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외국계 기업에서 줄을 잡다

외국계 회사에서 이야기 하는 또 다른 줄 '라인' 

 낙하산, 파벌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대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들입니다. 

 능력과는 상관없이 학연 혹은 지연으로 승승장구 하는 경우에 쓰이곤 합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세계에서, 혹은 폭을 좁혀 기업세계에서 익숙한 단어가 아닐까 하는데요. 

 흥미롭게도 외국계 기업 역시 소위 이야기하는 ‘줄’, ‘라인’이 있다는 사실.

 

출처 : andyswordsandpictures.wordpress.com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비슷한 부류끼리 뭉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는 상하 관계로 이어진 계급 조직이므로 뭉쳐진 그룹은 위아래로 연결된 라인을 형성합니다. 팔은 안으로 굽게 되지요. 라인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밀고 끌면서 같은 이해관계를 가져갑니다.

 

출처 : www.deepings.co.uk

 외국계 기업이라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므로, 이런 정치적인 현상은 국내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납니다. 다만 차이라고 하면 위에 언급한 이해관계의 형태가 조금 다르다는 정도 인데요. 

 국내기업은 연결고리가 주로 같은 고향, 같은 학교, 같은 핏줄에서 시작 된다면, 외국계 기업은 우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일로 엮이면서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그러고 난 뒤 동향이나 동문이면 고리가 강화되는 모양을 가집니다. 능력이 우선 있어야 라인 형성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출처 : verdictisinblog.com

 단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 회사 에서는 고과를 위해 매년 달성해야 할 목표가 설정됩니다. 

 생산이라면 공장 가동률, 

 구매라면 구매 절감액, 

 품질이라면 필드 클레임 수치, 

 연구소라면 정시 개발 (On time dev.), 

 영업은 판매 대수, 

 재무는 자금흐 름의 정확한 전망, 

등등 다양한 목표치를 설정하고 매년 평가합니다.

 

출처 : cardealermagazine.co.uk

 개인의 목표는 보다 세분화 해서 평가 되는데요. 타겟을 달성 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지표가 있으므로 능력에 대한 검증이 쉬운 편입니다. 

 개발 일정을 정시에 맞췄는데, 공교롭게 동시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 우수한 인재임은 확실하지요. 경영진의 눈에 들어서 라인으로 영입됩니다. 라인 내에서 최대한 지원을 받으면서 추가 실적을 낼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뒤로 2-3년간 모든 프로그램의 개발이 지연되었습니다. 그러면 진급도 진급이지만 그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재임이 확인되었으므로 라인에서도 제외되게 됩니다. 해를 끼치기 전에 정리됩니다.

 

출처 : papodeemprego.com.br

 글쎄요. 이런 사례가 국내 기업에도 없진 않겠습니다만, 어떤 의미에서 외국계 기업에서의 ‘라인’은 그리 나쁜 이미지가 아닌 셈입니다. 

 잘하는 사람들이 뭉쳐 서로 끌어주어 시너지가 나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도 나쁘게 볼 것 만은 아니기 때문 입니다. 회사의 (혹은 주주) 실적을 올려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나요.

 

출처 : galleryhip.com

 물론 최 상위 경영층은 상황이 다를 겁니다. 어느 나라나, 어느 기업이나 최 상층부는 외부와 철저히 배타적인 집단이므로 정치논리가 더 우선시 되겠지요. 제가 그쪽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추측에 불과 합니다만, 여러 정황이나 느낌으로는 능력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는 분명히 아닙니다. 

 하지만 그 바로 아래 레벨, 워킹 레벨로 다다를 수 있는 지점까지는 외국계기업도 역시 동아줄(?) 로 연결된 여러 이해집단들이 존재한다는 점. 국내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입니다.

오늘의 결론 외국계에서 줄을 잡으려면 능력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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