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공학/비행기

미국이 만들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못생긴 항공기들


특수 목적을 위해 ‘멋’을 포기한 전선 통제기들 




OA-37B 드래곤 플라이라는 기종이 있습니다.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 경 공격기로 활약했던 기종 (A-37B) 인데요. 공군 특수비행대 블랙이글 에서 운용했던 기체로도 유명했지요. 



A-37B / en.wikipedia.org



보통 전투기 공격기 하면 미끈하게 빠진 멋들어진 항공기를 떠올립니다만, 보시다시피 A-37는 멋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개구리를 패대기 처 놓은 모습이라는 조롱을 받곤 했지요. 무려 미국의 세스나사 개발 기체입니다.



OA-2 / pinterest.com/pin/308285536963285856



OA-2는 더 심각합니다. 뚱뚱하게 생겨서 과연 날 수 있을까 싶은 디자인을 가졌습니다. 스카이 마스터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역시 미국의 세스나사가 제조사입니다.



OV-1 / defensemedianetwork.com



OV-1 모호크는 조금 낫습니다. 하지만 대두입니다. 머리만 큰 주제에 수직 미익은 삼지창처럼 생겼습니다. 찔렸다가는 피가 철철 날 것 같습니다. 노스롭-그루먼의 전신 그루먼사에서 생산된 기체입니다.



OV-10 / foxtrotalpha.jalopnik.com/



이들 기체는 예전 기체들이고 다 퇴역했으니 용서가 됩니다. 하지만 록웰사의 OV-10 브롱코는 뭔가요. 이게 정녕 21세기에 전장을 날라다니는 첨단 항공기라고 말 할 수 있을까요? 무슨 종이상자 비스무리하게 생겼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제식명칭에 모두 O가 붙어 있습니다. O는 Observation (관측기) 를 지칭하는 이니셜입니다. 못생긴 항공기는 모두 관측기입니다.


* A는 Attacker (공격기) V는 VTOL/STOL (단거리 이착륙기)





조금 그럴싸한 용어로는 전선통제기, 전술통제기, 영어로는 COIN 항공기라고 하지요. 뭔가 있어 보이는데 별거 없습니다. 모두 스타크래프트의 옵저버 같은 녀석입니다.



nellis.af.mil



자주포가 공격해야 하는데, 적의 위치를 정확히 모른다면, 뽀로록 전선통제기가 날라와서 알랴쥽니다. 


공격기가 와서 폭탄을 떨구어야 하는데,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라 위치파악이 어렵다면, 뽀로록 전선통제기가 날라와서 알랴쥽니다. 


아군이 적군에게 포위되어 공격 당하고 있는데,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면, 뽀로록 전선통제기가 날라와서 알랴쥽니다. 


저고도에서 적의 동태를 파악하다가, 심심해지면 간단한 무장으로 공격도 해 쥽니다. CAS 미션이라고도 하지요.


* CAS : Close Air Support



www.youtube.com/watch?v=j1ySti1kvVM



그래서 전선 통제기에 무장이 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시간 전선에서 체공해야 하므로 날개가 직선이고 긴 경우가 많습니다. 


눈으로 동태를 파악해야 하므로 조종사의 시야가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고성능을 요하지 않으므로 프로펠러기가 많습니다. 민간항공기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nationalmuseum.af.mil



아얘 저속 공격기를 개조해서 전선 통제기로 사용하는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OA-37이 바로 딱 이 케이스이지요. 세스나에서 개발한 T-37 훈련기를 경공격기로 개조합니다. 공격기인 A-37이 됩니다. 이걸 전선통제기로 써먹습니다. 전선통제기인 OA-37이 됩니다.



ScaleModels.ru / Airliners.net



전선통제기들이 하나 같이 못난 건 다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특정 스탯 (눈치보기 만랩)을 미친 듯이 끌어올리다 보니 비정상적인 형상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foxtrotalpha.jalopnik.com



전선통제기는 대규모 전투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글로벌 호구 같은 고고도 정찰기도 있고, 보병에게 지옥 불을 선사하는 아파치 헬기도 있습니다. 



defence.pk



땅개라고 놀림 받는 게 싫었는지, 심지어 육군에는 대대급 무인 정찰기를 운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고, 피격위험이 높은 전송통제기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전장의 성격이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 게릴라전인 전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선 통제기는 ‘너무 비싸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하는 고갱님들을 위한 저렴한 코스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en.wikipedia.org



KA-1 같은 경우 대당 60억에 1년 운용 예산이 5천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지요. 1500마력의 부가티 치론이 30억원이니 쌉니다 싸요. 프로펠러 기체 주제에 터보프롭 엔진을 달고 있고요. 훈련기를 베이스로 했기 때문에 기체 안정성도 높습니다.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니, 나름 멀티롤 항공기인 셈입니다. 



airforce-technology.com




일종의 틈새 시장인 셈인데요. 저강도 분쟁이 지속되는 저개발 국가에서의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는군요. 못생긴 저속통제기를 볼 수는 없겠지만, 스위스의 PC-21 필라투스, 브라질의 EMB 314 슈퍼투카노등 의 저속 공격기는 당분간 계속 만나 볼 수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