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조립방식의 자동차 개발방식 - 모듈러 킷 전략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자동차 업계 역시 저비용 고효율이 화두입니다.
성능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터보차져와 첨단기술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지요.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서 출력증강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본 컨셉은 같습니다.
출처 : www.el-tony.com
연비 좋고 성능이 좋다 해도 가격이 비싸면 안되겠지요? 따라서 마찬가지로 자동차의 개발과 생산 측면에서도 역시 저비용 고효율의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전통적으로는 플랫폼 공유. 그리고 최근에 모듈 공유라는 새로운 전략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우선 플랫폼 공유는 한 세그먼트에 베이스 모델을 두고 이를 사골 국물 우려먹듯이 확장하는 전략입니다. GM의 감마 플랫폼은 오펠의 코르사를 베이스로, 쉐보레 아베오, 트랙스, 모카까지 확대되어 적용하고 있지요.
출처 : inf.315che.com
기본 파워트레인과 차량 하부 디자인을 공유하여 개발비용과 생산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이고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계속 상승 일변도였던 것을요.
원자재 상승, 인건비 상승. 그리고 결정적으로 첨단 전자장비의 추가로 인한 기술발전에 의한 가격 상승이 플랫폼 공유로 오는 비용절감보다 크기 때문이었습니다.
출처 : www.eaglecertificationgroup.com
이는 자동차 산업의 특징 - 제조업중 가장 노동 집약적이면서 기술 집약적 – 에서 기인한 바가 큽니다.
자동차는 첨단 제품이면서 동시에 많은 사람이 달라붙어야 합니다. (이건 생산에 개발과정까지 포함하는 전체 과정을 말하는 겁니다 -_-)
엔진을 포함한 자동차 개발에 큰 연구소 인력이 최소 3~4년간 달라붙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세요. 거기에 많은 차량 장비들이 전자화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매년 큰 폭의 생산비용 증가가 있어 왔지요.
출처 : blog.initialstate.com
덕분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비용절감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번외이지만, 생산라인에서는 거의 표준화 되다 시피한 JIT가 대표적이고 (동일본 대지진 이후 계속 진화 중입니다 - 포스팅 클릭), 플랫폼 공유쪽에서는 보다 진일보한 한 모듈킷 전략을 도입하려 시도하는 중입니다.
부품의 모듈화를 차량 단위로 확대하는 방법입니다. 아... 부품의 모듈화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네요. 나사단위로 부품을 공급받지 않고 ‘어셈블리’라는 비교적 큰 단위 모듈로 부품을 공급받는 방식입니다.
출처 : minkara.carview.co.jp
현대에서는 FEM라고 해서 모비스가 범퍼+헤드라이트+라디에이터 모듈을 서열 방식으로 공급 중입니다. 플랫폼 공유 전략과는 조금 다른, 생산 쪽의 비용절감 방식인 셈입니다.
그리고 모듈 킷 방식은 이를 보다 더 확장하는 방식이지요. 폭스바겐이 가장 적극적인데, 일부 매체에서는 레고 조립 방식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글로는 설명이 어렵네요. 아래 사진을 한번 보시면 이해가 쉽게 가실 겁니다.
출처 : fernandocruz.ch
굳이 비교하자면 현재 상용차에서 유사(?)한 방식이 적용되는 중입니다.
같은 머리(!)에 축 길이만 늘려서 5톤, 10톤, 20톤 화물트럭으로 증축하는 방법입니다. 디자인에 그리 민감하지 않고, 단순히 짐칸만 늘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발이 쉬운 편이지요. 비슷한 사례는 군용에서도 찾아볼 수 있구요.
출처 : www.autoevolution.com
출처 : www.sterntrucks.nl
아이디어만 보면 꽤나 괜찮은 것 같습니다. 구획을 정해 미리 만들어 놓고 무한 확장하는 개념이니 ‘같다 붙이면 되겠네’라고 쉽게 생각이 됩니다.
개발비용도 싸지고 생산비용도 싸지고, 개발기간이 길어도 한번 만들어 놓으면 오래 써먹을 수 있으니, 기술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을 거고요.
출처 : www.vwvortex.com
그런데 사실 저는 몇 가지 이유에서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우선 차량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무척 빨리 달리는 도구(!)이기 때문에 전체 시스템의 검증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아무리 완벽한 모듈을 만들어도 결국 완성된 자동차를 테스트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동일하다는 소리입니다.
출처 : fourtitude.com
이런 일들은 지금도 개발 단계에서 계속 발생되는 중인데요. 부품업체에서 완벽한 제품을 공급해도 조립해서 사용해보면 문제가 생기곤 합니다. 단품 테스트는 문제가 없는데 이를 조립해서 사용해보면 문제가 생기는 거죠.
아무리 같은 모듈을 사용 하더라도 완성되는 자동차의 형체가 조금이라도 다른 한,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출처 : littleinsurancegroup.com
그렇다면 이를 피하기 위해 가급적 동일한 자동차 형체를 가져가야 한다는 소리인데....
이게 또 생각보다 쉽지 않은 부분이지요. 아래 사진을 한번 보세요.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 슈코다, 세아트에서 출시된 차종인데, 뭔가 심심하지 않으세요?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다 보니 비슷비슷한 차량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판다고 하지만, 이렇게 닮아서야 아이덴티티를 살리기에는 쉽지 않지요. 하물며 플랫폼 공유에서 이 정도라면, 모듈화 이후 차량 디자인은 불을 보듯 뻔하겠지요.
출처 : Volkswagenag.com
글쎄요. 많은 회사들이 이미 모듈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이유에서 생각보다 쉽지 않은 컨셉 입니다.
폴스바겐 홈페이지의 칼럼을 보면,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모듈화는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개별 시스템의 모듈화로 보여집니다.)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되기만 하면 대박, 실패하면 그대로 쪽박이라는 분명하지요.
(돈은 돈대로 쓰고, 비용은 못줄이면 쪽박이겠죠? -_-? )
출처 : www.thetruthaboutcars.com
폭스바겐의 추진력, 자금력으로 볼 때 2-3년 내에 모듈 킷 차량을 전 세그먼트에서 만나볼 수 있겠네요. 우려스러움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안착되어 자동차 가격을 뚝 떨어트렸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링크
인터넷 한국일보 : 레고 조립하듯 - 자동차 생산 진화 또 진화
Automotivereport : 21세기 자동차 설계의 화두 ‘모듈화’
MQB FUD: Burdened By Legacy Platforms, GM Fights Off The Kits – And what are those kits an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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