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의 연료는 우라늄인데 왜 세슘이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쏟아진 관련 기사들 중 가장 많이 다루어진 내용은, 단연코 방사능 관련 정보입니다. 세슘이 어떻고 저떻고, 반감기가 이렇고 저렇고 하며 다양한 기사들을 접할 수가 있었지요.
www.whoi.edu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에서 연료는 우라늄이잖아. 근데 왜 세슘 이야기가 나오는거지?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니 답이 쉽게 나왔습니다. ‘세슘은 우라늄이 핵분열 한 후 나오는 방사성 원소이다.’
periodictable.com
중성자가 전속력으로 우라늄에 충돌하면 반으로 쪼개지면서 에너지와 중성자를 뱉어내는데, 쪼개진 원자가 바로 세슘인 것이지요.
갑자기 또 의문이 듭니다. 우라늄 235의 원자량은 235 입니다. 절만은 118쯤 됩니다. 세슘의 원자량이 137이므로 절반이 넘습니다. 우라늄 235가 분열을 해서 딱 반으로 갈라지지 않는건가?
또 다시 검색을 해 봅니다.
역시 예상대로였습니다. 핵분열의 결과 바륨(Ba), 크립톤(Kr) 스트론튬(Sr), 제논(Xe), 그리고 세슘(Cs)의 동위원소가 발생하게 됩니다. 모두 방사능을 띄는 녀석들이고요.
www.forbes.com
다른 화학성질을 가지지만, 동위원소로 쪼개지기 때문에, 이들의 질량이 모두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럼 질문이 또 나옵니다. 아니 이렇게 많은 방사성 원소들이 내오는데 왜 하필 세슘만 난리는 치는거야?
답은 두 가지였습니다.
우선 원자력 발전에서 나오는 세슘 137은 자연상태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우라늄 235가 방사선, 정확하게는 자발적 베타붕괴를 하면서 소량 세슘 137을 만들기는 합니다만, 미량이라 무시할 정도입니다.
때문에 어디선가 세슘 137이 검출되었다. 라는 소리는 원자력발전 관련 사고가 있었다! 라고 생각해도 무방한 것이지요.
세슘의 검출 = 방사능 오염 의 간단한 공식은 언론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손쉬운 키워드인 셈입니다.
gizmodo.com
또 다른 이유는 세슘의 바로 알칼리 금속이라는 점입니다. 주기율표를 보면 1족에 위에서 부터 순서대로 나트륨, 칼륨, 루비듐, 세슘으로 되어 있지요?
ralcstyle.com
세슘은 우리 몸에 필요한 나트륨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한데, 덕분에 몸에 한번 들어모면 도통 빠져나가지 못하게 됩니다.
80% 이상 배출 되는데 약 1년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요. 즉 먹게 되면 1년동안은 꾸준히 방사선 맛사지를 받게 된다는 사실. 언론에서 세슘을 많이 다루는 이유가 바로 내부피폭 덕분이었습니다.
www.beextrahealthynow.com
게다가 이건 포스팅을 위해 검색해 보다가 알게 된 사실입니다. 세슘이 다양한 정밀기기와 심지어는 항암치료에도 쓰이고 있었습니다.
세계의 표준시간을 정하는 기준시계가 바로 세슘으로 작동 중이고, GPS용 위성에는 모두 세슘 시계가 장착되어있다는 사실. 이는 세슘이 내는 파장이 약 91억번 반복하는 주기를 1초로 정의하였기 때문입니다.
정밀한 측정을 요하는 관련 기기들은 모두 세슘을 활용하여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세슘 손목시계 / www.livescience.com
항암치료에는 세슘을 직접 복용! 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염화세슘이 암세포만 죽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말기 암환자들에게 염화세슘 + 루비듐 + 포타슘을 복용시키는 치료법이 개발 된 상태입니다.
tekknorg.wordpress.com
암세포는 산성에서 더 잘 번식하는 특성이 있는데, 염화세슘이 침투하면 암세포가 염기성으로 바뀌게 되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치료에 사용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치료 확률이 딱 반반이라는 사실. 게다가 일부 내용을 검색해 보니 항암 메커니즘 자체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toxinsaway.com
제가 뜬금없이 세슘의 활용을 언급하는 건, 브라질에서 있었던 ‘고이아니아 사고’를 다루기 위해서입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위해 보관 중이던 방사성 세슘이 민간에 누출된 사고입니다.
1985년 브라질 작은 도시 고이아니아에서 한 대형병원이 철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철거가 법적 분쟁으로 잠시 지연되면서 병원에 도둑이 들었는데, 관리소홀로 인해 방사능 경보 표지가 모두 제거된 방사능 기기에서 염화세슘이 도둑 맞아버렸지요.
slideplayer.com
2인조 좀도둑은 뭔가 값비싼 것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며 의료기기의 뚜껑을 열어버렸는데.... 경-_-축 헬게이트 입성이 되겠습니다. 총 25가구의 250명이 피폭을 당하고, 도시 전체가 폐쇄되는 크리를 달성.
kurioso.es
마이크로 시버트의 열배단위로 피폭된 도둑 2명 및 뚜껑을 같이 연 고물상 주인 , 그리고 그 딸 (딸은 무슨 죕니까). 이들 모두 고통속에 신음하다 불과 10일 만에 모두 사망해 버렸습니다.
세슘이 생각보다 멀게 있지 않고, 문제가 되면 무시무시함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www.sciencedaily.com
왜 우라늄이 아니라 세슘일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서 여러가지 내용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자연계에 잘 없는 세슘이기에 과히 인간 욕심의 산유물 이라고도 말 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일본 후쿠시마 사태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관계로 이런 지식들은 많이 알면 알수록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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