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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카트라이더의 부스터가 비행기에도 달려 있다고요?


거대한 덩치를 순식간에 이륙시키는 JATO (RATO)







미 해군의 특수항공대 ‘블루엔젤스’에는 특이한 비행기가 하나 있습니다. ‘팻 앨버트'라는 별명을 가진 C-130T인데, 특이하게 옆구리에 무려 로켓(!)을 달고 있습니다. 




RATO / JATO라는 로켓 보조 이륙장비입니다. 카트라이더 부스터의 실사판이지요. 




그 거대한 수송기가 이륙 하자마자 작동시켜 순식간에 고도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켓의 화려한 불꽃, 소음과 진동 때문에 에어쇼의 단골 메뉴이기도 합니다.




en.wikipedia.org




JATO는 꽤 등장한지 오래되었습니다. 1920년대 독일과 영국에서 처음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비행기를 전함에서 띄울 수 있으면 어떨까?를 실현시키기 위해, 로켓을 이용해서 항공기의 이륙 거리를 줄이기 위함이 목적이었습니다. 교환 가능한 고체로켓을 기체에 붙이는 방식이었지요. 




그런데 배에서 띄울 수 있는 항공기의 한계는 명확했습니다. 정찰을 목적으로 한 초계기는 성능이 좋지 않았습니다. 공중전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졌습니다. 




JATO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JATO따위는 잊고, 일단 항공기의 성능 향상에 올인 한다!




natgeotv.com




하지만 곧이어 2차 대전이 일어납니다. 독일을 위시한 추축국, 미국을 위시한 연합군을 가리지 않고, 성능향상을 위한 마개조는 어떤 기술이라도 시도가 됩니다. 



공돌이가 갈려나간 암흑의 시기이자, 기술발전이 꽃핀 광명의 시기였지요. 당연히 JATO도 시도되어 이런저런 항공기에 달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V-2와 같은 향상된 로켓이 개발되었고, 대전 말기에는 ‘훗, 로켓은 거들 뿐’의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indianamilitary.org




아얘 로켓을 전투기에 파워 합체 시키는 병크(?)까지 시도됩니다. 그 유명한 메셔슈미트의 Me 163 코메트 (Kormet)가 대표적입니다. 




번개같이 나타나서는 폭격기를 격추시키고 사라져서, 연합군에게는 악몽의 대상이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연료를 소진하면 활강 착륙을 해야 하는 기체여서, 조종사 역시 악몽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튼 JATO는 큰 빛을 보지 못하고 그냥 묻히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대전직후 미국이 주머니를 뒤져, 뒤적뒤적 JATO를 꺼내 듭니다. F-84 에도 한번 붙여보고, F-100 and F-104에도 붙여서 ‘zero-length launch experiments’라는 실험을 계속합니다. 




heroicrelics.org


commons.wikimedia.org




전투기에 JATO가 검토된 건, 기지가 공격 당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전투기를 로켓처럼 쏘아 올리기 위한 목적이었지요. 




시험 자체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문제는 내구성이었습니다. 미친 듯한 가속에 기체가 도저히 견디질 못했지요.




형님, 몇 번만 사용하면 기체가 녹아나는데요? 


그래? 그럼 못쓴단 이야긴데? 그냥 버리기는 아까운데…. 


그래, C-130같이 튼튼한 기체에 한번 달아 보자!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장착이 결정됩니다. 이전에 대형폭격기인 B-47C에 붙여본 경험이 있는지라 야심 차게 개발됩니다. 로켓엔진을 아얘 기체에 심어 버리지요. 




이륙거리를 줄이는데도 좋지만 착륙거리를 줄이는데도 써먹어 보자! 



realitymod.com




님 기수 근처에 역추진 로켓도 달아줌. 착륙거리가 말도 안되게 줄어들거임. 



가변형으로 만들어 이륙 후에는 기체 내부에 수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간지도 작살입니다.




www.youtube.com/watch?v=d0V5X2LGFoM




그런데 로켓이 너무 셌습니다. 세도 너무 셌습니다. 




역추진 로켓은 착륙 후 작동 시켜야 하는데, 테스트 파일럿이 실수를 저지릅니다. 바퀴가 땅에 닿기 전에 역추진 로켓을 작동시켜 버립니다. 




시밤 쾅! 그 거대한 허큘리스가 작살나버리지요. 헐. 




(모바일은 2분부터 보세요)



물건이긴 한데 너무 위험했습니다. 테스트 파일럿들이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그나마 다행일까요. 결국 YHC-130H 라 불리는 개발 기체는 경-_-축 쓰레기통 행이 되고 맙니다.




아래 영상만 봐도 완전히 이륙한 후에만 쓰는 걸 볼 수 있는데요. 무리가 가지 않게 살살 굴리는 흔적이 역력합니다. 





(모바일은 40초 부터 보세요)




현재 JATO는 팻 앨버트와 같은 일부 C-130에서 살아남아 활동 중입니다. 혹은 짧은 거리에서 이륙이 필요한 무인기에서 살아남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www.flickr.com/photos/ariel_l/590094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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