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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직원들이 차를 사는 두 가지 패턴


극과 극을 달리는 직원들의 자동차 구매 패턴



제 주변에 앉은 동료 분들을 보면, 차량 구매 시기에서 독특한 패턴 두 가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www.depaula.com



신차가 나오자마자 ‘닥치고 돌격!’을 외치며 차를 구매하는 패턴. 그리고 연식변경 후반이나, 양산 끝물이 되어서야 ‘이제 차를 한 번 사볼까?’ 라며 아주 느긋하게 차를 구매하는 패턴 두 가지 입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필요에 의해 차를 구매하는 분들도 있지만, 재미있게도 신차 구매비율과 양산종료 직전의 구형차(?) 구매비율이 일반 소비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http://blog.dupontregistry.com




신차가 나오자 마자 구매하는 쪽은 쉽게 이해가 갑니다. 차를 좋아하는 분들이 주류를 이루는데요. 보통 중고차의 잔존가치가 3년차 이후부터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니, 한 2년 조금 더 타고 바로 바로 차를 바꾸어 줍니다. 



이런 분들은 차를 분신으로 여기고, 이런저런 튜닝을 한다는 특징도 보입니다.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부품을 붙이는 수준까진 아닙니다. 차량 성능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 수준의 소소한 튜닝을 하는 편입니다. 연구소와 같이 일하다 보면, 차량개발에 얼마나 많은 변수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거든요. 



섯불리 손 대었다가 품질보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고, 큰 규모의 차량개조는 피하는 편입니다.



flashpackatforty.com



하지만 양산 끝물에 차를 사는 분들은….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쉽게 이해하기가 힘들지요. 어짜피 신차가 나오는데 왜 굳이 오래된 연식의 차를 제 값주고 살까.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우선 차량 가격이 쌉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굳이 홍보하지 않더라도, 신차 출시에 대한 정보는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 나가기 마련입니다. 사내에서 쓰는 프로젝트 명까지 다루어질 정도로 정보가 구체적입니다. 아무리 보안을 유지한다고 한들, 신차 출시 직전의 기존 양산차량은 ‘덜’ 팔릴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이 시점이 되면, 사실상 가격인하에 해당되는 각종 혜택들이 쏟아지게 마련이지요. 



유류비를 지원 해 준다거나, 신차 등록비를 지원해 준 다거나, 혹은 할부 이자를 저리로 책정되는 정책들이 나옵니다. 가격적인 메리트가 상당하지요. 



keywordsuggest.org





여기에 또 다른 이유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안정적인 품질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신차를 개발하는데 보통 2년에서 3년이 소요됩니다. 엔진과 변속기는 5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지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품질 문제들이 나오곤 합니다. 



원체 자동차 자체가 복잡한 장비이고,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복잡한 프로세스로도 걸러지지 않는 '특이한 오작동'들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리콜의 횟수나 경중의 문제일 뿐 거의 대부분의 제조사가 겪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문제점이 하나 둘 수정되고, 결국 양산 종료 직전의 차량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역설을 가지게 됩니다. 



http://www.theautochannel.com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분들이라, 값도 싸고 품질도 좋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고 판단하는 거지요. 그리고 대부분 이쪽 구매층들은 차를 아주 오래오래 보유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마르고 닳도록 쓰는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10년인데 마일리지가 4만km, 7년인데 3만km 정도만 탔다고 하더군요. (일반적인 주행거리 기준이 연간 2만km 입니다) 



마트에 장볼 때 정도만 차를 타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으로 하다보니 발생하는 현상이지요. 자동차 회사에 다니면서 일반 소비자 보다 더 차를 덜 타는 독특한 생활 패턴이 아닐 수 없습니다 -_-;;;;;



huffingtonpost.com




이런 특이한 구매 패턴들은 오히려 차를 조금 더 잘 알기 때문에 나오지 않나 싶은데요.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극단적인 패턴 보다는 자신이 필요한 시기에 차를 구매하는게 바로 '적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