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공학/비행기2018.08.13 07:34


초음속을 넘어서는 대함 미사일들의 진화



이전 포스팅에서 공대공 미사일인 암람이 180km의 '긴 사거리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살펴 보았죠.






militaryedge.org




거리도 거리지만 이들의 비행 속도 역시 상당해서, 



대부분의 공대공 미사일들은 이상적인 환경에서 최대 마하 3-4 안팎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초음속'은 빠르게 날라가는 적기를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탑재 되어야 하는 공대공 미사일의 필수 능력인데요.



militaryedge.org



비행기에 장착된다는 특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고, 제약이 많은 편이지만, 하늘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슛다운 (내리 꽂는 방식)의 잇점을 적극 활용해서



추력을 차단 후 관성비행으로 '속도'도 유지하고 '사거리'를 늘리는, 일종의 꼼수(?)로 단점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미사일이라도 차량이나 함선에서 사용되는 녀석들은 크기에 대한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인데요.



높은 속도와 긴 사정거리를 위해, 우람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표적인 공대공 미사일 AIM-120 암람과, 대표적인 함대함 미사일 엑조세를 비교해 보면, 엑조세 쪽이 상당히 큰 덩치를 가졌음을 알 수 있지요. (엑조세 전장 6m vs. 암람 3.7m)



http://limanoticia.blogspot.com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같은 로켓모터 방식인 엑조세 MM40 Block2과 AIM-120D 암람의 사거리를 비교해 보면



덩치가 훨씬 더 큰 엑조세가 암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70km 안팎을 날아갈 수 있을 정도이지요.



응? 엑조세는 프랑스제고, 암람은 미국제라서 성능이 차이가 나는거 아닌가요?



흐음...사실 암람도 초기형인 AIM-120A/B에서는 최대 사거리가 80km를 넘지 못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꼼수를 통해 무려 추가 100km를 연장하는데 성공했을 뿐이었습니다.



en.wikipedia.org




함정에서 사용되는 미사일은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아래서 위를 향해 발사되는 방식이라 종말 단계까지 지속적으로 추력을 유지해야 하거든요.



바람에 몸을 맞기는 암람과 같은 사거리 연장 방식은 사용할 수 없지요.



www.ausairpower.net




그래서 선택 된 게 바로 AGM-84 하푼과 같은 아음속 순항 방식입니다.



속도도 빠르고 추력도 좋지만 조루(?)인 로켓 모터를 사용하지 않고, 소형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해서



속도는 비록 조금 느린 마하 0.85이지만 지속적인 추진을 얻어, 사거리를 220km까지 얻는 효과를 얻는 겁니다.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 정도의 느낌이려나요.



alkofiya.tv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속도와 사거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나토코드명 '샌드박스'라고 불리는 P-500 바잘트, P-1000 불칸입니다.



딱 봐도 우람한 덩치를 자랑하는데, 



로켓부스터를 이용하여 미사일을 초음속으로 가속 시킨 후, 대형 터보제트 엔진를 사용하여, 최대 마하 2.5의 속도로 550km를 날아갈 수 있는 괴물같은 미사일이지요.



en.wikipedia.org




함정에서 운용되는 미사일들이 '크기에 대한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 이라고는 언급했지만,



실제로는 크기에 어느 정도 제약을 걸어두어, 함정 뿐만 아니라 항공기등의 다른 플랫폼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컴팩트하게 설계되어 있는 편인데요.



러시아의 경우 '공용화, 그거 쌈싸먹는건가요? 우걱우걱' 하면서 오로지 성능 일변도의 무지막지한 대함 미사일들을 개발했고,



그 결과 등장한 것들이 왠만한 함정에는 탑재시키지도 못할 알흠다운 크기의 11.7m의 P-500 바잘트, P-1000 불칸 이었던 것이죠.



en.wikipedia.org



큰 덩치는 단순히 사거리와 속도만 높여준게 아니어서, 탄두중량이 무려 1톤에 가까운 무지막지한 공격력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항공모함 세력이 빈약했던 탓에, 먼 거리에서 미사일 몇 방으로 미 함대 하나를 초토화시키려는 러시아의 교리가 충실하게 반영된 미사일이라고 해야 할 듯.



en.wikipedia.org



엑조세의 실전 배치는 1979년이었습니다. 하푼의 실전배치는 1977년이었지요. 바잘트는 1975년의 물건입니다.



