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와 자동차 회사/시승,방문기,리뷰

2017 서울 모터쇼의 솔직한 관람 후기


세계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국내 자동차 시장




바야흐로 모터쇼의 계절입니다. 포털의 각종 기사, 포스팅들을 보면 모두 모터쇼에 대한 글 일색입니다. 업계 종사자로 모터쇼를 가지 않는다면 이건 직무유기지요. 



늦었지만 지난 주말 저도 막차로 다녀왔습니다.



 




근데, 정말 솔직히 말해 실망스러웠습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300여대의 차종이 전시되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국산차는 170여대, 수입차는 130여대로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홍보자료를 볼 수 있지요.






실상을 보면, 전시된 브랜드는 대략 20개선입니다 이마저도 국내자동차 5사에, 별도 브랜드로 낸 제네시스를 제외하면, 해외 브랜드는 15개 정도로 줄어듭니다. 






럭셔리, 슈퍼카 브랜드는 포르쉐와 마세라티, AMG에 재규어까지 단 4개 뿐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랜드로버, 렉서스, 인피니티, 벤츠, 링컨, BMW 딱 6개 입니다. 



모두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차종들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모를리 없는 주최측입니다. 자동차 안전 체험을 메인으로 하는 전시관 하나를 열어놓아서 볼거리를 늘려놓긴 했더군요. 



소니의 부스도 있어 VR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PS4로 발매 예정인 그란투리스모 스포트가 시연되어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터쇼의 본질은 자동차 입니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차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화려한 레이싱 모델들을 세워 놓더라 하더라도 차가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브랜드 수가 작고, 출품 차량 수가 작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요.




생각보다 재미없는 오토쇼는 곧, 우리나라의 자동차 시장이, 세계에서 생각보다 재미없는 자동차 시장임을 보여주는 예시 입니다. 내수 점유율이 소폭 변화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국산차가 꽉 잡고 있습니다. 






국내 5사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90%에 육박합니다. 몇 십 년째 나머지 10%를 수입차가 갈라먹는 구조로 굳어져 있습니다.




그나마도 이들 대부분을 독삼사 벤츠, BMW, 폭스바겐 / 아우디가 거의 다 잡고 있습니다. 큰 변동 없이 고만고만한 상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럭셔리 차종은 살 수 있는 수요가 어차피 한정되어 있지요. 모터쇼에 출품할 정도로 대규모 홍보도 필요 없습니다. 살 사람은 알음알음 알아서 잘 찾아옵니다.




테슬라를 보세요. 한국에 첫 매장도 열고 영업을 시작했지만,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겠지요. 



언론을 통해 노출도 잘 되고, 인지도도 높은데 홍보비용을 써가며 굳이 참석할 필요가 있을까요. (물론 다른 내부사정이 있을 수도 있는, 결과론 입니다만.)






그렇다고 일본처럼 글로벌 브랜드가 여럿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요. 토종 브랜드가 다양하다면, 다양한 신차들이 쏟아졌겠지요. 



현대, 기아를 빼면 주목받을 만한 브랜드가 없습니다. 브랜드가 없으니 신차도 없습니다. 주목 받을만한 이슈거리가 없습니다.






내수브랜드는 체면 때문에 참석합니다, 내수 점유율 유지를 위한 홍보이지, 세계시장에 뭔 갈 보여주기 위한 참가가 아닙니다. 



딱 계륵이라는 단어가 어울립니다. 안타깝지만 서울 모터쇼는 세계속에서 인지도가 낮은 지역 행사인 것이지요.






모터쇼의 규모가 해마다 줄어들었다는 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 디젤 게이트 때문에 불참한 폭스바겐, 아우디 때문에 더 쪼그라들어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속의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이, 우리 생각보다 더 재미없는 시장이 라는 것. 



그리고 경제가 살아나 구매력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계속 심심한 모터쇼를 관람 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빨리 내수경기가 살아나서 다양한 차종을 볼 수 있는 그런 모터쇼가 열리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