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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미 육군이 시도한, 땅 위를 달리는 기관차 실험


땅 위를 달리는 기차, 오버랜드 트레인




오버랜드 트레인이라고, 195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대형 수송 트럭이 있습니다. 



http://allwomenstalk.com



이걸 트럭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게, 땅 위를 달리는 열차의 컨셉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차의 경우 수송력은 뛰어나지만, 철도가 깔린 지형에만 다닐 수 있는데요. 



철도 없이 일반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트럭형 기차를 만들어 보자, 라며 개발된 게 바로 오버랜드 트럭이었거든요.



offroadvehicle.ru




처음 시작은 VC-12 이라는 차량이었습니다. 



택사스의 '르투뉴(LeTourneau)'라는 중공업 회사에서 만든 다목적 차량으로, 전기로 굴러가는 6x6 트럭이었지요. 



500마력의 커민스 디젤엔진에서 생산된 전기로 각 휠의 모터를 가동시키는, 혁신적인 구조의 차량이었습니다.



동력도 동력이지만 무려 4개 이상의 트레일러를 달 수 있어, 대량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는 잠재력도 있었습니다. 



이걸 바라보던 미 육군. 오 이거 쌈박한데, 라며 관심을 보였고, 



미육군과 르투뉴 사이에 'TRADCOM'이라는 공동 개발 기구가 설립 되면서 개발에 탄력이 붙습니다. 



en.wikipedia.org



TRADCOM이 설립된 후 불과 1년 뒤인 1955년, VC-22 스노우 프레이터라는 시제품이 완성됩니다.



1.2m 깊이의 강을 건널 수 있으며, 최대 영하 55도에서까지 운용 가능한 스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 차량의 대단한 점은 바로 수송능력인데, 6개의 카고트럭이 연결되어 총 150톤을 실어 나를 수 있었습니다. (길이만 84m 에 육박했습니다.)




http://theminiaturespage.com



이후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등장한 오버랜드 트레인의 끝판대장, LLC-1 Mark 2의 경우, 



1,170 마력의 솔라사 10MC 엔진 4기가 장착되며, 150톤을 싣고 평균 시속 30km/h로, 560km 이상을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6명의 운용요원을 위해, 맨 마지막칸에는 화장실까지 배치되었다고 하는군요.



en.wheelsage.org




하지만 길이가 길다 보니 결정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좁은 코너를 돌아갈 수 없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연속 코너의 경우 차량의 길이 때문에 제어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하지요. 



각각의 휠에 개별 스티어링 시스템을 달면서 문제는 해결 되었지만,



뭐든 복잡하면 대략 좃치 않습니다. OTL



차량의 가격과 유지비가 폭등하면서, 철도수송보다 비용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사태를 불러 왔습니다.



www.reddit.com



철도보다 장점이 딱히 없는데 굳이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요.



결국 오버랜드 트레인 프로젝트는 1960년에 이르러 종료됩니다. 차량은 박물관에 매각되어, 전시되다가 모두 폐기 처분되는 신세를 겪게 되지요.



www.robsinclairfinance.com.au



현재 오버랜드 트레인을 실물로 만나보긴 어려운데요. (공식적으로는 모두 폐기되었습니다.)



트럭으로 대량의 화물을 수송한다는 컨셉은 아직까지 살아 있어서,



철도인프라가 부실한 호주에서 '로드 트레인'이라는 이름의 장대(!) 카고트럭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