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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미국과 러시아의 끝없는 경쟁, 러시아의 소형 우주왕복선


우주강국 러시아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클리퍼 프토젝트




지난 X-37 셔틀 다음의, 일종의 두 번째 글이로군요.



아시는 대로 스페이스셔틀 프로그램은 종료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저효율 고비용 이었는 데다가 콜롬비아호 사고가 결정적이었지요. 



www.jakd.hu



1982년 챌린저호는 발사 후 우주로 향하다가, 2003년 콜롬비아호는 지구로 귀환하던 도중에 일이 터졌습니다. 폭발 사고였고, 두 건 모두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애석한 사고였습니다.



www.howitworksdaily.com



재활용 컨셉의 우주선이 값비싼 주제에 무려 안전하지도 않다는 점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연히 향후 모든 우주개발 프로그램에서 비행기형 우주선을 볼 수 없으리라 생각되었었죠. 



http://spacenews.com/



그런데 X-37이 남아 있었습니다. 비밀리에 운용되어 몰랐을 뿐, 1년이나 넘게 저궤도에 떠 있었습니다. 그것도 무인이었지요 발사부터 착륙까지 모든 게 자동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향후 유인기로 확대 발전시킬 계획(X-37C) 도 있습니다. 당분간 이런 형태의 우주선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운용 될 예정입니다.





말이 앞뒤가 안 맞지요? 비싸고 사고도 났다면서 굳이 계속 이런 형태를 고집한다니요. X-37을 통해, 항공기 형태가 여전히 장점이 있음이 확인 되었기 때문입니다. 



commons.wikimedia.org



장점은 명확합니다. 항공기 형태이기 때문에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습니다. 사뿐히 내려 앉으므로 탑재 물자가 손상될 위험도, 승무원들도 부상을 입을 위험도 적습니다. 



www.nasa.gov



어디에 떨어졌는지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빠른 회수가 가능합니다.  ISS의 일등공신 소유즈만 해도, 착륙할 때 큰 충격으로 탑승자들이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deviantart.com



그래서 사실 스페이스 셔틀이 현역으로 활동할 때만 해도, 이런 장점에 주목하고, 여러 국가에서 항공기형 우주선을 개발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러시아의 부란입니다. 



www.thelivingmoon.com



소련 붕괴로 개발에 끝을 보지 못했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이 적용된 첨단 우주 왕복선이었습니다. 공개된 내용으로만 봤을 때는 스페이스 셔틀보다 우수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소련은 기술공개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관계로 명확한 평가는 어렵습니다)





www.buran.ru



부란이 좌초된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문제였는데요. 큰 덩치의 부란을 올리기 위해, 발사체인 에네르기아 로켓 역시 그에 맞먹는 출력을 가져야 했습니다. 



국가를 유지할 돈이 부족한 소련이 이런 대형 로켓을 운용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지요. 기체를 다섯 대나 만들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폐기해야 했습니다.



kerbalspaceprogram.com



이후 비용이 걸림돌 임을 안 러시아는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선회 합니다. 바로 ‘클리퍼’ 라는 프로그램 입니다. X-37과 같은 컨셉의 소형 우주선의 개발 계획이지요.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이 시작됩니다. EAS를 끌어들여 공동개발을 도모합니다. 개발되어 있는 기존 기술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소유즈 로켓를 이용하되, 우주선의 사이즈를 작게 하여 비용 리스크를 최대한 줄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소유즈를 대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skyscrapercity.com



2005년 EAS와의 협력이 적극적으로 논의될 당시만 해도, 개발은 희망적으로 보였습니다. 두 국가 모두, ISS 보급에 소유즈만 쓰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했습니다. 소유즈보다 안전한 성능의 우주선이 필요했습니다. 



7톤의 화물과 우주인 6명을 태우고 15일을 체류할 수 있는 성능이 제안되었지요. 착륙거리가 3.5km 이내라 스페이스셔틀과 달리 대부분의 공군기지에 착륙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돋보였습니다.



기체 자체도 개발이 수월할 듯 보였습니다. 러시아는 안정성이 확실한 전대미문의 소유즈 우주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권 진입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fan.lib.ru



 부란 개발시절 시험용으로 만들었던 BOR-4도 있었습니다. 클리퍼는 낙하산 착륙과 활공착륙 모두가 가능한 컨셉이었는데, 이는 러시아가 가진 모든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반증입니다.



www.flankers-site.co.uk



하지만 대부분의 다국적 프로젝트들은 암초를 만납니다. 클리퍼 역시 각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셈법이 복잡해 집니다. 



공동개발이 아닌 러시아 주도의 개발이 문제였습니다. EAS 내부에서 찬성과 반대가 팽팽했습니다. 



http://static.astronomija.org.rs/



기체가 꼭 필요한 건 알겠지만, 기체의 일부분 – 실내 캐빈과 소재만 – 개발을 담당하면서 첫 두 해에만 50만 유로 500억원을 쏟아 붓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개발된 기술 마저도 러시아에 의해 관리된다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는지 일본은 처음부터 EAS의 참여가 확정되어야만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www.bis-space.com



개발 자체도 문제였습니다. 클리퍼가 아닌 발사체 문제였습니다. 기존의 소유즈 로켓으로는 충분한 추력이 나오지 않아 안가라 3 로켓을 새로 개발해 써야 했습니다. 



개발 비용이 눈덩이 커지듯 늘어날 게 불 보듯 뻔했습니다. 계획대로 2011년 첫 발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었습니다. (결론적이지만 안가라의 첫 발사는 2013년 이루어 졌습니다.) 



http://zapzapjp.com/



만약 순조롭게 개발되었다면 지금쯤 ISS를 오고가는 클리퍼를 만날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국 2006년, EAS에서 초기 개발 예산 50만유로가 부결됩니다. 당연히 일본은 참여하지 않았고요. 



대규모 프로그램이라 러시아 혼자 개발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클리퍼 프로젝트는 폐기되고 말았습니다.



서두에서 말씀 드렸듯 X-37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단점도 있지만 분명 장점이 있는 방식입니다. 언젠가는 다시 개발 시도가 있으리라 봅니다.