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이 심하지만 보관과 안정성이 뛰어난 하이드라진 로켓 연료
요 몇 년간 우주탐험 관련 영화가 흥하고 있습니다. 올해 개봉된 마션 이전에 이미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등, 사실에 가깝게 묘사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마션은 미국이 발표한 유인 화성 탐사 계획을 바탕으로, 그래비티는 우주왕복선의 허블 망원경 수리 미션을 바탕으로, 인터스텔라는 블랙홀 관련 실제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요.
이들 흥행 대작 말고도, 비슷한 컨셉의 영화가 하나 있는데, 바로 유로파 리포트라는 영화입니다. 토성의 위성인 유로파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내용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저 예산 영화면서도 다큐멘터리 형식(페이크 다큐)을 취하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영화 중간에 보면 미션 스페셜리스트인 제임스가 탐사선 외부로 나갔다 사고를 당하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통신패널을 고치러 나갔다가 폭발로 인해 우주복에 하이드라진이 묻어버리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하이드라진이 탐사선 내부로 들어올 경우 내부 공기가 오염되게 된다며, 팀 크루가 모두 절망에 빠지게 되고. 결국 제임스는 에어락에 들어오길 거절하며, 스스로 우주미아가 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보고 있던 저에게 또 몹쓸 궁금병이 도졌습니다. 하이드라진? 도대체 그게 뭐길래 그러지?
하이드라진은 액체 로켓 연료 중 하나로 화학식으로는 H4N2인 질소 화합물입니다. NH3인 암모니아와 친척뻘 정도 되는 녀석입니다. 저장성와 안정성이 뛰어나 액체 로켓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액체인 하이드라진에 촉매인 이리듐 분말을 같이 분사하면 고온, 고압의 가스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거꾸로 영화 마션에는 하이드라진과 이리듐, 그리고 산소를 이용하여 물을 얻어내는 장면도 나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이 오래 보관하면서, 긴급히 발사시켜야 하는 로켓에 적합한 연료 입니다.
문제는 하이드라진이 대기에 노출되면 산소 및 질소 산화물과 반응하여 유독가스를 낸다는 점입니다. 반응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직접 피부에 닿는 경우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특이하게 로켓이 아닌 비행기에서 가장 먼저 하이드라진을 사용했는데요. 로켓 엔진이 달린 Me163 코멧은 비행 중 연료가 누출되면 조종사가 목숨을 잃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실제 교전 중에 연료에 부상당한 파일럿들이 꽤나 있었다고 알려져있지요.
연료 자체도 위험할 뿐더러, 연소후 질소산화물이 발생하는 관계로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도 높은 편입니다. 질소산화물은 일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자동차 배기가스에도 강한 규제가 걸려있는 물질입니다.
덕분에 나사가 환경부담금으로 정부에 매년 몇 만달러씩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위험한 연료를 왜 굳이 로켓에 써야 되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보다 더 안정적이고 열량이 높은 연료를 써도 되지 않을까요?
엑체로켓에 쓰이는 연료가 하이드라진만 있진 않습니다. 러시아의 소유즈 계열들은 등유(케로신)을 사용했습니다.
하이드라진과 달리 케로신은 반응성도 높지 않고, 보관도 용이한데다가 결정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원유를 정제하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반응성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는 다시 말하면 불을 붙이기 위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지요. 게다가 산화제로 사용되는 과산화수소가 결국 보관이 힘든 물질입니다.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서는 결국 하이드라진 수준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최근(?) 개발되는 신형로켓의 경우 추진제 조합을 액체수소와 엑체산소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스페이스셔틀의 메인 엔진을 시작으로, 일본의 H-2, 러시아의 에네르기아, 유럽의 아리안 5호는 모두 LH+LOX의 추진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억 나실지 모르겠는데, 우주왕복선 발사 장면을 보면 연료탱크를 연결하던 지지대에서 얼음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보셨을 겁니다. 극저온의 액체수소와 산소 덕분에 연료탱크에 서리가 생긴 덕분입니다.
19초
극저온의 세계는 아직 인간에게 쉽게 다루어지는 세계가 아닙니다. 담기는 용기가 큰 압력을 버티어 내야함은 물론이요, 로켓에 장기간 보관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내구성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 주요 발사체에는 현재 친 환경적인 연료로 교체되어 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보관이 용이하고 연소가 쉬운 성질 때문에 하이드라진이 계속 쓰이고 있다로 정리할 수 있겠군요.
유로파리포트의 탐사선이나 마션같이 항해기간이 긴 경우 어쩔 수 없이 하이드라진을 쓸 수 밖에 없다는 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사족으로 같은 연료가 F-16 전투기의 EPU (Emergency Power Unit)에도 사용되는데, 소형 엔진 방식의 일종의 비상 발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5년 초 군산 소속의 주한미군 F-16기가 무안공항에 비상 착륙하면서 하이드라진 누출 경보가 내려진 일도 있었습니다.
유독하지만 다루기 쉬운 연료기 때문에 사용된 사례라고 보시면 됩니다.
로켓 연료별 비추력의 자료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러시아에서는 LNG로 로켓을 쏘아 올리려는 시도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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