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대치, 강경한 양국, 동북아 최강인 미국의 군사력과 급변하는 정세
* 글이 발행된 25일 새벽 남북이 재발방지와 교류재개에 합의 하였습니다. ('유감'이라 표현된 사과 내용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군요)
긴장이 팽팽한 한반도
북한의 지뢰도발로 시작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군사적 대치를 체제 결속에 활용하려는 북한, 그리고 향후 남북관계에서 분명한 우위를 점유하려는 남한, 모두 한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25일 새벽을 기해, 북측의 사과 및 대북 확성기 방송 철회가 발표 되었습니다.)
길어지고 있는 남북 고위급 회담이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기도 합니다. 서로 양보가 힘드니 타협점도 찾기가 어렵겠지요. (25일 합의문 전문을 보면 남한, 북한 모두 양보를 하고 실리를 챙긴 것 같습니다)
남북간 국지적 무력충돌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닙니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다른데요. 북한과 중국이 미묘한 마찰을 보이고 있고, 한국은 예전에 보기 힘든 강경한 여론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매년 2차례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
게다가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으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력은 여느 때와 달리 대량의 전력의 신속한 전개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 (이하 UFG) 훈련은 2008년 을지 포커스 훈련에서 이름이 바뀐 한미 연합 훈련입니다. 한반도에서는 1년에 두번 양국간 군사훈련이 실시되는데 3월에는 키 리졸브 훈련이, 7월에는 UFG 훈련이 있습니다.
키 리졸브는 전시에 미 본토에서 한반도까지 병력을 충원하는 연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을지 포커스는 한미 연합사령부의 지휘훈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요.
상반기에는 ‘어떻게 미군이 한반도에 올 것인가’ 에 목적이 맞추어져 있다면, 하반기에는 ‘증원된 연합군을 어떻게 지휘할래’를 연습하는 훈련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두 훈련 덕분에 북한의 도발은 거의 훈련이 없는 5-6월에만 일어나는 특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훈련의 핵심인 항모와 기동함대
두 훈련 모두 일본 오코스카를 기항으로 하는 7함대의 핵 항공모함이 훈련에 참여해 왔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번 UFG에서는 조지 워싱턴호가 핵연료 교체를 위해 5월에 본국으로 이동한 상태였습니다. 임무를 교대할 레이건호는 9월 이후에나 일본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항모가 없는 전력공백을 틈타 이루어 졌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전투기를 좀 실은 항모가 대수냐 싶기도 하겠지만 항모 한대가 움직이면 항모 전단이라 불리우는 함대가 이동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항모 전단은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항모 한 척에, 이지스함 순양함 2-3척, 이지스 구축함2-3척, 프리킷함 2-3척 그리고 공격형 핵잠수함 2척으로 구성되어 전단 하나면 왠만한 중소국가 하나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이 3척이라는 사실을 떠올려보세요)
항공모함은 4개의 공격비행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F/A-18E/F 호넷으로 구성되는데, 비행대에 12-14대의 공격기가 편제되어있으므로 대략 50대의 호넷이 탑재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직접비교는 그렇지만 같은 임무를 맡은 우리나라의 최신예기 F-15K가 현재 40대 가량 배치되어있으니, 공격력의 위용이 쉬이 짐작이 가실 겁니다.
하지만 정작 무서운 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5대 안팎의 전자전비행대 인데요. F/A-18G 그라울러로 구성된 이 비행대는 공격편대 모두를 클로킹 시켜버리는 막장 사기 캐릭터입니다. F/A-18에 전자전 포트를 달아 상대 레이더망에 재밍을 거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켜 장님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당하는 쪽에서는 뭐가 뭔지 모르는 사이에 공격을 당하게 됩니다. 잘 알려진 스텔스기 F-22와 함께 미국이 왠만해선 절대 판매를 하지 않는 매우 위협적인 전술 항공기입니다.
그러면서도 멀리서도 적을 감시할 수 있도록 조기경보비행대를 같이 운용합니다. E-2C 호크아이는 기체 상부에 레이돔을 장착하여 적의 공격을 사전에 탐지하고, 전장의 전투기를 지휘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자세한 스팩은 공개되어있지 않지만, 450km의 범위를 커버하며 최대 400개의 목표를 추적, 이중 15개를 관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대만 떠도 북한 공역 절반 정도를 커버할 수 있는 정도가 됩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Black Sheep War 치트키로 모든 맵을 다 보는 주제에 클로킹 레이스를 운용한다니요. 때문에 항모 한척이 전진 배치되면 중국이고 러시아고 비난성명을 발표하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하물며 북한이 괴로워할 거야 말할 나위도 없지요.
게다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지스함 4-5척과 프리킷함 2-3척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지스함은 함대방공, 프리킷함은 개함방공, 대잠작전 및 전투지원용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만, 기억하실겁니다. 미해군이 공습을 하면 가장 먼저 이지스함의 장거리 순항 미사일이 발사되지요.
