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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선박

해저 깊은 바다에서 진화 중인 시추 플랫폼들


깊은 바다에서 어떻게 원유를 뽑아 올리는 걸까



www.binaryoptionscore.com




해양 석유 시추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저는 깊은 바다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시추 장비를 올린 대형 구조물을 떠올립니다. 망망대해에서 거대한 파도에도 끄떡않고 기름을 퍼올리는 그런 구조물 말이지요. 



wikipedia




그런데 관련 내용을 이리저리 찾아보다 문득, 멕시코만의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유출 사고가 떠올랐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10년 발생한 대형 원유 유출 사고였었습니다. 



원유 시추선인 딥워터 호라이즌호가 유정에서 나온 메탄가스를 제어하지 못해 폭팔했고, 침몰하는 과정에서 유정의 구멍을 막지 못해 원유가 500만 배럴이 유출되었던 사고였습니다. 



(대한민국 원유소비량 2일치, 대형 유조선 3대 분량, 태안 유조선 사고 때 약 7만배럴이 유출됨) 



geowiki.ucdavis.edu



당시 유정의 깊이가 너무 깊어 사태를 수습 하는 데만 2개월이 걸려 꽤나 논란이 되었었지요. 해저 약 5,000m의 깊이의 유정이었거든요. 



www.cnn.com



5,000m 라고.....? 그렇게 깊은 곳에 세울 수 있는 구조물이 없을 텐데? (인간이 세운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 할리파의 높이 800m) 만약 가능하다 하더라도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플랫폼을 설치 하는 거지? 



궁금증 병이 도지기 시작했습니다.



부유식 시추선



www.mysanantonio.com



궁금증은 생각보다 쉽게 풀렸습니다. 물 속에 건물을 세울 수 없으면, 물 위에 배처럼 띄워놓으면 됩니다. 바로 부유식 시추선 (Offshore oil rig)입니다. 



배와 같이 부력이 있으므로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고 심해의 깊이와 상관 없이 시추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드릴만 깊이 내려가 유정에서 석유를 퍼 올리면 됩니다. 



www.captainsvoyage-forum.com



하지만 이렇게 시추 장비를 운용하면 치명적인 단점이 생기지요. 네 바로 파도 입니다. 



파도에 설비가 이리저리 흔들거려서 드릴과 파이프를 고정할 수 없게 됩니다. 파이프 해저에 박아놓고 원유를 뽑아 올려야 하는데, 물위의 플랫폼이 이리저리 흔들려서는 답이 없습니다. 



www.ihrdc.com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유식 시추선은 닻을 사용합니다. 물에 떠다니지 않도록 바닥에 단단히 고정 하는 것이지요. 대형 앵커를 해저에 박아 시추선 한 자리에 단단히 고정 시킵니다. 



덩치가 큰 만큼, 앵커라기 보다는 다소 특이한 구조의 지주 되어 있는데, 밸러스트 탱크가 달린 속이 빈 강철캔(?)으로 되어 있습니다. 바다에 가라앉힌 뒤, 펌프를 이용해서 지주가 해저에 단단히 박는 방식을 사용 하고 있지요. 



반잠수식 시추선



지주로 고정하는 부유식 시추선의 한계 깊이는 보통 3,000m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멕시코만의 수심은 5,600m 였지요. 더 깊은 곳에서 작업하기 위해서는 보다 진일보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www.shi-india.com



여기서 등장하는 방식이 바로 반잠수식 시추선입니다. 부유식이되 컬럼 하부에 폰툰(Pontoon)이라 불리는 잠수함을 달아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추선입니다. 스스로 위치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풍랑에도 제자리에 계속 떠 있을 수 있습니다. 



보우 쓰러스터 / commons.wikimedia.org



DPS라 불리우는 자세제어 시스템이 GPS에서 실시간으로 위치를 전송 받고, 이를 바탕으로 폰툰의 추진기를 작동시켜 시추선의 움직임을 제어합니다. 



www.thepeninsulaqatar.com



GE의 DPS 의 경우 위치 보정 오차가 1m 내외라고 하는군요. (대형 플랫폼이 1m 안으로 제어 된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드릴쉽



보통 대부분의 대형 시추선은 시추설비, 생산(저장)설비, 주거설비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해안에서 수백km 떨어져 있기 때문에, 원유 공급 파이프를 깔기도 쉽지 않고, 작업인원의 이동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한번 자리를 잡으면 다른 유정으로의 이동이 쉽지가 않지요. 생산 유연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maritime-connector.com




그래서 플랫폼도 슬림화 개별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배에다가 시추설비를 얹어 드릴쉽을 만들고, 배에다가 생산설비를 얹어 FPSO (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을 만듭니다.



www.linkedin.com



드릴쉽이 반잠수식 보다 진보한 기술이 필요한 건 바로 파도의 움직임 때문입니다. 반잠수식은 컬럼 위에 데크가 올려진 구조이기 때문에 폰툰이 가라 앉으면 상하의 움직임이 크지 않습니다. DPS로 좌우 움직임만 수정해 줍니다. 



www.jamstec.go.jp



하지만 드릴쉽은 좌우 뿐만 아니라 상하의 움직임도 컨트롤 해야 합니다.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바뀌면서 보다 복잡한 제어가 요구됩니다.



아래 움짤들을 보면 대양의 큰 파도에서도 큰 움직임 없이 떠있는 플랫폼들을 볼 수 있는데요.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기술 진보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faBqMzJ9sc


https://www.youtube.com/watch?v=YnJzJ9lBm20


https://www.youtube.com/watch?v=j5e8Q1D_q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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