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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공중에서 일어나는 여객기간의 접촉사고, 니어미스에 대하여


하늘에서 비행기끼리 스치는 사고가 날 수 있다고요?



이번 주제는 니어미스입니다. 



항공에서 니어미스란 비행기 끼리 공중에서 충돌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를 스쳐 지나가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자칫 대형 충돌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준사고’로 관리 되는 사건입니다.



pprune.org




하늘이 이렇게 넓은데 왠 충돌타령? 이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글 작성을 위해 자료를 찾다 보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의 니어미스가 일어나고 있더군요. 



불과 10여년 전인 2007년의 자료를 보면 , 유럽에서는 하루에 두 건 이상의 니어미스가, 미국에서는 일년에 150여건 이상의 니어미스 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항공기간 거리가 얼마나 가까워 저야 니어미스일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니어미스는 ‘충돌위험이 있을 만큼 가까이 근접한 상황’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네, 정확한 거리에 대한 명기가 없죠. 



KBTX.com




그래서 미연방항공국에서는 NMAC (Near Mid-Air Collision)라는 별도 용어를 만들어 사용 중입니다. 두 항공기 간 간격이 150m (500피트) 이내일 때를 니머미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항공에서 주로 km(feet) 단위가 사용되는 걸 감안 한다면, 150m는 바로 옆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니어미스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많은 통행량 (트래픽)과 폭이 좁은 항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늘에는 여객기가 다녀야 하는 항로가 정해져 있는데, 



예를 들어 전 세계 상용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를 보여주는 ‘플라이트 레이더 24’를 들어가 보면, 우리나라 인근 공역만 봐도 비행기가 줄지어 다니는 걸 볼 수 있어요.






하늘에 나 있는 일종의 고속도로 인데요. 예를 들어 국내선을 위한 저고도 항로의 경우 수직폭은 300m (1,000 피트), 수평폭은 최대 3.7km (2NM) 이내입니다. 



시속 500km로 날라 다니는 여객기에게 생각보다 넓지 않은 공간입니다. 덕분에 항공기가 몰리게 되면 정체도 발생하고, 급차선 변경(?)도 하고, 별의 별 일이 다 발생하게 되지요.



www.aci-na.org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지상관제입니다. 고속도로(!)를 빨리 날라 다니는 비행기이므로, 앞 차(?)와 의 간격, 마주보고 오는 다른 항공기등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조정해 줍니다. 



좁은 항로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비행이 가능하도록 해 줍니다. 



이는 공항 근처에서 더 빛을 내는데, 항공기 별로, 진입 방향, 활주로 지정, 착륙 순서 등을 지정해 주어 비행기가 보다 안전하게 이착륙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가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조종사 간의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종종 일어나곤 하는데, 관제사가 항공기를 잘못 유도해서 혹은 조종사가 관제지시에 따르지 않게 되면 니어미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통신불량이나 기기 고장 등이 겹쳐지면 공중 충돌이라는 대형 참사로까지 이어지기도 하지요.



http://www.dailymotion.com



잘 알려진 니어미스로 2001년 스루가만 상공에서 있었던 일본항공의 사고사례가 있습니다. 



동경발 오키나와행 JL907편과 김해발 나리타행 JL958편 역시 후지산 인근 스루가만에서 교행하는 항로로 이동 중이었는데요, 



관제사가 실수로 두 항공기의 고도를 같은 위치로 유도해 버립니다. 그리곤 교차점에서 불과 10m 높이차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가지요.



ko.wikipedia.org



공중충돌로 이어지지 않아 웃고 넘어갈 해프닝인 듯 하지만, 현실은 처참했습니다. 



예고없는 근거리 교행 덕분에 두 항공기는 제트기류에 휘말렸고, 크게 요동친 두 항공기 내에서, 특히 오키나와행 JL907편의 경우 100여명에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음료 서빙을 하는 중이어서 순간적인 제트기류에, 기내가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하지요.






니어미스가 아니라 실제 공중충돌이 일어난 사고도 있습니다. 바로 1년 뒤 독일에서 있었던 있었던 러시아 바시키르 항공 2937편과 DHL 611편 화물기의 공중 충돌사고 입니다. 



en.wikipedia.org


en.wikipedia.org




바시키르 항공 2937편은 모스크바발 바르셀로나행 투폴레프 Tu-154 였고, DHL 611편은 이탈리아 베르가모발 브뤼셀행 보잉 757 화물기 였었는데요. 



관제 시스템의 점검에 따른 문제, 잘못된 관제지시, 그리고 조종사의 TCAS(공중 충돌 경보 장치) 경고 무시의 세 가지가 겹치면서 두 항공기가 독일 위버링겐 상공에서 공중충돌 하게 됩니다. 



(항상 대형 참사들은 두 세가지 이상의 원인들이 겹쳐지면서 일어나더군요.)




ko.wikipedia.org



승무원과 탑승객 총 71명 전원이 숨진 대 참사로, 니어미스가 얼마나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사고 원인에서 보듯 명백히 사람의 실수가 불러온 대형 인재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니어미스에 대한 통계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자료가 있을까 싶어 뒤져봤는데, 공식적인 내용은 없고 일부 기사에 제주공항에서 있던 니어미스의 언급이 있었습니다. 



'96년 한해만도 공중충돌 직전의 니어미스 (near miss) 사고가 제주공항 상공에서 세차례나 발생했다고 한국공항공단 제주지사측은 밝혔다.'



제주공항...간판뿐인 국제공항 걸핏하면 아찔비행 - 중앙일보



한 해 3건이면 결코 작은 횟수가 아닙니다. 트래픽이 많은 김포, 김해공항에서도 적지 않은 니어미스가 발생한다고 봐야 할 겁니다.



Airport Spotting Blog



우리나라는 공역이 무척 좁은 특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내선 항로의 경우 순항 고도 자체가 없는데요. 



뭔 소린고 하니, 거리가 너무 짧아 상승-순항-하강 없이 순항고도에 도달하자 마자 바로 내려와야 합니다. 유일하게 김포-제주 노선에서만 10여분간 순항이 가능하다고 하지요. 



덕분에 한반도 남쪽은 항공기의 고도까지 꼼꼼히 신경써야 하는 복잡한 관제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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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좁은 공역에 여러 대의 항공기가 겹치는데, 관제에 벗어나 있는 군용항공기도 있습니다. 시계비행만 하는 경비행기도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비행기가 바글바글 합니다. 여유롭게 관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요.



Donnie Torres (@donplox) _ Twitter



실제, 신갈 인터체인지 부근의 공역은 조종사들에게 악명 높은 공역이라고 합니다. 



성남공항을 드나드는 군용항공기와 항로가 겹치는데, 공교롭게 김포공항의 관제 레이더가 관악산에 가로막혀,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를 탐지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갑자기 불쑥불쑥 군용 항공기 나타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하는군요.







조금 급하게 마무리 하는 느낌이네요;;; 항공에서의 니어미스에 대해 살펴 봤습니다. 우리나라의 니어미스에 대해서도 살펴 봤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이용하는 여객기이지만, 우리가 모르는 여러 일들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고 해야 할까, 놀라울 뿐인데요. 



오늘도 안전 운행에 노력하는 관제사 분들, 파일럿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며, 마지막으로 공중충돌을 다른 사례 GOL 항공 1907편 추락 사고의 링크를 걸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