학향기



기사의 내용이다소 복잡해 보이는데, 먼저 광합성의 원리를 간단히 정리해 보죠. 


엽록소는 햇빛을 받으면 내부의 원자의 전자가 들뜬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전자를 배출하는데 이 전자가 물 분자를 건드려 산소와 수소로 분리 시킵니다. 여기서 나온 수소를 질소와 결합시켜 ATP와 NADPH로 전환 시킵니다. 



commins.weebly.com




오우 이런 젠장..... 제가 생화학을 수강한 적도 없고, 수능에 나왔어도 오래되어 기억도 안 나는데, ATP와 NADPH는 도대체 뭔가요.



찾아보니 간단히 말해 ATP는 에너지 저장용 유기 화합물 였습니다. ATP는 아데노신3인산의 약자로 아데노신에 인산 세 개가 달라붙어 있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HyperPhysics





여기서 인산 하나가 떨어져 나가면서 ADP, 아데노신2인산으로 변환되는데, 동시에 7.3kcal/mol의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우리 몸의 세포 속에 에너지 저장용 화합물이 ATP가 들어있고, 이녀석을 ADP로 바꾸면서 우리가 걷고 달리고 생각하는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지요. 



wisegeek.com



즉 APT를 만드는 식물은 햇빛만을 이용해 기초 유기화합물을 만드는 일종의 초소형 공장이었습니다. 



(아데노신이 또 무어냐 라는 궁금증이 도졌는데, 얘는 간단히 이야기 해서 우리 몸을 구성하는 DNA의 기초 골격과 같은 화합물이라고 하는군요, NADPH도 비슷한 개념으로 보시면 될 듯.)



일련의 과정이 생체공장인 엽록소에서는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만, 이를 인위적으로 재현하려 하니 가능하긴 했는데..... 문제가 있었지요. 바로 돈이었습니다. 



en.wikipedia.org




태양광 전지를 통해 에너지를 뽑아내는데 까지는 괜찮았는데, ATP 생성에 필요한 필수 효소의 가격이 어마장창하게 비쌌던 겁니다. 기사 내용을 발췌하자면 ‘1g당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보조인자를 소모’ 라고 쓰여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는데 경제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흠. 경제성이라. 고가의 보조인자가 명확히 어떤 것인지 밝히고 있진 않지만, 결국 현재의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되는 물질임에는 분명합니다. 



www.solarcostguide.com




인공광합성을 실현 시키더라도, 결국 화석연료기반의 에너지가 투입 되어야만 가능한 결론이라는 걸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드는데 비싼 가격이라는 언급으로부터 미루어 짐작하면, 에너지 효율은 결국 형편 없다는 결론 역시 내릴 수 있지요. 




Wikipedia




네, 인공 광합성은 실제 응용에 실패했습니다. 위대한 자연을, 흉내낼 순 있었지만, 똑같이 하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쉽게 버리기에는 아까운 떡밥입니다. 자연에 널린 자원을 에너지로 바꾼다니요. 꾸준히 연구하면 언젠가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을 수준의 광합성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먼 훗날의 이야기겠지만, 가능만 하다면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아니 인류 생활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역사적인 분기점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P.S. 자료를 찾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는데, 동물도 광합성을 하는 개체가 있더군요. 먹지 않아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만랩 기술을 획득한 동물들입니다. 



dreamviews.com



만약 기술이 더 발전해서, 인간의 몸에 엽록체를 심는(?) 생명공하기 기술이 나온다면, 공기와 물만 마셔도 살 수 있는 신 인류가 등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