엑조세는 2010년에 MM40 Block3으로 개량되었지만, 하푼과 동일한 터보제트 엔진 주진방식으로의 개량이었고,



하푼의 최신형인 AGM-84L Block2는 여전히 아음속의 터보제트 엔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novandi.us




반면 바잘트는 후속인 P-700 그라니트를 거쳐 P-800 야혼트 (브라모스)로 바뀌어갔는데,



램제트 엔진을 장착하면서 크기와 무게는 2/3로 줄어들면서도, 속도는 마하 4.5, 사거리 300km를 넘나드는 세계 최강의 최신형 대함 미사일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교리가 다르다곤 하지만, 단순 스팩만 봐서는 서방의 대함 미사일이 러시아의 대함 미사일에게 밀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leparisien.fr





원판이 등장한지 무려 40년이나 흘렀고, 램제트 기술이 딱히 뒤떨어지는 것도 아닐텐데, 대체 왜 서방국가들은 초음속 대함 미사일의 개발에 소극적인걸까요?



실제로 램제트 기술이 러시아에 비해 떨어지는데 그걸 감추고 있을 뿐인걸까요?



여기서 밀매들이 자주하는 논란 하나가 등장합니다. 



속도의 초음속 vs. 기동성의 아음속 논란이지요.



RT.com




무기가 빠른 속도를 가지게 되는 경우 어떤 잇점이 있는지는 누가 봐도 명확합니다.



마하 5의 속도는 미사일 발견후 교전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극도로 짧습니다.



엇 미사일이다. 초음속이잖아. 왜 일케 빨라! 


낮게 깔려와서 빨리 보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급상승했다가 위에서 내려 꽃는다고? 


예측사격을 못하겠잖아!



ing.dk


초음속에 씨스키밍(Sea skimming + Pop-up)이라 불리는 급상승 기동 덕분에 대응시간이 극도로 짧습니다.



워낙 운동에너지가 높아 CIWS나 RAM으로 요격했다 하더라고 파편에 의해 피해를 입을 확률이 높습니다.




forums.bharat-rakshak.com




하지만 단점도 있어서, 빠른 속도 때문에 현란한 회피기동이 불가능합니다.



초음속 대함 미사일들은 같은 G값에서도 아음속에 비해 더 낮은 선회율을 갖게 되는데요.



최신의 근접방공시스템들이 단순한 기동의 대함 미사일의 '비행 궤적' 정도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피기동 만큼은 아음속에 비해 열세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www.militaryaerospace.com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단점은 바로 크기입니다. 



이건 크게 이견이 없는데, 렘제트의 장착으로 크기가 많이 줄었다고 해도, 브라모스는 9미터의 길이에 3톤의 무게를 가집니다. 



하푼이 4미터에 0.7톤 가량임을 떠올리면 아직까지도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는 편이지요.



덩치가 크면 기동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비싼 데다가 활용도가 낮습니다.



잠수함, 항공기, 함정, 심지어 트럭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될 수 있는 하푼에 비하면, 브라모스는 상당히 제한적인 플랫폼에서 운용될 수 밖에 없거든요.




aviation.stackexchange.com




초음속과 아음속, 두 가지 방식의 대함미사일이 너무나 명확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보니,



서방에서는 여전히 하푼을 위시한 아음속 방식을, 러시아는 브라모스를 위시한 초음속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차세대 대함 미사일인 AGM-158 LRASM 역시, 초음속 버전을 포기하고 아음속 버전만 개발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아음속의 '효율성'이라는게  쉽게 버리기 힘든 장점이지 않나 싶습니다.






http://new.mnd.go.kr




그나저나 우리나라는 하푼과 유사한 아음속 대함미사일인 SSM-700K 해성을 만들어 사용 하면서,  브라모스의 기술을 이전 받아 마하4의 차기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개발 중이니까....



서방과 러시아에 양다리를 다 걸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






Posted by 위저드아이언 wizard_I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