원래 방공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이지스함입니다만, 이제는 각개의 함정이 모두 펀치력을 가진 대지 공격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총 96개의 VLS (수직 발사대)에 운용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미사일을 탑재시킬 수 있는데, 대 잠수함용 미사일인 아스록, 대공 미사일인 스탠다드 SM-3 그리고 대지상 미사일인 토마호크가 분할 탑재됩니다.
1/3만 토마호크로 채워도 한대당 32개의 목표를 타격할 수 있으니, 항모전단의 이지스함만으로도 150여곳을 공격할 수 있는 셈입니다.
항모전단 하나는 한 순간에 100여개의 순항 미사일을 투발 시키면서도, 동시에 40여대의 보이지 않는 공격기들이 쉴새 없이 공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런 항모전단을 자그마치 8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전쟁억지력의 첨병 사전배치전단
상황이 이러니 매번 훈련시 마다 북한이 느끼는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매번 원색적인 비난 성명을 내면서 동시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무력시위를 하는 이유도, 이런 압박감에서 나온다고 봐야겠지요. 이 시기에 무력도발은 꿈도 꾸지 못했고요.
그런데 2015년 UFG에서 항모전력에 공백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대신 전 세계에 3개가 있는 사전 배치전단을 훈련에 참가시켰습니다.
사전배치전단은 M1A2를 포함한 400대의 장갑차량, 400대의 소프트스킨 지원차량, 이들 모두를 무장 시킬 수 있는 보급 물자를 대형 선박 다섯 대에 나누어 실은 선단 입니다.
미국은 이런 전단 3개를 분쟁위험지역 인근에 항상 보내놓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인근의 위험지역인 한국과 대만을 지원하기 위해 한 개의 전단이 항상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들이 훈련에 참가하게 된 것이지요.
신문지면상에 공개된 이동식 항구라고 알려진 사진들이 모두 이 사전 배치전단의 모습들입니다. 한반도에 분쟁이 일어나면 불과 1,2주만에 증원되는 미국의 여단급 핵심 전력입니다.
괌의 스텔스기 F-22와 B-2
마지막으로 괌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 F-22와 스텔스 폭격기 B-2를 들지 않을 수 없군요. 이들은 워낙 잘 알려진 존재라 여기서 더 깊게 다룰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F-22는 중량 당 가격이 금보다 비싸다고 알려져 있고, 자체 모의 공중전에서 WVR, BVR (근접전, 가시거리 밖 공중전) 모두 100:1 이상의 교환비율을 보인 지구 최강의 전투기 입니다.
예전 F-117 스텔스 공격기가 평양 상공에서 시위비행을 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어 주목을 받았는데요. 괌에 F-22가 전진 배치되었다는 이야기는 이런 비밀 임무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공개되지만 않았지 이미 주석궁 상공에서 무력시위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B-2는 전투기, 전폭기가 아니라 전략 폭격기입니다. 23톤의 폭장량을 가져 F-15K의 약 두배 정도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덩치를 가졌지만,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전세계 유일의 스텔스 전략 폭격기입니다.
대당 가격은 2조에 총 20대가 배치되어있으므로 (21대에서 추락으로 한대를 손실) 전체 가격이 40조가 되는군요. 37조인 1년 우리나라 국방예산을 모두 사용해도 B-2 전부를 살 수 없는 무지막지한 가격을 자랑합니다.
B-2에 얼마나 보안이 철저한지 재미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B-2의 배기구가 보이는 후면은 절대 공개되지 않는 극비사안입니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검색해 보면 B-2의 후면 사진만은 절대 구할 수가 없죠.
그런데 미국의 한 기자가 사진을 찍어 언론에 공개하려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자마자 기자는 체포되었고 스파이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런 전략 전술 무기가 UFG 기간에 괌에 전진 배치됩니다.
북한의 노이로제야 불보 듯 뻔하고, 당연히 중국역시 훈련 기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항모와 사전 배치전단, 그리고 괌의 전략무기들은 모두 중국의 해안가 주요 도시를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영토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남중국해, 전쟁의 불씨가 남아있는 대만, 그리고 대치상태인 한반도까지. 서태평양 미국의 전력은 모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셈입니다.
위태로운 한국의 줄타기 외교
동북아시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70주년 중국 전승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미국은 동맹국의 참석에 반대하고 있지요. 북한은 군사도발을 감행하였고, 동시에 중국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에 착 달라 붙어 얼씨구나 평화헌법 개정에 명분을 쌓고 있습니다.
전승행사로 주변국에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중국, 연합 훈련으로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불량국가 북한, 경계해야 하는 이웃 일본. 인접국 사이에서 우리의 줄타기가 매우 중요함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러시아는 유가 하락으로 동북아에서 약간 주춤한 모양새네요.)
P.S. 이 글을 빌어 북한 도발에 차분히 잘 대응한 국군 수뇌부, 야전에서 고생 했던 장병 분들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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