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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기술

폭스바겐이 차기 골프 모델에 가솔린 업사이징을 선택한 이유


다운사이징이 만능이 아님을 보여주는 골프의 1.5L TSI



최근 폭스바겐 관련 기사 중에 흥미로운 내용이 찾아졌습니다. 





carplace.uol.com.br




2016년 11월에 발표된 내용으로 국내에는 올 초에 일부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내용입니다. 골프에 1.4L 가솔린 터보와 1.6L 디젤 터보가 모두 1.5L 터보로 변경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유로 6.2 (Euro 6C) 연비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각각의 엔진 용적 - 보어와 스트로크의 사이즈 - 변경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요.



www.megaparts.bg



디젤은 그렇다 쳐도 가솔린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트랜드는 배기량은 줄이고 부스트(터보)의 성능을 높이는 쪽으로 이뤄졌으니까요. 



하지만 이건 기술의 역행이라고 하기 보다 최적화의 과정이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제가 지금껏 밝혀왔듯 터보 차저를 통한 다운사이징은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자동차의 터보차저 관련 글을 몇 번인가 썼었습니다. 다운사이징 추세에 터보가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였었는데요. 



터보라는게 어떤 원리로 작동 되는지 부터,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해서 정리하고, 꼭 끝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습니다. ‘터보가 만능은 아닙니다. 연비에는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터보가 고효율은 맞는데,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고효율입니다. 만약 운전자가 추월을 위해 급가속을 밥 먹듯이 하는 특수한 케이스라면, 터보도 자연흡기 못지않게 연료를 많이 잡아먹습니다. 



optionthailand.com



거기에 엔진 배기량이 작아진 상태이니 더 높은 rpm을 써야 만족스러운 퍼포먼스가 나오겠지요. 연료를 더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아시는대로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급하게 운전하기로 유명합니다.



결국 지금의 다운사이징은 인증 연비를 좋게 보이게 위한 일종의 업계 유행이었던 셈입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경우 세금이 배기량을 기준으로 책정되니 세금절감 효과까지 홍보 할 수 있었지요. 



www.ebay.co.uk




(찾아보니 재미있게도, 일본과 독일을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자동차세가 배기량을 기준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작은 엔진이 정답이 아니라는 건, 쉽게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가깝게 만나보는 차종 두 가지만 봐도 명확하지요. 



gmauthority.com




임팔라도 2.5L와 3.6L 중 2.5L에만 오토스탑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두 차의 복합연비는 불과 리터당 1.3 km 차이밖에 나지 않지요. 



페이퍼상 차이가 이 정도라면 두 차종의 실연비는 사실 거의 비슷하다고 봐야 할 겁니다.



임팔라 2.5L - 복합연비(km/ℓ) : 10.5(도심연비 : 9.3 고속도로연비 : 12.5)


임팔라 3.6L - 복합연비(km/ℓ) : 9.2(도심연비 : 7.7 고속도로연비 : 12.0)



말리부 1.5L 터보와 2.5L 터보는 조금 나아 보이는군요. 1.5L에 오토스탑이 적용되어 있는 탓에 리터당 2.2 Km로 벌어져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겠지만요.



dealerpinch.com




말리부 1.5L 터보 - 복합연비(km/ℓ) : 13.0 (도심연비 : 11.4 / 고속도로연비 : 15.5)


말리부 2.0L 터보 - 복합연비(km/ℓ) : 10.8 (도심연비 : 9.4 / 고속도로연비 : 13.2)



골프의 가솔린 업사이징은,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 더 이상 환경 인증 쪽으로 장난(?)을 치지 못하게 된 사유도 있을 겁니다. 



carmagazine.co.uk




그럼에도.... 폭스바겐이 엔진 개발 트랜드를 이끄는 선두주자임을 감안할 때, 조만간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실은 실제 회사 내부에서도 목격 중이고요…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