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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기타 재미난 이야기들

발빠르게 변화 중인 일본을 현지에서 느껴보다


외부자의 입장에서 본, 일본에 부는 변화의 바람



출장이 있어 일본을 다녀 왔는데, 거의 10년만의 방문이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흥미로운 점이 몇 가지 보이더군요. 





짧은 기간이었고 비록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같이 공유 드리고 싶어서 잠시 지면을 빌려보고자 합니다. (방문하시는 분들께 쓰는 일종의 보고서라고 보시면 될 듯 해요ㅋ)




생각보다 좋은 일본의 바닥경제



첫 번째는 역시 경제분야입니다. 아베노믹스가 생각보다 경기 부양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기사를 보셨을 겁니다. 



국내 주간지에는 경제성장률, 주가, 물가상승이 생각보다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많았는데요. 글쎄요. 현장에서 보니 ‘꼭 그렇지도 않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물론 연말이라는 특수성이 있겠지만, 길거리에 사람이 정말 많이 넘처 나더군요. 평일 저녁시간에 대규모로 모여 회식을 갖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규동을 파는 패스트푸드점, 100엔샵 같은 저가용품 매장에 사람이 별로 없고, 오히려 가라오케, 일반 술집에 사람이 더 많더라고요. 





저녁 10시에 전철에서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하나같이 다들 표정이 정말 밝았습니다. 불황과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 있는 신경질적인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정말 전지차이의 느낌이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단기였고,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만, 여튼 10년전의 일본과는 정말 많이 변화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러시아간 협력에 대한 관심증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아베 총리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elegraph.co.uk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사이가 좋아질 조짐을 보이는데요. 이를 캐치하고 아베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보니 일본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xhgj.api.zhongguowangshi.co




이 분위기에 맞춰 TV 뉴스에서는 러시아의 경제협력, 그리고 아킬레스 건인 영토 분쟁에 대해 상당히 심도 있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아얘 특별편성으로 한 시간 짜리 방송을 내보내기까지 했는데. 또 공교롭게도 제가 그 시점에 TV를 볼 수 있었습니다. 



RT.com



러시아에 가서 푸틴과 단독 인터뷰를 한 방송이 이를 60분 편성으로 방송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편집된 5분짜리가 아니라 장장 30분에 걸친 인터뷰 전체가 전파를 탔습니다. 



영토분쟁, 시베리아 자원개발, 국제정세 모두를 망라하는 큰 스케일의 대담이었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데 푸틴은 일본에 무척이나 유화적인 멘트들을 날리더군요. 



Home _ Peace & Justice



예민한 영토 분쟁에 대해서는 양국간 신뢰 구축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본 캐스터는 친화적인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푸틴의 유도 사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지요. 



(공인 8단이라고 합니다.) 



www.foxnews.com



불곰국 대통령과의 단독 대담이라. 이는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큽니다. 일개 방송국이 결코 단독으로 인터뷰를 따 낼 수 없죠. 두 정부 간의 막후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본은 자국 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고, 러시아는 경제재제하의 어려운 자국 경제를 구원하기 위한 투자자가 필요했습니다. 이때 정말로 절묘하게 트럼프가 당선되었습니다. 



더 이상 두 국가가 으르렁 거릴 필요가 없어 졌습니다. 제가 본TV 인터뷰가 그 방증입니다. 



www.gazprom.com




동북아 정세에서 일본과 러시아의 협력은 미국-중국의 2강 구도에 새로운 연합전선 하나가 추가된 중대한 외교적 이슈입니다. 



권력을 위해 국내에만 신경 쓰는 한국의 정치인들을 볼 때 아베의 행보는 정말 위협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속화 되는 개인주의 성향



이미 일본의 개인주의야 굳이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 개인주의가 경제의 기저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직접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업무로 만났던 일본 담당자 이야기입니다. 





남자이고 20대 중반인데 결혼 생각이 없다더군요. 그러면서 여러 여자를 만나고 있었지요. 친구보단 가깝고 그렇다고 애인까지는 아닌 여자가 여럿 있다고 했습니다. 여자 쪽도 비슷하다는 말을 덧붙였지요. 



전화로 업무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뭔가 그렇게 깔끔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하 딱 유토리 세대였습니다. 제 업무 담당자가 말로만 듣던 바로 그 세대였다니요. 





유토리 세대의 특징이 바로 불안심리입니다. 



주체적(?)이지가 않아 항상 자신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내 한 일간지의 기사에서는 성공하고 싶다고 대답한 유토리세대가 불과 10%에 지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열심히 일해봐야 소용없으니 조용이 살겠다의 생활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미래 국가의 잠재성장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잃어버린 20년이 미친 가장 큰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 지금의 아베노믹스는 당장의 경제 뿐만 아니라, 미래의 경제, 즉 유토리 세대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기르는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밝은 미래가 보여야 힘을 내서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근 일본의 분위기를 보고서 형식으로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본을 따라가는 우리는 현재 안타깝게도 경제불황마저 따라갈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요. 정치가 안정되어야 경제도 안정되는 건 당연지사. 



내수 불황이 시작되고, 세계정세에 큰 변화가 오고, 사회 구성원의 분열이 시작된 현 시국을 보면, 이럴 때 일수록 정쟁을 멈추고 하루 빨리 정치가 안정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