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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미군 몰래 장비 뜯다 딱 걸린, 공군의 타이거 아이 분해 사건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었던, 첨단 장비 봉인 훼손 사건




2011년에 타이거 아이 봉인 훼손 이슈가 있었습니다



타이거 아이는 F-15K에 장착된 3세대 타겟팅 포드인데, 첨단무기를 무단으로 분해 해서 뜯고 맛보고 씹고 즐겼다는 의혹이 제기 되어, 당시에 꽤나 시끌시끌 했었던 사건 이었지요.



https://defence.pk




왜 이게 문제가 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전에, 대체 타이거 아이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군요.



타이거 아이는 타게팅 포드라고 해서 스마트폭탄과 같은 각종 전술병기를 정밀 유도하기 위한 장비라고 보면 됩니다. (주로 전투기 하부에 장착되는 관계로 ‘포드’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적외선, 가시광선, 레이저 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종류의 전파를 사용, 지상을 샅샅이 훑고 목표를 탐색해서, 공격 지시까지 내리는 일종의 감시 장치이지요.




F-16.net





단순히 파일럿을 보조해주는 장비가 아니라, 주야간은 물론이고, 어떤 악천후에서도 정밀한 영상을 제공하고, 병기를 유도까지 해 준다는 점에서, 현대 전술기에서 없어서는 안될 완소 아이템입니다.



참고로, 일반 재래식 폭탄의 공격 성공률이 5% 안팎이고, 타겟팅 포드로 유도된 스마트 병기의 공격 성공률이 50%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ndiancricketfans.com




여튼 이렇게 뛰어난 첨단 장비인데, 이걸 공군이 분해했다가 외교분쟁으로 까지 이어질 뻔 한 사건이었지요.



핵심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분해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도입한 첨단 무기를 미국의 허가 없이 몰래 뜯었음.


둘째, 분명 몰래 뜯었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밀고로 미국이 알게 되었음.


셋째, 지금까지의 국산 무기들이 무단 역설계에 의해 개발 될 가능성에 대해 도맷금으로 의혹을 받음.



타이거 아이는 3세대 타게팅 포드였습니다. 



F-15K 1차분 도입때 10여기가 같이 수입 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공군은 1세대인 랜턴 (LANTIRN)을 사용 중이었지요. 



http://www.ausairpower.net/



F-16.net




KF-16에 장착된 랜턴은  적외선 항법 장치 FLIR(forward looking infrared), 레이저지시기를 각각의 포드에 달아 네비게이션 포드와 타게팅 포드로 분리하여 운용 중이었습니다.



적외선 영상으로 지상을 추적하는 포드 + 레이저 폭탄을 유도하는 포드 로 분리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이러던 것이 타이거 아이에 들어 오면서 CCD 카메라 까지 추가되어, 더 뛰어난 해상도로 지상의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게 되었지요. 



http://foxtrotalpha.jalopnik.com




미국이 왠만해서는 팔지 않던 장비였는데, 차세대 타게팅 포드인 스나이퍼 XR이 등장하자, 큰맘 먹고(?) 한국에게 팔았던 상황 이었습니다. 



'니네 이거 중요한 장비라 안에 봉인 해 놓았으니, 보안 잘 지켜야 해. 


'응 걱정하지 말어, 우리는 잘 쓰기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는 2011년에 몰래 뜯었다가 걸렸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사실 시점이 좀 애매한 게, 2009년 부터 들어온 F-15K 2차사업에서는 타이거아이가 아닌 스나이퍼 XR이 장착 되었습니다. 



www.defenseindustrydaily.com




타이거 아이가 단종 되면서, 다음 세대 스나이퍼 포드를 들여와야 했었습니다.



단종된 타이거 아이를 운용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워 졌고,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꼼꼼히 분해하다 보니 오해 아닌 오해를 사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Indo Defense - WordPress.com




하지만 미국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우리나라가 한 역설계 능력 좀 하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걸리지만 않았을 뿐, 자체 개발한 대부분의 국산 무기들이 모두 이렇게 몰래 기술을 습득해서 만들어 졌다고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미 국방부 소속 11명의 조사관이 파견되었고, 장기간의 고강도의 조사가 진행 되었지요. 



조사 당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민간인인 제가 알 길은 없습니다만, 상당히 분위기가 험악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고 그랬습니다.



http://mnd9090.tistory.com/505




그리곤, 최종 조사 결과는 '혐의 없음.'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장비 고장이 많은데, 정비에 대한 메뉴얼이 없다 보니 일어난 사건으로  



"미 측도 잠정적으로 한국 공군이 무단으로 부품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언론 보도가 짧막하게 나왔지요. 



defenseindustrydaily.com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술 종속에 대한 반미감정에 부담을 느껴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 했다는 견해도 있고,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KFX에 기술이 무단 사용될까 싶어,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니 실제로 군 관계자가 기술 습득을 위해 분해를 하곤, 시침을 뚝 떼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http://www.defensereview.com




하지만 분명한 건, 기술을 얻고자 하는 과정에서 스파이행위가 빈번하다는 사실만은 명확합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미국이 이렇게 난리를 칠 이유도, 아니 애초에 보안이 철저한 군 내부의 사건이 미국에게 알려질 이유가 없었겠지요.



국방부에서 내부 밀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얼마나 난리였을지 눈에 선하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