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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농담거리로 전락한 이탈리아군 관련 에피소드들


유기적인 구조를 가질 수 없었던 2차 대전의 이탈리아 군사력

 

 

이탈리아의 군 병력관련 글을 준비 하다가, 이런저런 내용을 찾아보게 되었는데요이탈리아의 군대, 아니 이탈리아라는 나라 자체가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것 같습니다.



 

www.salusgate.com




우리는 이탈리아를 우리와 비슷한 하나의 반도국가로 인식하고 있지만실제 이탈리아가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된 건 1870년이었습니다.



통일되기 전까지는 베네치아, 아말피, 피사, 제노바에 교황령인 로마를 중심으로 한 도시국가간 연합체였지요.



심지어 시칠리아는 완전 별도 국가의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voyage-prive.co.uk

 



유사 이래 평생을 남처럼 살아 오다가, 하나의 국가로 합쳐진 게 불과 200년 전이라니요. 애초에 이탈리아인들에게 단일국가의 애국심을 기대하기가 무리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도 이탈리아 북부와 이탈리아 남부의 지역감정은 상당히 골이 깊은 상태고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축구리그 세리에A만 봐도, 지역별로 갈라진 상당히 과격한 훌리건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minuto90.pt




역사적 배경을 이해한다면, 왜 이들이 이렇게 지역별로 갈라져서 으르렁 거리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서두에 왜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냐 하면특히 근대사에서, 이탈리아 군이 벌인 희대의 삽질 이 너무 많이 찾아졌기 때문이에요.


 

몇 가지만 대표적으로 추려 봤더니,


 

무솔리니가 추축군의 일원으로 동맹국에 선전포고를 했는데, 즉흥적인 발표라 미처 준비하지 못한 공해상의 이탈리아 선박 수십 척이, 선전포고 즉시 연합군에 나포됨.

 


2차대전이 한창인 1942년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이탈리아군 25만과 영국군 3 5천이 붙었는데, 이탈리아가 대패하고 항복했음.


 

역시 2차대전중. 이탈리아군 잠수함 갈릴레이(Galilei)호가 함선도 아닌 영국의 무장어선에게 나포를 당했음.


 

2차대전 이후 오스트레일리아의 포로 수용소에 갇힌 독일, 일본, 이탈리아 포로들 중에, 미칠듯한 사교력으로 인근지역의 아가씨를 애인으로 만든 포로는 이탈리아군이 유일.


 

현대사에로 넘어와도 이런 썰은 계속됩니다.


 

걸프전쟁 중 첫 출격한 토네이도 전폭기 20여기 중 10여기가 공중급유에 실패하고 기지로 귀환, 심지어 남은 10기중 몇기가 격추되어 조종사는 포로신세.


 

1994년 소말리아 내전에 UN 평화 유지군으로 한국의 상록수 공병 부대가 파견되었는데, 이탈리아 보병대대가 기지 방어를 담당했음



민병대의 공격이 있었던 어느날, 이탈리아 보병대대는 모두 줄행랑. 상록수 부대가 자체 보유한 81mm 박격포로 민병대 격퇴.


 

아프간 전쟁 때, 주둔지 인근의 탈레반과 금전 거래를 해서 전화를 비껴감. 이 검은 거래는 이탈리아 군의 임무를 넘겨받은 영국군이 대규모 공격을 당한 이후 조사에서 밝혀짐.


 

단언컨데 위의 내용은 100% 사실이 아닙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썰이므로 확인 자체도 어렵고, 무엇보다 부풀려져 과장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https://www.flickr.com/photos/unifil/7949437352




예를 들어 상록수부대의 썰의 경우, 실제론 이탈리아 보병대가 도망을 간게 아니고, 이탈리아군이 철수한 이후에 민병대의 기습이 이루어졌을 거라는 상황적 추측이 많더군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 썰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아프간에서의 있었던 이탈리아군과 탈레반과의 금전 거래는, 언론 기사로도 검색되는 꽤나 핫한 이슈였었지요.


 

 


서두에 언급했 듯, 이탈리아인의 국민성 자체가 애국심을 기대하기 힘든 환경입니다. 여기에 2차대전 직전은 이탈리아가 스페인 내전에 국력을 쏟아 부었던 시기였습니다.



파시즘에 반대하는 내부 반발도 상당해서, 유기적인 조직된 군병력을 갖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http://ww2today.com


 

그러다 보니 2차 대전중 대부분의 전투에서 패배하는 말도 안 되는 전사를 남기게 되었는데요



이 패배의 기록들이 희화화 되면서, 없던 내용의 살이 붙었고, 이탈리아군 관련 농담으로 까지 발전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탈리아군 관련 유명한 농담 하나를 소개드릴께요.


 

빌힐름 카이텔 : 총통각하, 이탈리아가 참전한다고 합니다

Wilhelm Keitel reporting “My Fuhrer, Italy has entered the war!”

 


히틀러 : 2개 사단을 보내시오. 그 정도면 충분히 막아낼 것이요.

Hitler answers "Send two divisions. That should be enough to finish them."

 


빌힐름 카이텔 : 총통각하, 그게 아니라 우리 동맹으로 참전한다고 합니다.

Keitel says: "No, My Fuhrer, not against us, but with us."

 


히틀러 : 그럼 이야기가 다르지, 10개 사단을 보내시오.

Hitler says "That's different. Send ten divisions."


 

빌힐름 카이텔독일군 최고 원수 / 출처링크


 

http://dailyhive.com



  

사실 이탈리아는 G7의 강대국 입니다



뛰어난 북부의 공업기술을 바탕으로, 뛰어난 자국 국산 병기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0lr8ZzxJ30



그 유명한 베레타, 함포로 유명한 오토멜라라가 이탈리아 기업입니다. 참고로 우리 해군도 주 고객으로 초계함에 76mm 오토멜라라사의 함포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해군의 슈퍼링스 역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의 제품으로, 본사가 이탈리아에 있습니다.



http://www.worldwide-military.com




(원래 영국의 웨스트랜드사의 개발품이지만, 현재 이탈리아의 아구스타사가 인수한 상태로, 볼보와 지리자동차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차륜형 장갑차에 전차형의 포탑을 장착한 B1 센타우로, C1 아리에테 전차 모두 자국산으로, 하늘, 바다, 땅에서 모두 자체 개발 무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GlobalSecurity.org


 


페라리가 이탈리아 기업임을 떠올린다면, 크게 이상하지도 않은 사실들인데요



세간에 돌아다니는 이탈리아군 농담은 농담으로만 받아들여 웃고 넘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썰들이 돌아다니는 걸로 봐서는, 2차대전 중 이탈리아 군이 어지간히도 삽질을 했던 모양이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