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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이런저런 사연으로 닮은 형상을 가진 국산무기


원본과 흡사한 한국의 닮은꼴 무기들



지난 글에서는 서방의 유로콥터에 기반을 둔, 중국의 헬리콥터에 대해 짧막하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글의 재미를 위해 짝퉁으로 폄하했지만, 기술 축적을 통해 결국 독자적인 헬기 설계 능력을 가지게 되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www.rt.com

 


사실 무기 개발에서 선진 무기체계를 ‘카피’하는 행위는 여러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 지고 있는데요.


 

기술력이 낮았던 우리나라 역시, 중국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야 무기의 현대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세히 살펴 보면, 기술 도입의 흔적이 남아 있는 무기들을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장 육군이 사용하는 60트럭만 봐도 그렇습니다.





해당 내용은 이미 한 번 포스팅 되었는데요. 육군의 K511 카고트럭은 미군의 M35A2의 라이센스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독자 개량한 지원차량 입니다



http://garyowens.webs.com



엔진이 바뀌고 세부 사양이 다르지만, 외형만큼은 변하지 않은채로 여전히 생산되고 있습니다.


 


 

전차는 조금 상황이 다른데요. 제조사가 같다 보니 미군과 한국군이 비슷한 형상의 전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en.wikipedia.org



육군의 K-1과 미군의 M-1 모두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주한 미군에 의해 리틀 에이브람스 라는 별명도 붙여지게 되었지요.



http://www.cybermodeler.com



한국을 위해 한국군용 전차를, 그것도 미국 군수업체가 뭐가 아쉬워서 개발해 줬을 까요? 



1980년대 중반 M48의 후속으로 국산전차를 개발하기로 결정하고는, 독일의 레오파트 개발사인 라인메탈사를 개발 파트너로 선정하였는데요. 



www.armyrecognition.com



한국 니네가 전차를 만들 수 있어라고 무시했다가뒤늦게 허겁지겁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지지요.



사실 여부야 일반인인 제가 알 수 없겠습니다만, 양국의 두 전차가 비슷한 개념으로 설계되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ar.wikipedia.org



이런저런 구설수에 휘말리지만, 다목적 수송헬기인 수리온 역시 유로콥터 AS532를 원형에 두고 있습니다. 


수리온은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기체를 개발하는 모험 대신, 기존에 개발된 헬기를 개량하는 방향이 선택되었는데요. 



commons.wikimedia.org



독자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외형은 영락없는 쿠거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전에 관련 포스팅을 올렸으니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www.defenseindustrydaily.com



수리온과 달리 T-50은 원형이 따로 없는 완전히 새로 설계된 기체입니다. 록히드마틴과 KAI가 합작해서 만든 신형 고등훈련기이지요. 



필리핀, 이라크에 수출이 성사되면서 제법 쏠쏠한 실적을 올리고 있고, 결정적으로 미공군의 차기 훈련기 T-X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미래가 꽤나 기대되는 항공기이도 합니다. 



www.w54.biz




베이스 기체가 없다면서 왜 리스트에 올렸냐고요? 



T-50에는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16의 기술이 상당부분 적용 되었기 때문입니다. 긴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두 기체의 동체 후방의 형상을 보세요. 

 

http://nationalinterest.org


http://www.hottail.nl



함포나 미사일 분야에서도 이런 현상은 이어집니다. 해군 함정에 탑재된 76mm 함포가 대표적입니다. 



http://daisetsuzan.blogspot.kr



한동안 우리나라의 구축함에는 이탈리아 오토멜라라사의 76mm 함포가 달렸었는데요. 이게 위아 중공업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대체되어 가고 있습니다. 



www.sinodefenceforum.com



물론 내부의 세부사양을은 차이가 나지만. 최소한 겉만 본다면 위아와 오토멜라라의 함포는 쌍둥이입니다. 그냥 딱 봐도 위아가 오토멜라라를 카피했음이 강하게 의심 되지요.



commons.wikimedia.org



이를 모를리 없는 오토멜라라. 위아의 함포가 불법 복제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내었는데요. 



일단 법원의 판단은 '일부 부품이 비슷하다고 불법 복제라고 볼 수 없다' 입니다. 위아의 손을 들어주고, 오토멜라라가 패소하면서 논란은 사그라든 상태입니다. 흠.... 글쎄요.



마지막 사례는 바로 KP-SAM 신궁입니다. 



www6.atwiki.jp



신궁은 미스트랄 도입 이후 독자개발된 휴대용 미사일인데요. 



미스트랄이 프랑스에서 도입될 당시 공식적으로 기술이전이 약속된 관계로, 합법적으로 먹고 맛보고 뜯고 즐길 수 있었었던 흔치 않은 사례였습니다. 



http://www.deagel.com



원래는 초반에는 미국의 스팅어를 도입하려는 계획을 가졌었는데요. 미국에서 판매를 거절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프랑스의 미스트랄 도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당시 계획 도입 수량이 1,000기 가까이로 어마어마했다는 것. 



개발국인 프랑스에게는 엄청난 신규 시장이 열린 셈이었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한국은 프랑스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애간장을 태워, 100% 기술이전이라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올린 희귀(?)한 케이스었지요.



en.wikipedia.org




이 경험이 도움이 되었는지 이후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크로탈 NG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됩니다. 한국 특유의 후려치기로 80% 이상이 기술 이전되는 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http://wartime.org.ua


www.flickr.com/photos/34057640@N07/4253820477



현재 실전배치된 천마는 크로탈 NG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자주대공체계 입니다. 차대가 다를 뿐, 미사일과 레이더의 외형은 형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P.S. KH-179 견인포 개발도 미군의 M114의 역설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읽은 기억이 나는데, 자료를 잘 찾지 못하겠네요. 



회고록을 읽을 기회가 생기신다면, 자주국방의 일념 하나로 도면도 복사하고, 몰래 사진도 찍는 구절에서,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