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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시승,방문기,리뷰

오펠을 매각하는 지엠의 노림수는 과연 무엇일까


오펠을 매각하는 지엠의 득과 실에 대하여



지엠과 PSA(푸조시트로엥)간에 있었던 모종의 거래가 세간에 화제입니다. 지엠이 거의 100년동안 데리고 있었던 유럽의 동생 오펠을 PSA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지요. 



http://media.gm.com



거의 10조에 이르는 누적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팔았다는게 언론의 보도인데요. 재미있는건 지엠, PSA 그리고 오펠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는지 자체 평가가 다 다르다는 겁니다.





헐... 성님, 진짜 저희 팔리는거에요?






ㅇㅇ 적자가 10조가 되니까 이젠 목구멍에 찼어. 우리도 살아야지.





http://en.chessbase.com


GM이 오펠을 팔면 유럽 시장을 포기 한다는 소리인데. 진짜 팔거임?





ㅇㅇ 사겠다는 사람도 있음. 오펠 옆동네에 PSA 아재임.





GM이랑 얘기 끝났음. 유럽에서 제일 큰 금융기업, BNP파리바가 돈도 대준다고 했음.






(불안하지만 구조조정도 없을 거라고 하고. 미국 보다는 정서가 비슷한 프랑스가 낫겠지.)





(아싸 개이득! 앉아서 생산량 2배 뻥튀기를 그냥 먹는구나. 오펠의 기술을 더해 차량 세그먼트를 늘리자!)





(우리도 개이득! 조금 손해는 있겠지만 골치덩이도 해결하고… 경기가 좋은 미국과 돈되는 중국에 집중하자!)




http://en.chessbase.com


여러분, GM이 병크를 터트렸어요! 자동차시장의 중심인 유럽에서 발을 빼겠대요! PSA는 잘만 관리하면 완전 남는 장사 하겠네.





GM이든 PSA든 어차피 오펠은 그룹의 자회사 신세입니다, 



http://www.thetruthaboutcars.com



미국 회사 아래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배제 되어 왔다는 의식이 팽배했는데요. 구조조정도 없다고 발표한 마당이라 GM 보다는 PSA 아래에 있는 걸 더 선호하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GM과 PSA는 입장이 다르지요. 오펠의 매각-인수 거래가 성사 되었다는 건, 양사 모두 이번 거래에서 이득이 생겼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http://www.carscoops.com



당장 PSA는 오펠 인수로 덩치가 두 배로 커졌습니다. 폭스바겐에 이어 제2의 유럽 자동차 회사가 되었습니다. 덩치가 크면 실보다는 득이 많습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지요. 



여기에 오펠의 강점은 가솔린 포트폴리오입니다. PSA가 가진 장점인 디젤에 오펠의 기술이 더해지면 PSA는 전 세그먼트에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www.fairwarning.org



그런데 GM의 속내가 잘 보이질 않습니다. 단순히 적자를 털기 위함이었다면, 특기인 공장 통폐합과 인원감축으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신규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하고 키우는데 드는 돈이 얼마인데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까지 고려한다면, 이번 오펠 매각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결정입니다. 



미국과 중국에 집중해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판단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http://fortune.com




두 가지 추측이 가능한데요. 우선 2015년부터 언론에 떠돈 FCA(피아트 크라이슬러) 인수설이 있습니다. FCA측에서 GM에게 자신들을 인수해 달라는 ‘러브콜을 보냈다는 보도가 있어 왔지요. 




GM이 거절했다고 알려지면서 잠잠해 졌는데요. 이게 이번 오펠 매각을 계기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됩니다만, 어찌됐던 덩치가 줄어든 GM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생산량을 회복시킬 묘수가 될 수 있습니다.



http://www.businessinsider.com



또 다른 예상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GM이 글로벌 회사이긴 하지만, 북미와 중국을 제외하면 수익이 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유럽은 오펠과 복스홀의 적자가 위험수준으로 누적되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제외하면 인도, 한국, 아세안, 호주 어디서도 의미 있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미는 경제가 휘청이면서 브라질을 위시한 대부분의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blog.b2brazil.com



돈이 안 되는 곳을 정리해서 현금을 확보하고, 이 돈을 미국과 중국 두 지역에 집중해서 수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지요. 



이게 단순한 돈 계산이 아닌 게, 현재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시장 상황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곳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빠르게 대체해 가는 지역입니다. 



insideevs.com



향후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할 거라는 판단이고, 따라서 전기차의 제조와 판매가가 가장 활성화된 두 지역을 공략하겠다는게 GM의 진정한 속내입니다. 



www.forbes.com


그래서 GM의 전기차는 고급형 전기차를 내어놓는 BMW나 테슬러와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두 볼트 (Volt, Bolt)가  B/C세그먼트입니다. 



대중적인 전기차를 만드는 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PSA쪽의 계산도 쉽게 예측됩니다. 



유럽쪽은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으로 오펠을 인수했겠지요. 불확실한 미래에 베팅하기 보다는 더 안정적인 현재를 구축하겠단 판단이었을 겁니다. 



http://europe.autonews.com




어떠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어차피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오펠의 협상만 하더라도 두 CEO외에는 아무도 모를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다고 하지요. 지금 이 순간. 자동차 회사간에 또 다른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자동차 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손을 잡기도, 등을 돌리기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왜 그런지 조금 들여다 보면 자동차 산업 전체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혹은 각각의 기업이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엿 볼수 있다는 사실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