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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직원할인이 가져온 역설



내부에서부터 시작된, 점점 떨어지는 자동차에 대한 관심




http://www.wsj.com/




자동차 회사에는 직원에게 차를 할인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사원 복지 차원에서 가격을 일정 비율 깎아주는 것이지요. 전자업체에서 자사의 핸드폰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제도와 비슷합니다. 



교육지원, 타기업 연계 할인 등의 세세한 복지가 미약하다 하더라도, 자동차는 고가의 소모재입니다. 차량 할인 하나만으로도 다른 것들을 커버하고도 남는 무척 큰 지원입니다.




http://www.locklearcars.com/



이 제도는 직원 개개인에게는 무척 큰 장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역설이 발생하지요. 직원에게 차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확 줄어 듭니다. 자사 차의 크기를 정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준중형을 살 것이냐, 중형을 살 것이냐, 준대형을 살 것이냐. 각 세그먼트에서 하나씩 나와 있는 자기회사 제품을 사면 끝이지요. 



지원제도가 없어도 회사 제품을 사야만 하는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분위기에 지원제도가 합쳐지면서 역설이 강화됩니다. 선택의 폭이 적어지면, 고민도 적어지고, 차를 비교하지 않게 됩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셈입니다.



www.goauto.com.au




직원들이 자기 최면을 걸기 시작합니다. 일반인에게 자동차의 성능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자동차 성능이 상향평준화 되어 성능이 다 비슷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별, 혹은 차종별 장단점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소비자는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차를 선택하지요. 



자동차 회사 직원은 이 작은 차이를 느끼는데 둔감해집니다. 이 미세한 차이를 캐치하지 못하고, 아니 어쩌면 습관적으로 무시하고 넘어가는 지도 모르겠군요.



http://www.kiplinger.com/




자동차 회사 직원은 역시 직장인입니다. 평범한 사람이고, 럭셔리 카를 갖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지요. 고급 자동차에 대한 수많은 컨텐츠가 쏟아 지더라도 강건너 불구경일 수 밖에요. 



안 그래도 업으로 삼다 보니 차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었는데, 현실에 순응해 버립니다. 잔불에 물이 끼얹어지고 차에 대한 관심 마져 쪼그라듭니다.



자동차 제조업 종사자가 자동차에 더 둔감해 진다니요. 이는 개인이나 조직 양쪽에 모두 좋지 않습니다. 애정이 있어야 좋은차가 나오고, 좋은차가 있어야 회사가 성장하는데요 




www.jerryclan.org




해결책이 없진 않습니다. 차량할인을 다른 지원으로 돌리면 됩니다. 다른 회사의 다양한 차를 살 수 있도록 회사에서 권하면 됩니다. 회사 직원을 일반 소비자로 전환 시키고 자사 생산 차량을 완전 경쟁체제로 편입시키면 됩니다. 



너무 이상적이기만 한 솔루션이지요. 차의 상품성이 타사보다 약간이라도 우위에 있어야 하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업계 1위인 현대의 신차도 힘을 못 쓰는게 실제 상황이지요. 역설의 고리를 깰 수 있겠지만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요? 



http://www.printwand.com/




직원 할인은 자동차 회사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모든 회사가 가지는 정책입니다. 모두 단기적인 입장에서는 윈윈하는 것 같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회사를 살아있는 하나의 거대 유기체로 볼 때, 장기적인 입장이라면 회사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역설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냉소적인가요? 모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닌 분들도 제법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