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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전투기 순간 가속의 끝판왕, 애프터버너에 대한 이야기들


애프터버너, 전투기의 연료소모와 기동력을 등가교환하다

 


애프터버너라고 전투기를 순식간에 밀어 올려주는 부스터가 있습니다



후연소기라고도 불리는데요. 조종사가 ‘부스터 온’ 하면서 쓰로틀 레버를 끝까지 밀어주면, 전투기 노즐에서 불꽃이 나오면서 미칠 듯한 추력으로 비행기를 밀어 줍니다.



http://www.thuraya.com




노멀 모드 대비 약 30% 이상의 추력향상을 가져오고, 주로 1:1 독파이팅이나, 긴급 전개시에 사용는 일종의 특수 장비 입니다.



 

속도가 조낸 빠른 부스터라면, 항상 켜고 다니면 되는 거 아닌가요?


 

부스터입니다. 추가 부착장비 입니다. 120%로 계속 쓰다가는 엔진의 수명이 짧아지는 건 둘째치고, 아마 연료가 없어서 제대로 된 항속거리를 낼 수 없을 겁니다



http://beamknight87blog.blogspot.kr




자동차로 비유 하자면, 메다방을 꺾는 RPM 레드존을 쓰는 풀악셀 와이드 오픈(WOT)으로 차를 모는 것 정도 될까요. 일반 모드에 비해 약 5배에 가까운 연료소모를 보인다고 합니다.



 

오래 쓸 수 없다면 처음부터 힘쎈 엔진을 만들면 될텐데


 

네 맞습니다. 그래서 미공군의 F-22의 경우 수퍼 크루징이라고, 애프터버너 없이 음속으로 날라 다닐 수 있는 P&W F119엔진이 달려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부스터는 일종의 부가 장치입니다. 엔진 후미에 장착하면 순간이지만, 무적권 잉여 추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https://www.defenseindustrydaily.com



마하 1.8로 몰래 다니는 F-22도 적이 나타나면, 뭥미? 하며 마하 2.2 로 달아날 수 있게 해 주지요.


 

생각보다 간단한 구조와 복잡한 원리


 

전투기 엔진을 보면 일반 상용기 엔진보다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긴 파이프같이 생긴 부분 때문에 엔진이 길어 보이는데, 이 부분이 바로 애프터 버너입니다. 생각보다 덩치가 큽니다.



http://aviation.stackexchange.com


 

제트 엔진의 배기가스에는 연소가 되지 않은 다량의 산소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미 높은 온도로 달구어진 상태이므로, 여기에 연료를 분사하기만 하면 불이 붙게 됩니다.  여기에 연료를 분사하여 재점화 시키면 추가 추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소로 기체가 순식간에 팽창하면서 배출 속도가 더 빨라지고, 배출가스의 질량 자체가 커지면서 비행기를 더 세게 밀어내게 되지요.



www.f-16.net

 


배기가스 자체가 뜨겁기 때문에 별도 점화장치도 필요 없고,  애프터버너의 대부분이 긴 관이고 입구쯤에 연료 분사구가 장착된 불꽃안정기 (Flame Holder) + 연료 분사구 + 점화장치가 달려 있을 뿐입니다



* 댓글 지적이 있어 일부 내용을 수정하였습니다. 



연소온도가 2,000도씨 안팎이고, JP 계열의 항공유의 인화점이 디젤과 비슷한 60도씨 안팎이지만 (자연발화 210도씨), 긴급 점화가 필요한 상황 (Cold soaking /  스크램블)이 있어 이그나이터가 달려 있다고 하네요. 



milpbw님 감사합니다!



와류 형성을 위해 형상을 잘 설계해야 하고, 고온을 버텨내는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술에 비하면 형상은 정말 단순하지요.



 

아무리 연비가 나쁘다고 해도 다섯 배면 극악 수준인데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연소되는 공기의 압력과 산소 농도 때문입니다



이미 한 번 압축기를 거쳐 나온 기체를 이용하는 거라 산소의 농도가 높을 수 없고 거기에, 이미 한 번 타고 남은 잔여 산소를 이용하는 거라 효율이 높을 수 없습니다



압력도 낮고, 산소비율도 낮지만, 오로지 순간 가속을 위해 여열을 재활용 하는 메커니즘이지요.



www.youtube.com/watch?v=vXXECdFJZSQ




100% 쓰로틀은 50% 쓰로틀에 비해  연비가 2배 정도 나쁘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애프터 버너까지 켜니 최대 다섯 배, 그야말로 빨대로 빨아먹는 수준의 연료 소모를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애프터버너에 대한 다른 추가 이야기들




애프터버너부가 엔진에서 차지하는 길이가 상당한 관계로, 사용하지 않는 평소에는 저항으로 작용한다고 합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약 3~5% 내외의 추력손실을 발생시킨다는 소리가 있지요.

 



https://www.reddit.com




이 때문에 굳이 고속이 필요없는 훈련기나, 지원기의 경우 애프터버너를 아얘 뗀 엔진이 달리게 됩니다. 가격도 줄이고, 개발 기간과 리스크도 줄이고 일석 이조의 효과를 얻게 됩니다.



AR15.com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마구 굴려먹었던 공격기 2종 선물세트, A-4 스카이호크, A-7 콜세어II 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우리 공군의 T-50는 경공격기인 FA-50을 염두에 둔 탓에 애프터버너가 달려 있습니다.



http://wordpress.mrreid.org



Shock Diamond라고, 애프터 버너 불꽃 내부에 다이아몬드 형상의 밝은 빛이 보이는데요



내부 배기가스의 속도가 음속을 넘어가면서 외부 배기가스와의 속도 차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바라보고 있으면 매혹적이기 그지 없죠.



Aerospaceweb.org




공식으로도 표현이 가능한데, 혹시 관심 있는 전공자 분이 있다면 다음 위키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어떻게 나왔는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단순한 공식입니다만....저는 그냥 패스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