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구동력을 각각 컨트롤하는 토크 벡터링 기술
제가 엔진쪽이다 보니 샤시쪽 다이나믹에 조금 약한 면이 있습니다.
최근 댓글에서 ZF가 변속기가 아닌 구동계쪽에도 상당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답이 달려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요. 그 와중에 ‘토크 벡터링’이라는 기술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의 네 바퀴에 다른 토크를 배분하여 주행성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이었지요. 기술의 개념 자체는 꽤나 오래되어 예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디퍼렌셜 기어의 발전형 LSD (Limited Slip Differential)이바로 그것인데요. 이를 좀 더 복잡화, 전문화 시킨 방식이 바로 토크 벡터링입니다.
출처 : www.autospeed.com
먼저 디퍼렌셜 기어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디퍼렌셜 기어, 한자 용어로 차동기어라 불리는 장치는 바퀴의 좌 우 회전수를 조절해 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차가 회전을 하게 되면서 안쪽, 바깥쪽 바퀴는 각각 다른 동심원을 그리게 되는데, 회전 반경의 안쪽에 있는 바퀴가 바깥쪽에 있는 바퀴보다 덜 돌게 됩니다.
만약 양쪽 바퀴가 단일 축으로 연결된다면 이동거리가 같아질 테니 회전이 자연스럽지 않겠지요? 이를 해결해주는 장치가 바로 디퍼렌셜 기어입니다. 양쪽 바퀴의 속도를 다르게 만들어 주어 이동거리를 다르게 해 줍니다.
또 다른 문제점. 축이 하나로 연결된 바퀴의 경우 등속 선회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차가 급회전을 하면 차가 선회 바깥쪽으로 차가 쏠리는 ‘롤링’ 현상이 발생합니다. 반경 안쪽의 바퀴는 거의 공중에 뜨고, 바깥쪽의 바퀴에 하중이 집중됩니다. 때문에 안쪽 바퀴는 힘을 전혀 내지 못한 채 바깥쪽을 바퀴의 힘 만으로 차가 달리게 되지요. 100인 엔진의 토크를 바깥쪽 바퀴에 50만 쓰게 되는 현상이 발생 합니다.
반밖에 못쓰다니 아깝지요? 그래서 디퍼렌셜 기어가 달립니다. 양쪽 바퀴의 토크를 배분해 주어 하중에 거의 없는 안쪽에는 20만큼, 바깥쪽에는 80만큼 따로 따로 작용하게 해 줍니다.
출처 : www.cnet.com
* 매우 헷갈리는 내용이 있습니다. 인터넷 자료들을 찾아보면 디퍼렌셜 기어가 회전수를 분배하는지, 동력을 분배하는지, 토크를 분배하는지 용어가 애매하게 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적인 디퍼렌셜 기어는 회전수를 분배하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속도변화가 없는 등속도 회전 운동에서 일반 디퍼렌셜 기어는 토크 분배를 하지 못합니다.
T(토크) = F(힘) X r (동심원 거리) = I (관성모멘트) X a (각가속도)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운동마찰력을 이겨내기 위한 힘 = 꾸준한 각가속도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결국 디퍼렌셜 기어는 속도와 토크 모두를 분해해 주는 장치가 됩니다.
* 혹시 오류 있으면 지적 부탁드려요.
이제 벡터 스티어링으로 돌아가 보지요.
LSD를 포함한 디퍼렌셜 기어는 모두 기계식입니다. 한쪽 바퀴에 부하가 걸리면 내부의 유성기어를 통해 ‘기계적’으로 토크가 분배되게 되어있습니다. 때문에 섬세한 제어가 불가능 합니다.
예를 들어 조금만 토크가 낮았더라면 잘 돌아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기계식은 그런거 없습니다. 무조건 내부의 기어에 의해 고정적으로 분배 합니다. 하지만 토크 백터링은 이를 전자제어를 통해 조금 더 유리하게 ‘인위적’으로 분해하게 됩니다. 그것도 바퀴 네개를 각각 다르게 컨트롤 하지요.
‘백터’라는 단어는 방향에 크기를 포함하는 물리 용어인데, 모든 바퀴가 각각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으므로 토크를 모두 다르게 조절한다. 라는 의미로 사용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쉽게 네 발통을 다 다른 속도로 돌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코너에서 좀 더 잘 빠져나기기 위해서요.
출처 : www.rimac-automobili.com
원리는 한줄로 표현 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어떻게’ 와 ‘얼마나’ 입니다. 어떻게 각각의 바퀴를 다르게 돌릴 것이며, 다르게 돌리더라도 얼마나 다르게 돌려야 하는지에 따라 차량의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배분되는 토크를 조절하는 방법은 클러치를 활용한 방식과 브레이크를 이용한 감속 방식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다판 클러치식은 디퍼렌셜 기어 내에 클러치를 달아 필요에 따라 동력의 크기를 조절합니다. 적당히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양쪽의 토크를 조절하지요.
BMW의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DPC)이 대표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VLmigf-mSg
또 다른 방식인 감속방식은 폭스바겐에서 애용되고 있습니다.
XDS라 불리우는 이 시스템은 브레이크가 독립적으로 작동해 각각의 바퀴에 다른 제동력을 배분해 줍니다. 덕분에 모든 바퀴는 별개의 토크를 가지게 되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ZSkwYwgd3ZI
완성차의 이 시스템들은 사실 부품업체의 컨트롤 기술에서 부터 출발했지요. ZF의 백터 브라이브, 리카르도의 크로스 액슬 토크 벡터링(Cross-axle Torque Vectoring)은 모두 이름만 다를 뿐 위에 서술된 BMW의 DPC와 같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자체 컨트롤러와 로직을 활용하여 상황에서의 토크 분배를 한다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출처 : www.motorade.net
엔진의 회전수와 입력 받아 각 바퀴의 회전수를 비교하거나, 중력 가속도 센서를 이용하여 차량의 가감속 상태를 측정 하고, 요우 레이트 센서를 활용하여 차의 전반적인 상태를 읽어 들이는데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얼마나 빨리, 어느 양만큼 토크를 배분할 것인지 하드웨어에 피드백을 주는 로직은, 기계장치 만큼이나 공을 들여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출처 : www.popularmechanics.com
순간적인 판단을 하는 머리, 판단이 즉각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는 몸. 어느 쪽이든 모두 시스템 완성도를 위해 빠지지 않아야 하지요. 기계와 전자 분야 모두 제어가 능숙해야만 뛰어들 수 있는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 입니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아직 미숙한 분야이기도 하지요.
출처: www.at.ford.com
내연기관을 사용하든, 전기 모터를 사용하든 결국은 자동차 입니다. 거동을 제어한다는 토크 백터링이야 말로 앞으로 계속 발전되어 나갈 자동차 기술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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