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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클러스터링, 소형 엔진을 묶어 대추력을 로켓을 만들다


로켓의 엔진을 병렬 연결하는 클러스터링 기술

 


de.wikipedia.org



지구 역사상 최강의 로켓은 새턴V 입니다. 인류를 달에 보낸 아폴로 탐사선의 발사체 인데요. 화성을 최종 목표로 했던 탓에, 말도 안 되는 추력을 자랑합니다. 1단이 무려 35 kN입니다. 



러시아의 소유즈 (R-7)가 약 1천 kN의 추력을 가지니, 35배 더 강력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F-16전투기를 340대 묶어 낼 수 있는 성능을 가졌지요. 어마어마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http://darkroom.baltimoresun.com



이런 말도 안 되는 추력을 내기 위해서, 새턴V는 엔진을 다섯 개의 다발로 묶었습니다



클러스터링이라는 방식인데요. 하나의 대추력 엔진을 개발하기가 워낙 까다로운 관계로, 중간추력 여러 개의 엔진을 묶어서 큰 추력을 내는 기술입니다. 



http://www.collectspace.com



지구에서 가장 큰 단일 추력 엔진인 F-1 엔진을 다섯 개로 묶었으니, 지구 최강의 발사체가 등장할 수 밖에요 -_-;;;

 


그럼 더 큰 추력이 필요하면 엔진을 다섯 개가 아니라 열 개의 다발로 묶으면 되겠네?

 


냅, 이렇게 시도된 로켓이 바로 구 소련의 N1 발사체입니다. 소유즈에 사용된 RD-107 엔진을 자그마치 30개를 묶어버린 초대형 로켓이지요. 



archive.org



추력도 1단이 새턴 V를 뛰어넘는 4만 5 kN이었습니다. 아폴로 프로그램에 대항하여 인류를 달에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문 레이스의 산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좃치' 않습니다. 로켓은 30개의 엔진 중에 하나만 꺼져도 균형이 맞지 않아 대략 난감합니다. 



새턴 V의 경우 5개중 하나가 이상하면 나머지 네 개의 추력을 조절하면 되지만, 소련의 N1은 30개중 하나가 이상하면 29개 전체를 조절해줘야 합니다



http://www.popularmechanics.com



애시당초 30개 엔진의 추력이 항상 일정하리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립니다. 다수의 엔진 클러스터링의 제어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조차 힘듭니다.



동네 뒷산에 가서 로켓폭죽을 10개만 묶어서 불 붙여봐도 잘 알 수 있지요


 

결국 구 소련 회심의 발사체 N1은 클러스터링 제어에 실패하면서, 첫 발사부터 네 번째 발사까지 모두 폭발해 버리고 장렬히 전사합니다.





경-_-축 프로그램 공중분해



미국과의 문 레이스에서 실패했음은 물론이요. 너무 무리하게 경쟁한 탓에 경제까지 나빠지면서 결국 구소련 붕괴에 빌미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클러스터링이 무적권 좋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ISS에 사람과 물자를 공급 중인 장수만세 소유즈 로켓은, 총 20개의 엔진이 클러스터링 되어 있습니다



http://spaceflight101.com



많은 엔진수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은 로켓으로 활약 중이지요.



중간 출격의 저렴한 엔진을 엮다 보니 발사체 가격 자체도 저렴합니다. 소유즈의 1회 발사 비용은 우주왕복선 1회 발사 비용의 1/10로 알려져 있습니다. 



cesarparent.com/post/soyuz/



경제성이 미덕인 우주개발 분야에서, 제어가 잘 된 엔진 클러스터링은 값싸면서도 안전한 완소 아이템인 것이지요.



뒤를 잇는 대부분의 신형 로켓이 엔진 클러스터링을 사용 중입니다. 



그 유명한 스페이스X의 펠컨도 9개의 엔진을 묶어서 개발되었지요. 



www.kari.re.kr



우리나라 역시 한국형 발사체(KSLV)에 클러스터링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항우연에서는 75톤급 (735kN)의 액체엔진 하나를 개발하고, 이 녀석을 네 개로 붂어 300톤급 발사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www.kari.re.kr




이미, 지난 2016년 75톤 엔진의 연소시험이 145초 동안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는데요. 이제는 이 녀석을 묶는 클러스터링만 남았습니다. 



클러스터링이 성공하면 한국형 발사체의 9부 능선을 넘는 셈입니다. 



http://russiancouncil.ru



분명 만만한 기술은 아니지만, 대추력 엔진을 개발하는 것 보다 훨씬 유리한 방식임이 분명한데요. 



조만간 몇 년 뒤면, 한국형 발사체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만나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